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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를 다시보다]금융사 지분정리 숙제안은 한화, 승계속도 주목⑥한화생명이 구심점 역할…금산분리 완화여부, 승계 난이도에 영향 전망

한희연 기자공개 2022-07-11 07:54:06

[편집자주]

잊을만 하면 다시 제기되던 금산분리 완화 이슈가 재점화됐다. 신임 금융위원장이 취임 일성부터 이를 꺼내들었다. 이번에는 강행의지가 남다르다. 급진적이진 않지만 단계적으로 제도 완화를 꾀할 방침이다. 금산분리 완화 현실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현재, 과거 금융과 산업의 융합 시도 사례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7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자본 중 한화그룹은 은행을 제외한 모든 금융 포트폴리오를 가진 곳 중 하나다. 실제로 보험, 증권, 자산운용사 등을 계열사로 갖추고 있다. 3세 승계 이슈와 맞물려 금융계열사 지분정리 향방은 업계 관심사로 떠오른다.

한화그룹의 금융관련 계열사는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이다. 금융계열사 중 지배구조 상단에는 한화생명이 자리한다.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의 지분 51.36%와 한화자산운용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캐롯손해보험 지분 56.6%를, 한화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의 지분 46.08%를 갖고 있다. 계열사간 지분구조와 별개로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오너 일가 중에 유일하게 한화생명 지분을 직접 소유(0.03%)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대주주는 한화와 한화건설로 구성된다. 한화건설은 한화생명의 지분 25.09%를, 한화는 18.1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한화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이기도 하다.

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이 29.05%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8.19%를,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1.67%를,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상무가 1.67%를 보유하고 있다. 14.8%의 지분은 한화에너지가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경우 김동관 사장이 50%, 김동원 부사장이 25%, 김동선 상무가 25% 등 3세들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한화그룹은 주요 금융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집단이기에 현재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분류돼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고 있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여수신업, 금융투자업, 보험업 중 2개 이상의 금융업을 영위하는 기업집단 중 금융회사 자산 합계가 5조원 이상일 경우 지정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등의 집단이 이에 속한다.


3세 승계작업은 최근 한화그룹을 둘러싸고 있는 가장 큰 이슈 중에 하나다. 업계에서는 한화와 한화건설의 합병을 통해 지분구조를 단순화한 후 승계에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장남 김동관 사장이 한화그룹 회장과 에너지 등 주력 계열사를, 차남인 김동원 부사장이 금융 계열사를, 삼남 김동선 상무가 레저 계열사를 책임지는 방안이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금산분리 규제 하에서는 복잡한 문제가 야기된다. 우선 한화와 한화건설이 합병하게 되면 한화의 지주비율이 50%를 상회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럴 경우 지주사로 전환절차가 불가피하다.

현재 한화는 지주회사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만 지주비율이 적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아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자산총계 5000억원 이상 △총자산 중 자회사 지분가액 비율이 50% 이상(지주비율)을 넘겨야 한다. 한화의 지주비율은 지난해 48%를 기록했다.

지주사로 전환될 경우 현재 금산분리 이슈에도 부딪히게 된다. 현행하에서는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 소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지주사로 전환된다면 유예기간인 2년간 금융계열사를 팔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논의 중인 금산분리 규제 완화 결과에 따라 이같은 난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점을 찾아갈 수 있다는게 업계 전망이다.

한편 김동원 부사장은 2014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디지털팀장을 시작으로 2015년 한화생명 디지털팀장, 한화생명 전략혁신실 상무, 2017년 한화생명 디지털혁신실 상무 등을 거쳐 2020년12월부터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로 한화생명의 디지털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금융 계열사를 승계받기 앞서 경영능력을 검증 받아야하는 기로에 있는 셈인데 '디지털금융'을 무기로 성과를 보여주려 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김 부사장이 합류한 이후 한화생명을 디지털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왔다는 평가다. AI도입과 건강관리 모바일 앱 개편 등을 주도했고 플랫폼과 구독서비스 등을 총괄했다.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드림플러스 등도 그의 작품이다.

여기에 블록체인 인재육성 등에도 적극적이다.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이 블록체인 업체인 '람다256'에 투자하고 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실제 투자를 단행한 사례도 있다. 최근엔 캐롯손해보험을 설립하기도했다. 다만 이들 디지털 투자의 성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아 경영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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