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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수요예측서 첫 ESG 후순위채 '완판' 모집금액 1500억에 2760억 주문, 우량신용도·금리메리트로 투심자극

이지혜 기자공개 2022-06-03 07:27:03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2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손해보험이 수요예측에서 공모 후순위채를 완판했다. 최근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을 많이 발행하면서 투자수요가 부족할 수 있다는 시선을 받았지만 기우였다. 사업안정성이 좋은 데다 자본적정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는 신뢰가 주효했다.

KB손해보험의 사상 첫 ESG채권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후순위채는 의미가 크다. KB손해보험은 지속가능채권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적정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 이날 진행한 공모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모두 2760억원의 투자주문을 받았다. 모집금액이 15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경쟁률이 두 배수에 가깝다. 주요 투자자군은 리테일이다. 증권사나 공제회도 일부 참여했다.

모집금액 기준 낙찰금리는 4.89%다. 당초 KB손해보험은 공모희망금리밴드로 4.3~4.9%를 설정했다. 밴드 내에서 충분한 투자수요를 모은 만큼 증액 발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증액발행 가능금액은 3000억원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공모 자본성증권을 잇달아 발행하면서 KB손해보험이 완판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컸다”며 “그러나 신용도가 좋은 데다 절대금리가 높아 투자주문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에 앞서 공모 후순위채를 찍은 보험사로 한화손해보험, 농협생명보험, 메리츠화재 등이 있다. 이밖에 흥국생명보험과 흥국화재해상보험도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뒤이어 공모채 발행을 예고한 보험사도 적지 않다.

발행이 늘어나면서 보험사의 수요예측 실적도 좋지만은 않았다. 흥국화재해상보험 등은 미매각을 내기도 했다. 이때문에 KB손해보험도 우려의 시각을 받았지만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신용도가 높은 데다 사업안정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은 덕분으로 보인다. KB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AA0/안정적’이다. 시장지위도 국내 10개 일반손해보험사 가운데 4위로 높은 편이다. 시장점유율은 13%다.

자본적정성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신용평가는 “KB손해보험이 채권평가손실을 봐 RBC비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금융당국 권고치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자본성증권을 추가 발행할 여력이 충분해 자본적정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1분기 말 기준으로 KB손해보험의 별도 기준 RBC비율은 162.3%다. 2021년 말과 비교해 17.1%P 떨어졌다.

KB손해보험은 2020년까지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적이 없다. 지난해 4월 379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하긴 했지만 자본성증권 의존도가 낮아 추가 발행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손해보험에게 이번 후순위채는 사상 첫 ESG채권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KB손해보험은 이번 공모채를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지속가능채권은 조달자금을 친환경사업과 사회적사업에 모두 투입하는 ESG채권을 말한다.

KB손해보험은 태양광과 풍력발전사업, 이차전지 소재 생산설비 건설, 폐기물 처리업체 인수 등에 조달자금을 1250억원 투입할 계획이다. 나머지 250억원은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MBS에 투자한다. 취약계층과 서민층의 주거지원을 위해서다. 한국기업평가에서 인증평가를 받아 최고등급인 ST1을 획득했다.

한편 이번 후순위채는 6월 13일 발행된다. 표면상 만기는 10년이지만 발행일로부터 5년 뒤 조기상환할 수 있다는 콜옵션이 붙었다. 대표주관사는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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