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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권 6년차 신영운용 작년 실적 '어닝 쇼크' ①순익 89억 역대 최저…전략 다변화 '과제'

이민호 기자공개 2022-05-31 07:59:11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7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영자산운용이 2021년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2009년 자산운용사 출범 이후 최저 실적이다. 기존 시그니처 펀드가 하우스 성장 동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면서 올해로 신영자산운용을 6년째 이끌고 있는 허남권 대표에게 자산 및 전략 다변화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신영자산운용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 신영자산운용의 지난해(2021년 4월 1일~2022년 3월 31일) 순이익은 89억원에 머물렀다. 신영자산운용의 연간 순이익이 100억원에 미치지 못한 것은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기존 투자신탁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재출범한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2020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점을 고려하면 작년 성과는 상당히 뼈아픈 결과다. 신영자산운용은 3월 결산법인이기 때문에 그해 4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실적을 그해 연간 실적으로 반영하는데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로 3월 폭락했던 국내 증시가 4월부터 1년 넘게 꾸준히 오르면서 신영자산운용의 실적도 최정점을 찍었다. 특히 하우스 강점인 가치주 사이클이 2021년초 펼쳐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2020년 순이익 341억원과 비교할 때 작년 순이익은 어닝 쇼크 수준이다.

올해로 6년째 신영자산운용 수장을 맡고 있는 허남권 대표의 부담도 상당할 전망이다. 허 대표는 국내 가치투자 1세대 매니저로 자산운용본부장(CIO) 시절 ‘신영밸류고배당’과 ‘신영마라톤’ 등 국내 대표 가치주펀드를 탄생시키면서 2010년대 중반 황금기를 이끌었다. 2017년 5월 대표이사(사장·CEO)로 선임되면서 경영과 운용 전권을 손에 쥐었지만 수익률 부진에 따른 시그니처 가치주 펀드 쇠퇴로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호실적을 달성한 2020년에도 맹점은 있었다. 하우스 영업 및 운용 성과를 나타내는 수수료수익이 2019년 대비 줄었기 때문이다. 펀드운용보수와 일임수수료가 동반 감소했다. 오히려 당시 호실적에는 우수한 고유재산 투자성과가 결정적이었다. 2019년 9억원에 불과했던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이 2020년 271억원으로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신영자산운용은 고유재산 운용의 재원이 되는 자기자본이 올해 3월말 기준 1452억원에 이른다. 그만큼 고유재산 운용성과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하지만 자사펀드 투입분을 제외하면 고유재산에 대한 높은 실적 의존도는 회사의 수익에는 기여하지만 고객의 수익과는 무관해 펀드 비즈니스 지속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순이익 급감은 고유재산 운용수익이 예년 수준으로 회귀한데다 수수료수익 감소도 지속된 이중고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은 12억원으로 2018년(13억원)이나 2019년(9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소위 고유재산 ‘약발’을 상실한 것이다.

여기에 수수료수익이 202억원으로 2020년보다 28.7% 감소했다. 2018년 45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3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펀드운용보수가 1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6% 감소했고 일임수수료도 30억원으로 59.7% 줄었다. 특히 일임수수료는 3년 만에 5분의 1로 크게 축소됐다.

운용업계는 한때 국내 펀드시장을 제패했던 신영자산운용이 최근 수년간 존재감을 잃고있는 주된 이유로 주식형펀드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운용전략의 다양성 부재를 꼽고 있다. 먼저 신영자산운용의 올해 3월말 주식형펀드 순자산은 2조9579억원으로 전체 펀드순자산(4조1280억원)에서의 비중이 71.7%에 이른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된 수익률 부진으로 신규자금 유입이 크게 부진하다. theWM에 따르면 여전히 순자산 1조원을 웃돌면서 하우스 시그니처 펀드로 자리잡고 있는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의 이번달 26일 대표클래스(C형) 기준 최근 5년 수익률은 9.73%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수익률 회복을 기다린 장기투자자들의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1년 가치주 사이클에서 이 펀드는 우수한 수익률을 달성했지만 기존고객의 잇따른 환매로 순자산 축소가 지속됐다.

허 대표는 지난해부터 운용전략을 다양화한 신규상품을 출시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대표적인 상품이 지난해 2월 ‘신영TDF’, ‘신영TDF2030’, ‘신영TDF2040’ 등 타깃데이트펀드(TDF) 3종이다. 연금자산 운용경험이 풍부한 글로벌 투자자문사 머서인베스트먼트(Mercer Investments)와 자문계약을 맺고 다수 글로벌 펀드에 재간접투자하는 전략을 취했다. TDF 특성상 글로벌 다양한 지역과 자산에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국내 가치주에 치우친 하우스 자체 운용을 과감히 포기했다.

지난해는 TDF 성과가 온전히 실적에 반영되는 첫 해였지만 TDF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등의 영향으로 두드러지는 자금유입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올해 3월말 기준 이들 TDF 3종의 합계 순자산은 387억원에 불과했다. 이번달 25일 기준으로도 390억원으로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신한AI가 자문을 맡은 ‘신영SHAI’ 3종을 출시했다. 인공지능(AI) 투자모델을 활용해 주식 채권, 원자재 등 글로벌 다양한 지역과 자산의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하는 일종의 EMP(ETF Managed Portfolio) 전략을 취한다. 아직은 자금유입 성과가 가시화되지는 않은 시기로 향후 올해 실적을 결정하는 데 주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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