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을 움직이는 사람들]'35년 원맨' 강경규, 대동기어 매출 5000억 시대 열까⑧1987년 입사, 제너럴리스트로 정평…'2026년 글로벌 파워트레인 업체' 도약 비전
박상희 기자공개 2022-06-27 08:00:08
[편집자주]
1947년 설립된 대동은 광복과 전쟁의 참화 속에서 '사업보국'을 기치로 내세우며 70년이 넘는 긴 세월을 거치며 한국의 농업 발전을 이끌어 왔다. 수많은 최초의 역사를 쓰며 국내 농기계 넘버원 회사로 성장했지만 매출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하며 사세를 확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3세 경영인 김준식 회장은 ‘100년 기업’으로의 영속을 위해 대동의 변화와 혁신은 불가피하다며 외부 출신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동그룹의 조직 문화와 주요 경영진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1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동그룹은 현 김준식 회장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창립 이후 75년 세월 동안 '농기계' 한 우물을 팠기 때문에 순혈주의가 강할 것 같지만, 의외로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데 개방적인 열린 문화를 견지하고 있다. KT 출신의 원유현 사장 영입이 대동의 개방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사였다.대동은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음과 동시에 입사 이후 수십년간 회사에 몸담으면서 대동의 DNA를 체화한 '대동맨'을 핵심 경영진으로 키워냄으로써 '균형의 추'를 맞추고 있다. 순수 대동맨으로 CEO 자리에 오른 강경규 대동기어 대표(사진)가 대표적인 사례다. 강 대표는 1987년 대동에 입사해 올해로 35년째 대동그룹에 몸담고 있다.
◇미래전략실과 경영전략부문 거쳐 계열사 CEO로…올해 재선임
1963년생인 강 대표는 영남대학교 경영대학원(2010년)을 졸업했다. 대동그룹에 입사한 건 지금으로부터 30년도 훨씬 전인 1987년이다. 당시 대동공업(현 대동) 연구소에 입사했다. 1991년 대동공업에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김준식 대동그룹 회장보다도 빠른 시점이다.
강 대표의 경력을 살펴보면 연구소 입사 이후 △ 2003년 해외서비스팀 팀장 △ 2008년 구매기획팀 팀장 △ 2010년 연구기획팀 팀장 △ 2012년 미얀마사무소 소장 △ 2014년 전략기획실 실장(이사대우) △ 2016년 제주대동 부사장 △ 2019년 미래전략실 실장(이사) △ 2020년 경영전략부문 부문장(상무이사)을 거쳤다. 2020년 3월 대동기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강 대표는 대동그룹이 선호하는 인재상의 전형이다. 대동은 재무통, 영업통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보다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제너럴리스트를 선호한다. 강 대표는 R&D, 영업, 기획, 전략 등 주요 부문을 두루 거쳤다.
특히 김 회장이 강조하는 기획 및 전략 부서를 경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강 대표가 거친 미래전략실과 경영전략부문은 현재 대동의 기획조정실 업무를 담당하던 곳으로, 대동 및 대동그룹의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고민한다. 대동그룹에서는 핵심 경영진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기획 및 전략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
대동그룹 관계자는 "강경규 대표는 대동기어 CEO로 발령 나기 전까지 대동에서 수십년에 걸쳐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 받았다"면서 "대동기어 대표이사가 되기 직전까지 기획 및 전략 업무를 담당했다"고 말했다.
대동기어의 대표 임기는 2년이다. 2020년 3월 대동기어 대표이사가 된 강 대표는 올 3월 주총에서 재선임됐다. 2024년 3월까지 대동기어 경영을 이끈다.
◇영업이익률 5%, 성장률 20% 목표로 제시…스마트 모빌리티 핵심 계열사
강 대표는 대동기어의 비전으로 2026년 글로벌 파워트레인 업체로의 도약을 내세웠다. 숫자가 없는 구호는 공허하다. 강 대표는 구체적으로 2026년까지 매출액 5000억원, 영업이익률 5%, 연평균 성장률 20%를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대동기어의 매출액은 2029억원을 기록했다.
대동기어의 비전은 대동그룹의 전체 성장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대동그룹은 2021년 모빌리티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대동기어는 대동, 대동모빌리티와 함께 모빌리티 사업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다.
대동그룹 관계자는 "대동기어는 아직 매연 엔진 기반의 자동차, 건설장비, 농기계 등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전동 모빌리티 핵심 부품 쪽으로 확대한다"면서 "대동기어에서 생산하는 전동 모빌리티 부품을 대동모빌리티가 생산하는 모빌리티 제품에 도입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동기어는 당초 대동금속과 함께 대동그룹의 제조업을 담당하고 있는 대표적인 계열사로 출발했다. 농기계 및 자동차, 건설장비의 파워트레인을 개발 및 생산한다. 대동기어의 사업은 크게 △농업기계 △자동차 △산업기계 등 총 3개 부문으로 구분된다.
농기계부문은 대동의 모든 제품에 들어가는 기어 부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 중에서는 TORO, CNH의 부품을 수출한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 대부분은 대동 기어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일본 마즈다 제품 중 자동 트랜스 미션 기어(전륜 6속)가 대동기어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산업기계부문에서는 두산, 현대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 산업기계에 쓰이는 주행 감속기 및 선회감속기, 굴삭기용 기어 외 버스용 엔진 기어류도 대부분 대동기어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강 대표는 국내 시장은 규모가 한정돼 있는 만큼 더 이상의 성장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수출 문을 강하게 두드리고 있다.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 2020년부터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전시회 참여를 통해 대동기어 제품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제 자동차 부품 전시회, 국제 기계대전, 국제 전기차 전시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해외 전시로는 올해 처음으로 4월 나고야에서 열린 'M-TECH' 전시회에 참여했다. 하반기에는 독일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도 참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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