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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알파 물적분할…그룹 AI/DX 리스트럭처링 신호탄? 디지털 커머스 집중, ICT 사업 효율성 개선…미디어·콘텐츠처럼 그룹사 개편 초석 가능성

이장준 기자공개 2022-04-11 14:14:4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8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알파가 인공지능 및 디지털전환(AI/DX) 사업 부문 물적분할에 나선다. 디지털 커머스 부문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ICT 플랫폼 구축 등 업무를 수행하는 신설법인 역시 독립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추후 그룹사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을 염두에 둔 선제 작업일 가능성도 있다. KT그룹 차원에서 AI/DX 사업에 힘을 싣고 있고 다른 계열사들과 업무 연관성이 높아 미디어·콘텐츠 비즈니스처럼 지배구조를 손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알파DX솔루션 9월 출범, 정훈 KT알파 부문장 신설법인 수장으로

KT알파는 7일 이사회를 열고 AI/DX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해 '알파DX솔루션(가칭)'을 신설하기로 결의했다. 오는 7월 11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분할을 확정하며 9월 1일 자로 출범한다. 분리 후 KT알파가 알파DX솔루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KT알파는 기존 사업 가운데 디지털 홈쇼핑(T커머스), 모바일기프트커머스, 콘텐츠 유통 등을 전담한다. 신설법인 알파DX솔루션은 ICT 플랫폼 구축 및 운영, AI 솔루션 개발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시스템통합(SI, System Integration) 및 시스템관리·운영(SM, System Management) 사업을 중점 수행한다. △빅데이터 실시간 수집·분석·검색 솔루션 '데이지(DAISY)'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솔루션 △기가지니 음성인식스피커를 통한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제어·연동 융합플랫폼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발행·유통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알파DX솔루션은 자본금 40억원으로 출범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AI/DX 사업의 매출액은 478억원이다. 이는 분할 후 존속법인 KT알파 매출액인 4237억원의 11.3% 수준이다.

KT알파 관계자는 "지난해 KTH와 KT엠하우스가 합병하면서 커머스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듯 존속법인 KT알파는 커머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신설회사는 AI/DX 중심으로 ICT 기술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물적분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분할 후 KT알파는 지난달 연임에 성공한 정기호 대표가 그대로 이끈다. 그는 그동안 겸해온 나스미디어 대표 자리를 최근 내려놓고 KT알파 경영만 맡게 됐다. 이제는 AI/DX 사업 부문도 자회사에서 관리하는 만큼 디지털 커머스 경쟁력 제고에만 집중할 전망이다.

알파DX솔루션은 KT알파에서 AI/DX부문장을 맡던 정훈 전무가 수장을 맡게 됐다. 그는 옛 KTH 시절부터 ICT부문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KT알파는 물적분할이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KT알파가 영위하던 사업들의 성격이 워낙 상이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특히 신설법인은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져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신설법인의 상장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KT알파는 합병 이전인 1999년 KTH 시절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2월 주가가 1만9950원까지 올랐다가 7일 종가 기준 6820원 선까지 떨어졌다. IPO를 통해 신설법인을 키울 수는 있지만 모회사인 KT알파의 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KT ICT 그룹사 시너지 확대…AI/DX 계열사 통합 등 지배구조 손볼까

이번 물적분할은 그룹사 리스트럭처링의 초석을 닦으려는 조치일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근 몇 년 새 KT는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KT텔레캅 등 그룹사를 구조조정하고 성장이 기대되는 계열사를 보기 좋게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미디어·콘텐츠 계열사를 모아 자체 밸류체인을 구축한 케이스가 대표 사례다. KT스튜디오지니 산하에 원천 IP(스토리위즈), 채널(미디어지니), 콘텐츠(지니뮤직, KT시즌)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를 배치하며 그룹 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 부문 역시 BC카드 산하에 케이뱅크, 스마트로, VP 등 관련 그룹사들을 두고 있다.

알파DX솔루션 출범을 시작으로 KT그룹 내 ICT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그룹사들에 대한 리스트럭처링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 KTds, KTis, KTcs 등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계열사도 많다.

KTds는 전산 SI, 소프트웨어의 설계 및 개발, 정보처리용역의 제공 및 전산자원의 대여 등 업무를 맡고 있다. KTcs는 컨택센터 사업을 필두로 114, 유통, 교육컨설팅사업 등을 담당한다. KTis는 위수탁 위주의 컨택센터사업, 광고서비스상품판매, 유통사업을 영위한다. KTis는 KT알파의 2대 주주(2.48%)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중간지주사 성격을 지닌 단일 계열사 아래로 배치하거나 유사한 그룹사들을 통합하는 방안도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T가 구현모 대표 체제에 들어선 이후 단순 통신사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 회사(DIGICO)로 거듭나기 위해 ABC(AI, Big data, Cloud) 등 디지털전환(DX)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한 것도 여기 힘을 싣는다.

*출처=KT알파

ICT 업계 관계자는 "KT그룹 내에서도 KT알파에서 분할한 알파DX솔루션과 색깔이 비슷한 계열사들이 있는 만큼 통합해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제고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KT알파 관계자는 "KT그룹 내 AI/DX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들을 재편하는 계획은 아직 없다"며 "다만 ICT 사업을 수행하는 그룹사가 많아 이들과 전방위적인 시너지 창출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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