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알파-후오비코리아-한토신 '삼각동맹' 배경은 [이종산업 블록체인 콜라보]①T커머스 1위 탈환 목표, 사업 다각화 절실…미래 경쟁력 강화 이해관계 맞아 떨어져
이장준 기자공개 2022-03-30 08:00:53
[편집자주]
블록체인을 둘러싸고 이종산업 간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독자적으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한 ICT 기업들은 최근 부상하는 블록체인 관련 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공동 사업을 위한 업무 제휴부터 지분 투자, 합작법인 설립에 이르기까지 콜라보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들이 동맹을 구축한 배경을 짚어보고 어떤 협업 모델을 구상해 청사진을 그리는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8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록체인 생태계를 꾸리기 위한 '삼각 동맹'이 꾸려졌다. 커머스와 ICT 및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KT알파, 가상자산거래소 후오비코리아, 부동산 투자 신탁사 한국토지신탁이 손을 잡았다. 이들은 가상자산 거래시스템을 구축하고 메타버스 기반 콘텐츠 발굴에 나선다.KT알파는 디지털 홈쇼핑(T커머스) 부문에서 업계 1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후오비코리아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중단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했다. 한국토지신탁 역시 차입형 토지신탁 경쟁 심화로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던 차였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강점도 각각 다른 이들 3사는 미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한배를 탔다.
◇플랫폼 신사업 펼치는 KT 자회사 KT알파, T커머스 1위 탈환 겨냥
올 1월 KT알파와 한국토지신탁, 후오비코리아는 메타버스 제휴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사의 수장이 모여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시스템을 구축하고 메타버스 기반의 디지털 아이템 거래 및 콘텐츠형 서비스 개발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약속했다.
KT알파는 'K쇼핑'을 주축으로 하는 KTH와 '기프티쇼'를 주력으로 한 KT엠하우스가 지난해 7월 합병하며 탄생했다. 이로써 커머스 사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부상했다.
그룹 내에서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든 건 KT DS에 이어 두 번째다. 작년 12월 IT 서비스 전문 업체 KT DS가 이투스교육과 국내 최초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을 상용화했다. 다만 가상자산거래소와 같은 블록체인 사업자와 직접 손을 잡은 건 이번이 첫 케이스다.
KT그룹 차원에서 단일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은 없다. 모회사인 KT는 올 1월 신한은행과 플랫폼 신사업 창출과 미래금융DX(디지털전환)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가 각각 메타버스 플랫폼을 꾸리고 공통의 포인트를 발행하고 유통해 경제시스템을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진전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KT알파는 KT와도 별개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KT알파가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는 T커머스 시장 내 경쟁이 격화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최초 T커머스 채널을 오픈했으나 최근 SK스토아, 신세계TV쇼핑 등 후발주자에 밀려 매출 측면에서 뒤처지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송출수수료 부담을 가중하면서 올레tv에서 황금채널 12번을 확보해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그만큼 T커머스 1위 탈환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KT알파 관계자는 "현재 영위하고 있는 커머스, 컨텐츠 및 IT 비즈니스 사업 외적으로 메타버스는 고객과 소통 접점이자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신탁·후오비코리아, 사업 다각화 불가피…신사업 잰걸음
한국토지신탁은 부동산 신탁업계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다. 하지만 최근 주력인 차입형 토지신탁 경쟁이 심화하면서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작년 말에는 기획실 산하에 미래전략 TF팀을 꾸려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TF팀은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등 신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토지신탁, 리츠 등 기존 업무와 접목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게 주요 업무다. 이번 블록체인 콜라보 관련 프로젝트도 이들이 주축이 돼 움직이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의 본업과 연관 지어 보면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 '어스2(EARTH2)'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지구 위성 지도를 구획한 가상 토지를 분양하고 이용자끼리 거래하게끔 만든 플랫폼이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가상 지도상 부동산을 메타버스화(化)해 환경을 만드는 등 신탁 사업과 연계할 만한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며 "기술적인 부분은 다른 두 회사에 일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신탁은 후오비코리아를 연결고리로 이번 제휴를 맺게 됐다는 후문이다. 작년 11월 한국토지신탁은 전략적 관계를 위해 후오비코리아에 160억원을 출자해 지분 8%를 확보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문을 처음 두드린 KT알파 입장에서 싱가포르,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등 국가에 진출한 후오비를 추후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좋다고 판단했다.
물론 후오비코리아 역시 이들 동맹에 참여할 만한 유인이 존재했다. 지난해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시행되며 금융정보분석원에 가상자산사업자 심사를 통과해야 했다. 이해관계가 얽힌 가상자산을 상장·거래할 수 없다는 당국 원칙에 따라 거래소 내 기축통화 역할을 수행한 후오비토큰(HT)을 상장 폐지했다.
아울러 본사가 중국 사업을 정리하고 지브롤터로 법인 이전을 추진하면서 거래를 중단해야 했다. 모든 오더북을 공유한 코인의 거래가 정지되고 입출금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에 따른 수익원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했던 차에 메타버스 신사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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