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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 리빌딩 점검]E1, 이유있는 저평가…열위한 배당·IR정책②배당기준 미공표, SK가스는 3년치 예고…IR공시도 상장 이래 전무

김형락 기자공개 2022-05-27 07:43:04

[편집자주]

BR(주가순자산비율)은 주가가 자산가치를 얼마나 반영하는지를 보여준다. 1배 아래면 시가총액이 순자산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다. 경영 성과, 재무 건전성, 주주 환원 정책 등을 망라한 성적표인 주가가 기업가치와 동떨어진 평가를 받는다면 CFO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PBR 1배 잣대만을 가지고 주가 저평가를 재단하는 건 단편적 분석이다. 주가와 순자산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뜯어봐야 적정 기업가치 산출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더벨은 저(低) PBR 기업의 재무상황, 사업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현황, 주주 친화 활동 등을 살펴 이들을 재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4일 08:0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1이 펼치는 주주 친화 활동은 손에 꼽힌다. 배당은 꾸준히 지급하고 있지만, 책정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예측 가능성은 떨어진다. 배당을 예고하는 경쟁사 SK가스와 구별되는 부분이다. LPG(액화천연가스) 유통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두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받는 평가가 갈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SK가스와 간극을 좁히려면 달라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E1은 상장 이후 이렇다 할 주주 친화 활동 보여주지 않는 기업 중 하나다. 결산 배당이 그나마 두드러진 주주 환원 활동이다. 정기 주주총회 말고는 공식적인 주주 소통이 없었다. 자사주(지분 15.72%)는 처리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SK가스와 국내 LPG시장을 과점하면서 회사채 발행 위주로 조달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에 주식 매력도를 높일 유인이 크지 않았다.

주식시장에서 받는 평가는 박한 편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E1이 속한 LPG산업에 부여하는 프리미엄이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경쟁사보다 PBR이 낮다. 지난 20일 기준 E1과 SK가스 PBR은 각각 0.22배, 0.66배다. 지난해 국내 LPG 판매 시장점유율은 SK가스 34%(195만4000톤), E1 21%(122만2000톤) 순이다.


E1은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있다. 배당은 상장사들이 실시하는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 활동이다. 주주들의 투자 유인을 좌우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E1은 1997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뒤 매년 결산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국내 LPG시장 2인자 자리를 지키며 배당을 증액해왔다. 2013년부터 배당금총액은 100억원을 웃돈다. 2009년, 2016년, 2019년에는 당기순손실을 내고도 배당을 책정했다. 지난해 주당배당금은 2200원, 배당금총액은 127억원이다.

배당으로 LS그룹 오너 일가와 소액주주들이 자산 증식 기회를 누렸다. E1 최대주주는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지분 12.78%)이다. 구 의장 동생인 구자용 E1 LPG사업부문 및 사업지원부문 대표이사 회장(지분 9.77%), 구자균 LS일렉트릭 대표이사 회장(10.14%)과 장남 구동휘 E1 신성장사업부문 대표이사(5%) 등이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다. E1이 2003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면서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넷째 동생인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 자녀들이 E1 주요 주주로 들어왔다. 소액주주 지분은 36.81%다.


배당 예측 가능성은 SK가스에 못 미친다. E1은 배당 지급 기준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상법상 인정하는 배당 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투자와 주주가치 증대, 경영 환경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배당 결정한다는 원칙론만 제시하고 있다. 자사주 처리 계획도 지난해 재무제표 주석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만 표기해 두고 있다.

배당정책을 놓고 보면 SK가스가 한 수 위다. SK가스는 지난해부터 3개년 배당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여 주주 친화 경영을 강화하는 행보다. 지난해부터 연간 별도 당기순이익의 20~40% 내에서 배당총액을 결정하고 있다. 3년 주기로 배당정책을 검토해 발표할 예정이다. 분기보고서에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도 기입하고 있다. 올해부터 중간배당도 실시한다.

주주 소통에서도 E1과 SK가스가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E1은 주주 소통에 소극적인 반면, SK가스는 주주 소통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IR 활동에 두는 비중이 다르다.

E1은 상장 이후 IR 개최 공시가 전무하다. 분기별 실적설명회도 열지 않았다. 공시 없이 개별적으로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IR을 진행했다. LS그룹 계열사도 비슷하다. LS 등 LS그룹 산하 총 7개 상장사 중 LS일렉트릭만 분기별 실적 발표 IR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SK가스는 주주 소통 정책이 바뀌었다. E1과 같은 해 상장해 오랜 기간 IR 개최 공시가 없었다. 상장 이후 IR 개최 공시는 총 24회다. 2017년부터 분기 실적 발표회를 열며 주주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애널리스트 데이, 파이낸셜 스토리 등을 열어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가 수소사업 계획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주주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중시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방침에 따라 IR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가스는 이사회에서도 주주 친화 정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해 9월과 10월 주주 친화 정책이 이사회 보고 안건으로 올라왔다. E1 이사회에는 지난해 3월과 올해 3월 전자투표제 도입 의결 외에 특별한 주주 친화 활동 관련 안건이 보이지 않았다.

E1 관계자는 "배당 기준을 포함한 배당정책 수립을 검토 중"이라며 "IR은 향후 방법·정책 등을 검토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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