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6월 21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든 업종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통상 ‘매출 1조원’ 달성은 기업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중소기업에서 벗어나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상징성이 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린 기업은 229곳뿐이었다. 그중의 한곳이 바로 '대동'이다.대동은 지난해 농기계 업계에서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1947년 설립 이후 75년 만에 매출(연결 기준) 규모가 1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기업 대부분이 그러하듯 대동 역시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 최대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낸 데 힘입었다.
대동은 지난달 처음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했다.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지난해 기준 자산총계 역시 1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제도는 2017년 도입 당시 자율 공시였지만 2019년부터 자산규모 기준 의무 공시로 바뀌었다. 올해부터 자산 1조원 이상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됐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상장기업이 지배구조 핵심원칙 준수 여부를 공시하고 미준수 시 그 사유를 설명하도록 해 자율적으로 경영투명성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지난해 매출과 자산규모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대동으로선 기업의 성장에는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체감하는 첫 관문이 지배구조보고서 공시였을지도 모른다.
대동의 지배구조는 아직까지 회사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살펴보면 총 15개 항목 가운데 대동은 8개 항목을 준수하지 못했다. 지배구조 핵심 지표는 크게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으로 분류되는데, 특히 이사회부문 7개 항목 가운데 6개 항목을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동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지 않고 있다. 내부통제와 관련해 리스크관리, 준법경영, 내부회계 관리 정책은 존재하지만 공시정보관리 정책은 부재한 상황이다. 매출과 자산 규모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성장했지만 이사회 운영 등 지배구조 관련 정관 보완 등은 상대적으로 미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동의 3세 경영인 김준식 회장은 ‘100년 장수기업’을 향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매출이나 자산 1조원 돌파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을 돌파할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규모만 커진다고 자연스레 장수기업이나 존경받는 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건 아니다. 국내 상법은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에 대해 이사회와 관련해 준수해야 할 여러 제도와 규정을 두고 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준수해야 할 규제의 종류가 많아지고 범위도 확대된다. 그만큼 의무와 책임감도 커질수밖에 없다. 대동이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낼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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