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해외사업 점검]국내 성장 정체 숨통, 글로벌 영토확장 가속해외 매출 60% 증가 외형성장 견인, '3세' 임상민 경영 승계 지렛대 주목
이우찬 기자공개 2022-07-13 08:10:07
[편집자주]
대상㈜은 산업화가 본격화된 1970년대 초반 인도네시아 진출을 계기로 해외시장 개척의 문을 열었다. 이를 시작으로 해외 매출은 진출 48년만인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소비 부진으로 국내사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해외 사업은 대상㈜이 외형성장을 이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으로 발을 뻗고 있는 대상㈜의 해외 사업과 주요 거점별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1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식품업계에서 공통의 화두 중 하나는 '인구절벽'이다.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20년 0.84명까지 떨어졌다. 먹고 마시는 인구가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식품시장은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공략이 필수가 된 상황에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시장 개척도 속도를 내고 있다.대상㈜은 1973년 해외 플랜트 수출 1호를 기록하며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이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꾸준히 해외 거점을 확대했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오세아니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홍콩 등에 21개의 해외 법인을 두고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 시장 포화, 해외 매출 성장 뚜렷
대상㈜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와 해외 매출은 각각 2조3019억원, 1조1681억원이다. 해외에 발을 들여놓은 지 48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2017년 24%에서 작년 기준 10%포인트 증가한 34%에 이른다.
해외 매출 1조원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최근 5년(2017~2021) 국내 사업은 매출 기준 역성장을 하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해외에서 지속해서 매출이 증가했다. 국내 사업 부진을 해외가 메웠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2017년 대비 62% 늘었다. 반면 국내 사업은 2018~2019년 매출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2017년 대비 3%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도 북미, 아시아를 중심으로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국내 식품시장 포화 속에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우 K-푸드의 식품 안전성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면서 해외 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투자 확대는 현금 흐름에도 나타난다. 해외 사업의 지속적인 투자로 2014년부터 매년 CAPEX(자본적지출)가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투자로 유출된 현금은 2014~2016년 569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으로 벌어들은 현금흐름은 3099억원이다.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 이상으로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를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확대 속 적극적인 자산유동화를 병행하며 재무안정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용인물류센터(1176억원)와 미니스톱 지분(416억원) 매각으로 1500억원가량을 확보했다. 신설동 사옥 매각으로는 1450억원의 현금 마련했다.
대상㈜은 지난 2020년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해외 식품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식품글로벌사업총괄을 별도로 신설하며, 식품, 소재, 식품글로벌 등 세 부문의 분리경영 시스템을 확립했다. 기존 사업 조직은 식품사업과 소재사업 등 두 개의 부문으로만 구분돼 있었다. 다만 소재의 경우 현재 국내와 해외는 통합돼 있다.
해외 식품사업은 이경애 식품글로벌사업 총괄중역 겸 식품글로벌 기획실장(상무)을 필두로 정승인 식품글로벌 마케팅실장 상무, 장훈 식품글로벌 영업본부장 상무 등이 포진해 있다.
특히 해외 사업의 경우 대상그룹 창업주 3세인 임상민 전략담당 중역(전무)이 전문성을 쌓고 영향력을 확대해온 영역으로 평가되는 곳으로 주목된다. 런던 비즈니스스쿨 MBA를 졸업한 임 전무는 전략, 기획통으로 꼽힌다. 대상아메리카 부사장, 대상홍콩 중국사업전략담당중역을 지내면서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총대를 멘 오너가 일원이다.
대상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향후 이뤄질 지분 승계 과정에서 임 전무에게 힘이 실릴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해외 사업의 경우 국내 시장 정체 속에 신사업 발굴을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 등을 이유로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는 전략담당 중역을 맡는 임 전무의 전문 분야이기도 하다.
반면 임 전무의 언니 임세령 부회장의 경우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에서 전략담당 중역을 맡고 있지만 사업회사인 대상㈜에서는 주로 마케팅 쪽에서 경력을 쌓았다. 작년 기준 그룹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율도 임 전무가 월등히 높다. 임 전무의 지분율은 37%로 임 부회장보다 17%포인트 많아 객관적인 지표를 기준으로 승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임 전무는 글로벌사업, 신사업, 전략기획 등에 특화돼 있어서 대상주식회사 내에서 전략담당중역 역할을 맡고 있다"며 "임 부회장의 경우 대상홀딩스 전략담당중역을 겸해 그룹 전체 전략을 담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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