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약세장…비트코인 투자기업도 직격타 넥슨 평가손익 -65% 추정, 거래소·해외기업도 손실 예측
노윤주 기자공개 2022-06-21 10:49:2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7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를 직접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일부 기업은 고점에서 비트코인(BTC)을 사는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지만 가격이 매수가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의 주가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특히 거래소의 경우 주가 반토막에 더해 보유하고 있는 코인 가치도 급감하면서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에 베팅했던 넥슨 계열, 고가 매수 탓 손실 불가피
최근 계속된 약세장에 비트코인은 3000만원 지지선을 내줬다. 17일 오후 11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269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상승장 시작 전인 2020년 12월 수준으로 회귀한 모습이다. 이에 지난해부터 올해 초 사이 비트코인을 구매한 기관들은 손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넥슨은 비트코인 매수단가가 알려진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비트코인 1717개를 1억달러(약 1289억원)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당 평단가는 5만8000달러(약 7500만원)다. 현재 가격에 따른 추정손익율은 마이너스(-)65%다.
지주사인 NXC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4월 계열사인 아퀴스코리아가 법인을 청산하면서 NXC는 아퀴스로부터 가상자산을 111억4500만원어치를 인수했다. 구체적인 가상자산 종류는 밝히지 않았지만 비트코인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아퀴스는 2020년부터 꾸준히 가상자산을 매입해 왔다. 웨이브릿지, 고팍스(스트리미) 등으로부터 장외거래를 진행했는데 네 차례에 걸쳐 88억원어치를 구매했다. 지난해 상승장 들어 매수규모가 커졌다. 가장 최근이었던 지난해 7월에는 4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구매했는데 당시 비트코인 평균시세는 4500만원이었다.
88억원어치를 111억원에 인수했기 때문에 금액만 보면 NXC가 아퀴스의 가상자산을 취득가보다 비싼 값에 사준 것으로 풀이된다. 취득 당시 대비 가상자산 가치가 크게 하락해 NXC가 투자 손해를 보고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NXC 측은 "아퀴스가 각기 다른 시기 여러 차례에 걸쳐 가상자산을 취득했다"며 "또 BTC 뿐 아니라 다른 코인들도 섞여 있어 취득시기의 정확한 손익을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거래소 손해 무시 못 해…해외기업은 빚투까지
해외에는 비트코인을 구매하기 위해 담보대출까지 받은 '빚투' 기업이 있다. 공격적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했던 마이크로스트레티지다. 이 기업은 비트코인 13만개를 구매하는 데 39억7000만달러(약 5조1300억원)를 사용했다.
일찍부터 저렴한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집해 왔지만 지난해 강세장에도 매수를 지속하면서 평균 3만700달러(약 3970만원)의 매수가를 형성했다. 이에 최근 하락장에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수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가상자산을 구매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보유한 비트코인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은 바 있어 재무상태에 경고등이 켜졌다. 외신에는 담보로 잡아둔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마진콜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대표가 직접 "마진콜을 받은 적 없고 큰 문제도 아니다"고 해명에 나섰다.
가상자산 연관 기업의 주가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거래소 한빗코 모회사인 티사이언티픽 주가는 이달 초까지 3000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 16일 종가 기준 2500원까지 하락했다. 가상자산 결제서비스를 운영하는 다날핀테크(페이코인) 모회사 다날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6월 초 9000원을 상회했지만 16일에는 7300원을 기록했다.
비상장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거래소 주가도 폭락했다. 서울거래비상장 기준 지난해 말 최고 51만원에 거래됐던 두나무 주식은 2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59만원까지 올랐던 빗썸은 17만원으로 71% 하락했다.
가상자산 가격하락에 따라 일부 거래소의 올해 순이익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수수료로 수취하거나 투자목적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금액은 영업외수익으로 책정돼 순익에 반영된다. 지난해 코인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거래소들의 순익도 커졌는데 올해는 그 효과를 누리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코인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고 상반기까지 법인의 현금화도 가능했다"며 "이 때문에 영업이익이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순익을 낸 거래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하반기에 장세가 회복되지 않는 한 지난해와 같은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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