'T커머스 외길' SK스토아 vs '사업 다각화' KT알파 [통신 계열사 경쟁력 분석]⑤전체 매출은 알파 우위, K쇼핑만 보면 순위 역전…효율성은 스토아 '한 수 위'
이장준 기자공개 2022-04-28 07:19:01
[편집자주]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에 경기방어주 성격이 강한 통신주가 주목받고 있다. 통신업이 안정적인 캐시카우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통신사들은 전통산업이라는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신사업에 도전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해 왔다. 이들 산하의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계열사 간 성과 경쟁도 치열하다. 통신 3사와 산하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성과 수익성, 성장 가능성 등 경쟁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6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홈쇼핑(T커머스) 사업에서는 통신 계열의 SK스토아, KT알파와 더불어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3사가 메인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전체 매출 규모로는 KT알파가 가장 앞서는 모습이다. 콘텐츠, ICT 부문 등 '부업'의 역할도 컸다.다만 전반적인 수익성은 SK스토아가 '한 수 위'라는 평가다. KT알파의 T커머스 부문인 K쇼핑 실적만 비교하면 매출 순위에서도 SK스토아가 앞선다.
이에 KT알파는 새로운 성장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ICT 신기술과 결합해 경쟁이 격화한 T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콘텐츠·ICT 사업 및 합병 효과로 매출 격차 벌린 KT알파, 이익 규모는 '뚝'
SK텔레콤은 T커머스 자회사 SK스토아를 두고 있다. 2017년 12월 SK브로드밴드에서 T커머스 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첫발을 뗐다. 2020년 1월 최대 주주가 SK텔레콤(100%)으로 바뀌었다. KT알파의 경우 KT가 70.49%의 지분율을 확보한 최대 주주다.
지난 3년간 KT알파는 SK스토아보다 많은 영업수익을 냈다. 2019년 3223억원, 2020년 3493억원에 이어 지난해 4715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영업수익 격차는 2020년 806억원까지 좁혀졌으나 이듬해 1552억원으로 다시 벌어졌다.
물론 SK스토아 역시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2019년 1961억원이었던 SK스토아의 영업수익은 지난해 3162억원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KT알파의 매출 성장세가 더 가팔랐다. SK스토아가 T커머스 사업에만 집중하는 데 비해 KT알파는 영화 등 콘텐츠 유통, AI/DX 사업도 아우르고 있는데 모든 사업 부문이 골고루 성장했다.
여기에 지난해 7월 KT알파의 전신인 KT하이텔(KTH)은 모바일기프트커머스를 담당하는 KT엠하우스를 흡수합병했다. 모바일기프트커머스 사업까지 더해져 매출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영업이익을 보면 반대 양상이 나타난다. SK스토아는 2020년부터 KT알파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2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KT알파 영업이익 42억원의 6배 수준이다.
100억원대를 유지하던 KT알파의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격차가 커졌다. 지난해 T커머스 역량 강화를 위해 '황금채널'로 옮기면서 비용 지출이 불가피했다.
KT그룹의 인터넷TV(IPTV) 플랫폼 올레tv 채널번호를 기존 2번에서 12번으로 바꾸면서 송출수수료가 크게 늘었다. 여기에 모바일 커머스 투자를 확대하며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가 증가했다.
수익의 질적 측면에서도 SK스토아가 '완승'했다. 지난해 SK스토아의 영업수익 대비 영업이익률은 7.9%를 기록했다. KT알파의 영업이익률 0.9%를 크게 웃돌았다. KT알파 직원 수가 679명인 데 비해 SK스토아는 250명 수준인 점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SK스토아가 우위에 있다. 지난해 SK스토아의 ROA와 ROE는 각각 17.8%, 39.9%였다. KT알파는 2020년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ROA와 ROE가 각각 -2.3%, -4.1%를 기록했다.
◇SK스토아, T커머스 1위 사업자 지위 수성…KT알파 물적분할 후 움직임 주목
T커머스 부문만 떼내 양사의 수익성을 비교할 수도 있다. KT알파의 '부업' 비중이 본업 만만치 않게 크기 때문이다. 커머스 및 모바일기프트커머스 사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339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2%가량을 차지했다. 나머지 28%는 콘텐츠 및 ICT 사업에서 거둔 매출이라는 뜻이다.
실제 T커머스 시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KT알파는 T커머스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SK스토아,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후발주자의 가파른 추격에 선두 지위를 빼앗겼다.
2020년에는 SK스토아(2687억원), 신세계라이브쇼핑(2309억원)에 이어 매출 3위(2284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을 3072억원까지 끌어올리며 다시 신세계라이브쇼핑(2631억원)을 꺾었으나 SK스토아(3162억원)에는 못 미쳤다.
SK스토아는 2019년 TV홈쇼핑·온라인 쇼핑을 결합한 형태의 클라우드 플랫폼 'SK스토아 온(ON)'을 활용해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총 상품 판매액(GMV, Gross Merchandise Volume)은 1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아울러 SK ICT 패밀리 등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SK스토아 관계자는 "SK스토아는 데이터를 활용한 커머스 플랫폼 사업자"라며 "여러 사업을 운영하는 KT알파나 오프라인 '유통 공룡' 신세계가 선보인 신세계라이브쇼핑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아왔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KT알파는 커머스 부문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오는 9월 '알파DX솔루션(가칭)'을 물적 분할하기로 했다.
알파DX솔루션은 ICT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하며 AI 솔루션 개발 역할을 담당한다. 존속법인 KT알파는 T커머스와 콘텐츠 유통 전문 기업으로 정체성을 명확히 하게 된다.
특히 KT알파는 ICT 신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키우려 한다. 올해 후오비코리아, 한국토지신탁과 손잡고 메타버스 플랫폼을 꾸릴 방침이다. 또 K쇼핑을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접목해 경쟁이 격화한 T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에 나선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게 온라인 쇼핑몰 구축·운영 노하우를 제공하는 커머스 솔루션 역시 KT알파의 새 먹거리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기업가치 2조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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