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금융지주사 해외 IR 분석]우리금융 외인 지분율 상승, '글로벌 큰손이 주도'⑧'정부소유 은행' 탈피→투자한도 증가, 대형 국부펀드·운용사 추가 매집

김현정 기자공개 2022-06-24 07:15:37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로 묶였던 빗장이 풀리면서 금융지주사들이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2년 만에 다시 열린 오프라인 네트워킹 기회에 IR업계가 들뜬 분위기다. 국내 금융지주사 외국인 지분율이 70%대까지 오른 가운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모두 글로벌 세일즈에 집중하고 있다. 더벨은 해외 IR 재개와 맞물려 금융지주사별 어필 포인트와 해외 IR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2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우리금융지주 외국인 지분율 상승 추이가 심상찮다. 지주사 전환 당시 27%에서 3년동안 등락을 반복하며 2021년 말 30%까지 올라왔는데 올 들어 6개월 만에 40%대로 도약했다. 특히 투자 안목이 높은 글로벌 ‘큰손’들이 우리지주 지분 확대를 주도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우리지주는 과점주주 거버넌스로 운영되는 만큼 유통물량이 제한적이고 이에 따라 외국인 지분율도 타사 대비 낮을 수밖에 없다. 다만 우리지주는 해외투자자가 확보 가능한 주식 규모 자체가 적은 것이지, 해외투자자 수는 타사 대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올해는 오랜 투자자들과의 만남으로 기존 투자자들을 관리하고 내년엔 호주 등 신규 지역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대형 국부펀드·운용사, 늘어난 투자 한도 '꽉꽉' 채웠다

우리지주는 2019년 2월 13일 증시 입성과 함께 외국인 지분율 27.5%로 출발했다. 지주사 출범 즉시 손태승 회장이 해외 IR을 직접 챙기면서 우리금융을 향한 해외 투자자의 인식이 빠르게 개선됐고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맞물려 외인 투자가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외인 투심은 크게 위축됐다. 글로벌 전체가 봉쇄돼 해외IR 자체를 이전처럼 추진할 수 없는데다 연기금을 비롯한 해외 대형 투자자들도 경기침체 때문에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당국이 금융지주사 배당을 제한하고 은행의 사회적 책임 등을 권고한 점도 금융지주사 투자를 제한했던 요인이 됐다. 2021년 1월 우리지주 외국인 지분율은 24.7%까지 떨어졌다.

이후 팬데믹 사태 봉합 분위기 및 금리상승기 등 호재를 타고 우리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꾸준히 우상향했다. 특히 작년 9월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지주 완전민영화 계획을 발표하고선 우리지주 주가 및 외인 투심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올 들어서는 폭발적인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2021년 1월 저점을 찍고 일 년 가량 5%포인트가량 상승해 작년 말 겨우 30%로 올라섰는데, 2022년 들어서는 6개월도 채 안 돼 40%를 돌파했다. 22일 기준 우리지주 외국인 지분율은 40.22%다.


외인 투심의 손길이 바빠진 건 작년 11월 마무리된 완전민영화 덕이 크다. 예금보험공사가 더 이상 1대 주주가 아니다보니 외국 펀드들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해외 운용사 및 국부펀드들이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면 ‘투자하려는 회사의 1대 주주가 어디냐’라는 질문이 최상단에 존재한다.

만일 최대주주가 정부라고 하면 아무리 펀더멘털이 좋고 그 밖의 모든 기준을 충족시킨다 해도 투자 승인이 떨어지지 않는 곳도 있다. 정부 소유 기관이란 리스크 때문이다. 우리지주는 작년 말 완전민영화를 기점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이달 17일 한화생명의 잔여 지분 전량(3.16%) 매도도 외국인 지분율을 단숨에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우리지주 외인 지분율은 17일 36.97%에서 바로 다음 영업일인 20일 40.07%로 크게 점프했다. 한화생명의 지분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받아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의 우리지주 외인 지분율 확대는 글로벌 큰손들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최근 6개월 간 우리지주 지분을 매입한 외국인 투자자 목록을 살펴보면 대형 국부펀드와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주를 이뤘다. 기존에도 어느 정도 지분은 확보하고 있었지만 투자 허용 한도가 커지면서 우리지주 주식을 추가로 매집해 한도를 꽉꽉 채웠다.

올 들어 우리지주가 몇몇 ESG펀드의 편입대상에 오르며 외국인 투자가 확대된 점도 눈에 띈다. 작년 ESG경영에 박차를 가한 결과다. 우리지주는 2021년을 ESG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ESG 관련 비즈니스 확대에 구슬땀을 흘려왔다.

우리지주는 ESG경영위원회를 신설, ESG금융 원칙을 제정한 뒤 자회사 사업 전반에 ESG를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그룹 인권 원칙, 세무 정책, 이사회 독립성·다양성 정책 등을 제정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도모 중이다. 그 결과 국내외 ESG평가기관들이 우리지주에 대한 ESG 평가등급을 앞다퉈 상향조정 중이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은 각사의 ESG 활동을 위해 ESG를 테마로 한 특화펀드들을 많이 내놓는 추세인데 점차 우리지주도 이런 펀드들의 편입대상에 오르고 있다.


◇해외주주 다양...외인 대비 우리금융 보유 지분율, 타사 상회 케이스 多

우리지주는 과점주주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유통주식 수가 타 금융지주사와 비교해 한정적이다. 만일 국민연금공단과 우리사주조합을 유통가능물량에 포함시킨다면 유통가능 주식에 대한 지분율은 67%가량으로 추산된다. 다만 국민연금공단과 우리사주조합이 항상 각각 8~9%가량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단 점을 감안해 이들을 제외한다면 유통가능물량은 48.16% 정도에 불과하다. 외국인 지분율이 40% 정도니 해당 수치와 비교해 우리지주의 외인 투자 비중이 꽤 크다 할 수 있다.

운용사들의 ‘투자관리 한도’가 있기에 각각 해외 주주들의 우리지주 보유 지분율이 높진 않다. 외국인 지분율 규모에 맞춰 투자가능 한도를 두는 투자사들이 많다. 우리지주 경영현황 보고서를 살펴봤을 때 1% 이상 주주 목록에 올라있는 해외 주주들이 없는 까닭이다. 주주 실체별 집계가 아닌 펀드별 집계인 만큼, 주주 실체별로 서브펀드들을 모두 합친다면 우리지주 지분을 2~3% 가량 보유하고 있는 주주도 있지만 타사 대비 많지 않다.

그럼에도 유통가능 물량 대비 투자 비율을 따진다면 오히려 우리지주가 타사들의 수치를 상회하는 곳들이 많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각각 72.73%, 62.43%, 73.12% 정도다. 예를 들면 한 자산운용사가 타 금융지주사 지분을 1.2% 보유하고 있는 것과 우리지주 지분을 0.7% 보유하고 있는 것이 투자한도를 고려했을 때 동등한 비중이라는 말이다.

우리지주 해외 주주들의 또 다른 특성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지분율이 크지 않아 도드라져 보이지 않을 뿐, 세계 각지 유수 투자자들 대부분이 우리지주 주식을 바구니에 담고 있다.

GIC, 아부다비투자청(ADIA), SAMA, 노지스은행,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네덜란드 연기금(APG) 등 대표적인 각국 국부펀드 및 연기금들이 모두 우리금융의 주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 패시브 운용사인 뱅가드(Vanguard)나 미국 투자자문사 디멘셔널(Dimensional),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 등 굵직한 운용사들도 오래 전부터 우리지주 지주로 자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텍사스교직원연금(TRS) 등 미국 주립 연기금 등의 기반도 탄탄하다. 타 금융지주사 지분을 5~6%가량 들고 있는 블랙록(Blackrock)도 타 지역 서브펀드들을 모두 합치면 우리지주 지분을 꽤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지주는 내년엔 호주 등 미개척지인 지역에 IR을 나설 계획을 세웠다. 신규 투자자 발굴을 위한 일이다. 다만 올해는 이제 막 2년가량 중단된 해외 IR이 재개된 만큼 오래된 옛 친구를 한 번이라도 더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이달 말 CEO 동반 미주 IR이 예정돼있으며 하반기 유럽과 홍콩도 둘러볼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