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싱가포르 법인 신설…'SK코인' 주축될까 4월 증손회사 '스코디스' 출범, 국내 ICO 금지 등 제약에 우회 전략 유리
이장준 기자공개 2022-06-10 11:27:3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09: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플래닛이 최근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했다. 글로벌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인데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는 공개하지 않았다.이를 두고 신설법인이 연내 SK그룹이 선보일 'SK코인(가칭)' 사업을 전담할지 눈길이 쏠린다. SK플래닛이 OK캐쉬백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를 주도할 예정인데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는 데 제약이 많아 우회 전략을 펼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SK플래닛, 싱가포르 법인 추가 설립…글로벌 신사업 시동
8일 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올 4월 싱가포르 법인 '스코디스(SCODYS PTE. LTD.)'를 설립하고 계열로 편입했다. 스코디스는 SK플래닛의 증손회사다.
'SK플래닛-SKP 아메리카(SKP America, LLC)-SK Planet, Inc.(미국)-스코디스' 순으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스코디스의 모회사인 SK Planet, Inc.은 2012년 만들어진 미국 법인으로 이한상 SK플래닛 대표가 경영을 겸하고 있다.
SK플래닛은 이미 싱가포르에 별도로 100% 자회사 'SK플래닛 글로벌 홀딩스(SK Planet Global Holdings Pte. Ltd.)'를 두고 있다. 다만 이는 투자를 주요 업으로 삼은 지주회사이고 신설법인은 실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스코디스는 SK플래닛의 신사업을 담당하기 위해 올 4월 출범했다. 업종은 '그 외 기타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으로 분류돼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글로벌 신사업(New Biz) 추진을 위해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했다"며 "다만 구체적인 서비스는 국내외 시장 상황과 규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 시점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플래닛은 SK텔레콤 자회사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해왔다. 다만 해외 이커머스 사업에서 적자가 심화하며 말레이시아 셀콤 플래닛(Celcom Planet)을 비롯한 상당수 업체를 매각했다. 현재는 터키의 도거스 플래닛(Dogus Planet Inc.) 정도만 남은 상황이다.
이번 법인 설립으로 SK플래닛의 국외 계열회사는 5개로 늘었다. SK플래닛이 다시금 해외 시장에 도전하기 위한 물밑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연내 발행 예정인 SK코인 중심축 부상 가능성
나아가 스코디스가 SK코인 사업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SK그룹은 연내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을 마치고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할 계획이다. 그중 SK코인 사업은 SK플래닛이 주도하기로 했다.
SK플래닛이 1999년부터 제공한 OK캐쉬백 서비스와 연계하기 좋다고 판단해서다. OK캐쉬백은 9만3000개 가맹점, 약 2100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확보한 국내 최대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OK캐쉬백 포인트는 마이크로페이먼트나 스테이킹 등 블록체인 기술과 접목해 활용할 수 있다"며 "특히 고객 기반이 넓어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실물 이코노미를 연결하는 데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 가상자산 비즈니스를 영위하기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가령 국내에서는 아직 가상자산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가 금지돼 있어 블록체인 사업자들은 싱가포르, 몰타 등으로 우회해 ICO를 하는 경우가 많다. SK플래닛 역시 국내 규제 상황을 고려해 싱가포르 법인을 활용해 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물론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를 보면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및 국내 ICO 허용 등 내용이 담겼다. 이르면 내년 국회에 계류 중인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통과시키고 내후년에는 시행령을 마련하려 한다. 다만 SK코인이 기존 계획대로 연내 출시하려면 해외 법인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SK플래닛은 SK ICT 패밀리와 블록체인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비롯해 원스토어, 11번가, 드림어스컴퍼니 등 서비스와도 SK코인을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3월에는 SK스퀘어를 2대 주주로 둔 가상자산거래소 코빗(korbit)과 블록체인 신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SK플래닛이 보유한 포인트 및 멤버십 기반의 플랫폼과 코빗의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사 이사회에는 류병훈 SK스퀘어 CIO1 MD가 공통으로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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