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블록체인에 지식그래프 입힌 클레어, B2G 시장 공략"남기훈 람다256 CTO "온체인 데이터 활용 극대화, 자금 흐름 한눈에 추적"
노윤주 기자공개 2024-11-21 13:00:04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 '람다256'에 2기 경영진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그사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냈고 이제 시장에 선보이는 과정을 밟고 있다. 업계 트렌드와 니즈 변화에 따라 기존에 비해 실용적인 서비스를 들고나왔다.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서비스 '클레어'를 개발한 남기훈 람다256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를 최근 만났다. 남 CTO는 카카오, 레벨스, 두나무 등을 거쳐 올해 4월 람다256에 합류했다. 소비자 친화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온 그는 블록체인 기술 대중성도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클레어가 블록체인 데이터의 쓰임새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색에 쓰이던 지식그래프, 블록체인 추적에 도입
블록체인의 가장 큰 특징은 투명성과 비가역성이다. 데이터를 볼 줄 안다면 가상자산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산업이 커지면서 네트워크에 무수히 쌓여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하나하나 수기로 따라가기란 어렵다.
이에 데이터를 추적하고 결과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솔루션들이 등장하고 있다. 람다256의 클레어도 같은 계열이다. 차별화된 점은 '지식그래프' 활용 부분이다. 지식그래프는 하나의 사건 또는 개념을 두고 이와 연관된 모든 사실을 하나의 그래프로 연결하는 설명 모음이다.
예를 들어 '이효리 남편이 소속된 그룹의 멤버는?'이라고 검색했을 때 '조원선'이라는 답변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지식그래프 덕분이다. 이효리-남편-이상순-롤러코스터-조원선 등 여러 정보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남 CTO는 오랜 기간 지식그래프를 연구해 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지식그래프팀장을 역임하기도 했었다. 이제 자신의 전문 분야를 블록체인과 연결하고 있다.
남 CTO는 "블록체인 거래는 A에서 B로 이동하는 단순한 나열이 아닌 관계의 집합"이라며 "거래 참여자들이 어떤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지 그래프로 시각화하면 훨씬 의미 있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직장 내에서 서로 자금을 주고받으며 가격을 조작하는 교란 매매, 거래량을 부풀리기 위한 펌핑 등이 한눈에 보인다"며 "기존 시각화 도구들과 달리 지식그래프를 기반으로 해 온체인·오프체인 데이터를 결합한 분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수사기관·금융당국 니즈 있어…AI 도입 추진
람다256이 클레어 출시로 공략하고자 하는 고객은 수사기관, 금융당국 등이다. 초반에는 B2G 고객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다가 점차 일반 기업까지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클레어의 주요 기능이 거래 추적이기 때문이다. 특정 지갑 주소가 없더라도 전체 거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대다수 추적 도구가 의심되는 지갑 주소를 입력해야 분석을 시작하는 것과 다른 지점이다. 이런 특징 하에 범죄 발생 전 전체 거래 트렌드를 파악하고 수상한 패턴을 분석해 사전에 범죄를 예방할 수도 있다.
남 CTO는 관에서 보유한 정보와 블록체인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수사기관이 가진 정보를 지식그래프에 입력하면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계가 드러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수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람다256은 국내로만 사업 범위를 한정 짓지 않기로 했다. 해외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클레어는 구상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뒀다. 해외서는 가상자산 범죄 추적, 자금세탁방지(AML) 등 수요가 큰 편이다.
남 CTO는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을 구분 짓지 않고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로 기획했다"며 "북한 자금·테러자금 추적 등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블록체인 메인넷들과도 협업해 추적 가능한 체인 종류를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클레어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기능을 한층 고도화한다. 방대한 데이터 속 특정 그래프를 발견하게 해 패턴을 학습하고 위험거래를 AI가 자동 탐지하게 만들도록 개발 중이다.
AI를 활용하면 외부 사건과 연계한 트렌드 분석도 가능해진다. 미국 대선 등 주요 뉴스가 블록체인 시장, 가상자산 거래 규모 증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향후 거래 흐름 예측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남 CTO는 "AI를 결합하면 챗GPT처럼 자연어로 질문하면 그에 따른 추적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블록체인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는 도구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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