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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상장 규정 통일…업계에선 우려부터 나온다 5대 거래소 공동 상장·상폐 규칙 마련…업계 "글로벌 트렌드에서 뒤처져"

노윤주 기자공개 2022-06-13 12:57:07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업비트(두나무),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스트리미) 등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가 동일한 상장 및 상장폐지 규칙을 마련한다. 루나 사태 당시 거래소마다 규칙이 달라 투자자 혼선을 가중시켰다는 당정의 비판이 나온 직후 처음 취하는 공동 조치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필요한 행동이지만 거래소의 상장 자율성이 훼손돼 오히려 투자자에게 피해가 가는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해외 거래소와의 역차별, 중소형 거래소와 대형 거래소 사이 격차 확대 등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상장 기준 통일, 상장코인 6개월마다 재심사 가능성도

5대 거래소는 오는 13일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주최의 당정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등 참석이 확정됐다. 이 자리에서 거래소들은 통일된 상장규칙을 담은 '5대 가상자산사업자 공동협의체 개선방안'(가칭)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 거래소는 지난달 24일 1차 당정간담회에 참여해 루나 사태를 방조했다는 비판을 들은 바 있다. 상장 규칙이 달라 루나 유의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결정 시기가 달랐고 이에 따라 투자자 혼란이 가중됐다는 정치권의 의견이었다.

1차 간담회 이후 거래소 사이 루나 사태에 대한 공통 액션을 취하자는 의견이 오갔다. 이후 코빗과 업비트가 유의종목 지정 후 벌어들인 루나 거래 수수료를 전액 투자자 보호에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추가 논의 끝에 앞으론 통일된 상장 규칙을 적용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방안에는 6개월마다 상장코인 재심사, 위험성 심사 기준 마련, 시장감사협의체 구성, 가상자산 백서 및 평가 보고서 제공 등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5대거래소 측은 "13일 초안이 공개되기 전까지 미리 내용을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5대 거래소 공동행보 시작됐다…해외 거래량 유출, 중소형 거래소 격차 우려 나와

5대 거래소 개선방안 내용이 일부 공개되자 가상자산 업계는 기대와 걱정이 섞인 반응을 내비쳤다. 상장폐지에 있어 자율성이 사라져 오히려 투자자가 피해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기준을 통과한 코인의 상장 여부는 거래소가 정할 수 있다"며 "그러나 상장폐지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주요 거래소에서 일괄 상장폐지된 라이트코인(LTC)이 대표예시다. LTC는 1세대 가상자산이자 시가총액 20위권인 메이저 코인 중 하나다. 익명 전송이 가능한 기술 업데이트를 진행한 게 문제가 됐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송수신자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코인'은 상장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5대 거래소는 일괄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LTC 상폐에 대한 거래소들의 행보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LTC의 거래정보 공개 여부는 선택 사항이기 때문이다. 원하지 않을 경우 익명 전송을 하지 않을 수 있다. 거래소들이 익명 전송을 지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상장을 유지할 수 있었음에도 일괄 폐지를 결정해 거래 자체가 막힌다는 우려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는 상장 코인 차별화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했는데 공동 규칙으로 불가능해졌다"며 "글로벌 시장 트랜드와 국내 거래 시장이 동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국내 거래소는 환전소의 역할에 그칠까 우려된다"며 "무분별한 상장 방지 효과는 있겠지만 시장 특성을 고려했을 때 지나치게 보수적인 운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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