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률 껑충…건전성 ‘비상’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에도 0.2→2.2%…코로나 금융지원 만기도래 시 ‘위험수준’ 우려
김규희 기자공개 2022-05-26 08:06:40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5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보증기금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지원한 소상공인 위탁보증에서 부실 징후가 커지고 있어서다.오는 9월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는 시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부실이 터질 경우 신보의 기본재산만으로 변제할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추경을 통해 취약차주의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 책임까지 부담하게 되면 건전성 관리에 치명적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가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실시한 소상공인 위탁보증 공급액은 7조4309억원이다. 기본 프로그램으로 6조6355억원, 집합제한 임차 소기업 특별지원으로 7954억원을 보증 지원했다.
해당 제도는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자금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실시됐다. 보증비율은 95%며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 조건이다.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져온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 영향으로 소상공인들의 부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원금 상환 전 이자만 납입하는 기간인데도 부실률과 대위변제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신보 건전성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실규모는 위탁보증을 실시한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말까지 발생한 부실액은 73억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 1분기 132억원, 2분기 277억원, 3분기 356억원, 4분기 486억원의 부실이 각각 발생했다. 올해 1분기는 389억원이었다.
속도도 가파르다. 2021년 한 해에만 1251억원의 부실이 생겼는데 2020년 말 73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7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부실률은 2020년 말 0.2%에서 올 1분기 2.2%로 증가했고 대위변제율도 같은 기간 0.04%에서 2.01%로 올랐다.
금융권이 주목하는 지점은 그동안의 부실이 거치기간 동안 발생했다는 점이다. 소상공인 위탁보증 상품은 2년의 거치기간 동안은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받는 구조다. 이자조차 낼 수 없어 폐업한 소상공인 비율이 2%를 넘어섰다. 원금 상환 기간이 시작되면 부실률과 대위변제율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위탁보증 형태로 발행된 보증이어서 부실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개인사업자에 대한 심사 및 대출금 지급은 국내은행 12곳이 맡아서 진행했다. 신보는 보증서 발행 역할만 맡았다.
은행들은 차주의 간단한 사항만 확인해도 대출을 지급했다. 보증비율이 95%에 달하는 만큼 은행에게 직접적으로 오는 리스크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위탁으로 진행되다보니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차주에게도 보증이 진행됐다”며 “일반보증 부실률이 통상 2~3%가 나오는데 거치기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이런 수치가 나왔다는 건 위험징후가 분명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던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조치가 오는 9월 말 만기가 도래한다는 점도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올 9월 말 시점 신보가 제공한 보증 잔액은 42조1674억원이다. 금융권은 취약차주 중심으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금리 대환대출에 대한 부담도 있다. 59조 규모의 2차 추경안에는 취약차주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자금 1조5000억원이 들어있다. 여기서 저금리대환을 위해 신보에 6000억원을 지급하고 7조5000억원을 보증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위는 오는 10월부터 저금리 대환대출 제도를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연 13~14% 수준의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를 대상으로 신보 보증서를 지급해 저리의 1금융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신보 내부에서는 위 제도가 실제 시행될 경우 신보에게 큰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은행의 대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사업체가 2금융권을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크고 향후 신보가 대위변제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일반보증의 경우 보증배수가 10배 이내로 운용되는 데 반해 저금리 대환대출에는 12배로 확대되는 점도 신보 건전성에 위협이 되는 요소로 보고 있다.
신보 측은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어 부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연착륙을 위해 소상공인 위탁보증 거치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소비가 활성화하고 있는 만큼 내부 시뮬레이션 상으로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보 관계자는 “향후 부실규모를 적정 수준 이내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와의 협조를 통해 상환조건을 완화하고 있다”며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경영컨설팅 사업을 강화하는 등 부실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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