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정기 신용평가]'명암' 뚜렷한 신용카드사, 핵심은 '이자비용 관리'수수료율 하락 불구 신판 실적 확대…예상 이자비용 증가액 최소 3000억
남준우 기자공개 2022-06-24 13:39:48
[편집자주]
2022년 정기 신용평가의 막이 올랐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6월부터 7월까지 장기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정기평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신용도 방향성을 예단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고유가, ESG 이슈에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까지 온갖 변수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기업과 그룹, 크게는 산업의 신용도 변화와 신용등급 평정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2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도 국내 7대 신용평가사 모두 AA급 신용도를 유지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하락에도 물가 상승에 따른 신용판매 실적이 확대됐고 비용 절감 노력도 결실을 보았다.하지만 금리 상승이라는 최대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올해 카드사 조달 비용이 최소 3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영업자산 대비 단기화된 카드채 조달 구조는 ALM 관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7대 신용카드사 모두 AA급 방어…신판 실적 증가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2022년 장기 신용등급 정기평가를 진행한 결과 국내 7대 신용카드사는 모두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 AA+ 등급은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다. AA0 등급은 현대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며 AA- 등급은 롯데카드다.
변경된 가맹점 수수료율이 하락했음에도 신판(신용판매)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해 이를 상쇄했다. 신용판매는 일반 상품 거래에서의 외상 판매나 생산자나 판매점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각종 할부판매 등을 포함한다.
작년 12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는 2022년 1월 31일부터 적용됐다. 올 1분기 수수료율은 1.36%로 전년 말 대비 0.07%p 하락했다. 다만 물가 상승 등 때문에 올 1분기말 기준 결제실적은 193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비용 절감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결제 부문 채산성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모집비용, 프로세싱비용 등 결제업무 관련 비용을 꾸준히 축소했다. 실제로 결제 실적 대비 카드비용률은 2016년 1.67%에서 올 1분기말 기준 1.43%까지 하락했다.
핵심 사업인 결제 부문 외에서도 자산과 수익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카드대출, 할부·리스, 기타 여신성 대출자산 등 수익창출 구조가 다변화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4년 4조원 규모였던 비결제부문 수익은 2021년말 기준 6조원을 돌파했다.
실물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도 국내 신용카드사 건전성 지표는 우수하다.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1개월 이상 실질연체율'은 올 1분기말 기준 1.1%로 도입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충당금 커버리지' 2.6배, '고정이하여신 발생비율' 2% 등 자산건전성 위험은 크지 않다.
◇카드론 DSR 편입 후 이용실적 감소…ALM 관리에 부정적 환경
다만 신용카드 산업의 암(暗)도 분명하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도입에 따른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이용실적 감소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를 핵심 모니터링 요소로 꼽았다.
카드론이 차주단위 DSR 산정에 포함되면서 이용실적이 감소했다. 기존 DSR 규제 비율은 은행 40%, 비은행 50%다. 규제 비율은 변동이 없으나 기존에 총 대출액이 2억원 이상인 차주에게만 적용되던 DSR 규제 기준이 1억원으로 강화된다.
지난 1월부터 총 대출액에 카드론까지 포함되면서 2022년 1분기 카드론 이용실적은 약 11조6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3.6조원) 대비 약 14.6% 감소했다. 또한 금융위원회가 2022년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수준을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4~5%로 결정했다. 이에 카드사의 핵심 수익원인 카드론 취급액 확대가 제한될 전망이다.
그동안 하락세였던 금리가 상승 기조로 바뀐 점도 악재다. 조달비용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 단기화된 조달구조를 고수하면 재무구조에 부정적이다. 최근 카드사의 영업자산 내 비카드자산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영업자산 만기가 길어지는 추세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단기화된 조달구조는 ALM(자산부채종합관리)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급해야 할 이자비용의 유출시기와 자산 운용을 통해 들어오는 운용수입의 유입시기를 최대한 일치시켜야 안정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하다.
이자 비용 확대도 당연한 수순이다. 2분기부터는 차환·레버리징 비용 상승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2022년말 카드채 신규발행금리(AA급 3년물)를 4.2%, 2022년 2분기~2022년 4분기 평균 신규발행금리를 3.8% 수준으로 가정하면 올해 카드사 이자 비용률은 2.3%로 예상된다. 작년 수치(1.88%)보다 상회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만으로도 신용카드사 영업환경은 이미 비우호적이라고 판단된다"며 "올해 연간 이자비용 증가액은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2021년 영업이익의 약 9%에 달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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