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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핵심지표 93% 충족 비결 '대주주 지분율'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낮은 ㈜LG 발언권, '애플 의식' ESG강화 노력 영향…사외이사 의석수 확대 필요

손현지 기자공개 2022-06-10 11:27:15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이 LG그룹 내에서 가장 선진화된 지배구조(G)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을 판단하기 위한 핵심지표 리스트 준수율이 가장 높았다.

이를 가능케 한 배경에는 ㈜LG의 직접적인 지배가 덜 하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주주가 LG전자라서 상대적으로 ㈜LG의 발언 영향력이 적고, 이사회 중심의 운영을 위한 독립적 환경 여건을 갖추기 용이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도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기조가 유지되려면 향후 충분한 의석수확보, 전문성 강화 등의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핵심지표 준수율 1위, 지배구조 '우등생'

LG그룹 주요 상장사들이 지난달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핵심지표 준수율이 93%로 가장 높았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은 총 15개 항목 중 13개 항목을 충족시킨 87%를 기록했다. 그 뒤를 LG와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이 각각 80%, LG에너지솔루션은 60% 순으로 이었다. LG이노텍은 한국기업지배구조평가원(KCGS)의 지배구조 평가에서도 'A' 등급을 받아 2020년(B+)에 비해 개선됐다.

LG이노텍이 나머지 계열사들과의 차이를 가른 부분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CEO) 분리' 여부다.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등은 올해 CEO에게 의장직을 겸직하도록 한 탓에 핵심지표 충족 항목이 LG이노텍 보다 한개 적었다. LG전자의 경우 주주총회 소집공고 시기를 4주로 앞당기지 못해 준수율이 87%에 그쳤다.

LG이노텍이 의장과 대표직을 분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론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우선 ㈜LG의 지배력이 타사 대비 낮다는 점이 반영된 점이다. LG이노텍의 최대주주는 LG전자(40.79%)다. 물론 ㈜LG가 LG전자 지분을 33.67% 보유한다는 점에선 손자회사에 해당하지만, ㈜LG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는 LG화학(지분율 30.06%)과 LG생활건강(34.04%)에 비해 비교적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유리한 환경에 놓였다는 평가다.

그룹사 중 LG이노텍처럼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를 선임한 LG헬로비전 역시 최대주주를 LG유플러스(50%)로 두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모회사는 ㈜LG(37.66%)다.

LG이노텍의 이사회 독립 운영을 가능케 한 건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LG는 반도체 수급 불안, 물류대란 등에 대응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 등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에게 직접 이사회 의장직을 맡겼다. 대외적 리스크가 높아진 만큼 의사결정의 전문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복안이다.

다만 LG이노텍은 전장사업만 하더라도 부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원스탑 쇼핑' 서비스 등 독특한 솔루션을 구축했다. 고객사 입장에선 생산과 발주계획을 세우기 쉽고 일관성있는 품질을 확보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LG이노텍은 부품사의 부품사다. 밸류체인 하단에 있기 때문에 고객사 수요 변화에 민감한 편이고 사전 대비 장치들을 마련해왔다. CEO가 직접 이사회를 주도할 필요성이 적단 판단이다.

김창태 LG이노텍 전무(CFO)를 주축으로 한 경영진들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도 높다. 애플 등 글로벌 협력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선 글로벌 ESG, 거버넌스 기조에 부응해야 한다.

◇줄어든 사외이사, '사외이사=의장' 공식 이어갈 수 있나

LG이노텍은 올해부터 의장직에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실험'을 감행했다. 다만 앞으로도 이러한 공식이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예컨대 2018년 구광모 LG 회장 취임후,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등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 의장 역할을 기타비상무이사(권영수 전 LG부회장)가 맡는 기조가 자리잡았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는 각 계열사 CEO들이 의장을 겸임하는 경우가 생겼다.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 구성원 중 권영수 전 부회장 만큼의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이 없다는 판단이다.

LG이노텍이 '이사회 의장=사외이사' 기조를 정착시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업계 관계자는 "충분한 사외이사수를 확보해야 하고, 사외이사의 전문성 강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LG이노텍의 주영창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돌연 사임했다. 당초 올해 3월 사외이사 4명을 포함한 7인의 이사진을 구축했지만, 현재는 총 6명의 이사(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이사회 정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이사회 본연의 경영진 견제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

사외이사의 전문성 향상도 중요한 요건이다. 올해 LG이노텍 의장으로 선출된 채준 사외이사는 2018년 LG이노텍에 합류한 인물이다. 현 LG이노텍 사외이사 3인(채준, 박상찬, 이희정) 중 가장 재임기간이 긴 인물이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소집권이란 강력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 경력이 길거나 전문성이 높은 인물로 선출되는 경향이 높다.

전자업계의 특수성에 따라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의사결정 안건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업, 법률 전문가들과 더불어 '재무' 역량을 갖춘 인재풀을 상시 관리해야 한다.채 이사는 사외이사 중에서도 재무분야 전문가다. 2003년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서 재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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