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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e스포츠 활용법 MZ+글로벌' 정조준 경영참여 '농심이스포츠' 지분 90% 확보, '스포츠마케팅' 발판 해외 확장

변세영 기자공개 2022-07-12 07:56:42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1일 0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이 e스포츠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주요 시청자인 MZ세대를 공략하고 e스포츠 격전지인 미국과 중남미에서 광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 3월 농심은 이사회를 열고 '농심이스포츠(옛 팀다이나믹스)' 법인 투자를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농심이 농심이스포츠에 유상증자 형태로 25억원의 투자를 단행하는 게 골자다. 구단 운영 자금을 지원해주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농심이스포츠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억원에 그쳤다. 이번 투자로 농심이스포츠의 자본금은 기존 4억8300만원에서 5억967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농심이 갖는 농심이스포츠 지분율도 기존 88%에서 90.3%로 늘었다.

농심은 앞서 2020년 10월 농심이스포츠법인의 지분 88%를 취득해 지배력을 획득했다. 법인의 이전 대가는 134억원에 달했다.

농심이스포츠 법인 소속 '농심 레드포스'는 2020년 창단한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프로게임단이다. 2019년 팀다이나믹스 법인 출범 이후 이듬해 농심에 인수되면서 농심 레스포스가 태어났다. 농심의 이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단순투자'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2분기부터 농심은 출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하며 힘을 주고 있다.

현재 농심이스포츠 임원진에는 기타 비상무이사로 농심의 조용철 부사장과 김보규 상무가 각각 이름이 올라가 있다. 2019년부터 농심에 둥지를 튼 조 부사장은 풍부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마케팅 경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과거 삼성전자 동남아 총괄 마케팅팀장, 생활가전사업부 전무 등을 거치며 삼성의 마케팅을 지휘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농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아직까지 조 부사장과 김 상무는 농심이스포츠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모회사인 농심과 커뮤니케이션 통로의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 다만 이들 모두 농심의 핵심 축으로 통하는 만큼 향후 마케팅과 전략기획 측면에서 접점이 확대될 전망이다.

농심의 이스포츠 부문은 아직 사업성이 큰 편은 아니다. 지난해 농심이스포츠 매출은 19억9240억원, 영업손실은 매출을 뛰어넘는 20억원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농심이 e스포츠를 확대하는 배경은 마케팅 측면이 크다.

기업은 스포츠 구단을 활용해 자신의 브랜드를 노출시킨다. 경기장에 자사 광고를 싣거나 선수 유니폼에 로고를 삽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청자와 관중들에게 각인을 노린다. 스포츠 구단은 이 대가로 광고비를 수취해 수익을 올린다. 실제 농심이스포츠도 지난해 농심으로부터 11억원 매출 올렸다. 농심과 11억원 스폰서십 계약(매출)을 하면서 파생된 내용이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e스포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e스포츠 시장규모는 29억6300만달러(한화 3조85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8년과 비교해 241% 증가한 시장 규모다. 시청자 비율은 35세 미만이 79%에 달한다. 소비의 패권을 결정하는 MZ세대 타깃층과도 일치하는 셈이다. 효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SNS지표다. 농심 인수 전과 비교해 구단의 SNS(소셜미디어네트워크)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501%, 페이스북 팔로워는 320%, 유튜브 구독수는 64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스포츠는 글로벌 전략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수단일 수 있다. 명실상부 미국은 e스포츠 세계 1위 시장인데다, 남아메리카 시장에서도 e스포츠 인기가 증가 추세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농심은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제2공장 준공식을 했다. 이를 통해 미국 라면시장 1위를 노리는 한편 중남미 멕시코 진출 청사진까지 수립했다. 연간 라면 시장 규모가 4억 달러에 이르는 멕시코는 미국공장으로부터 접근성이 용이하다. 아울러 문화적 측면에서도 매콤한 음식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신라면 등 매운맛 성공신화를 갖는 농심에 승산이 있다.

농심은 올해 멕시코 전담 사업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어 멕시코 식문화와 식품 법령에 맞춘 전용 제품을 선보이는 등 활발한 영업·마케팅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e스포츠도 축구 못지않게 시장이 점점 커지는 추세로 특히 중남미 시장에서도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며 "스포츠마케팅을 글로벌 진출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자 e스포츠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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