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계열분리 점검]얽히고설킨 온라인사업, 교통정리 시나리오는④인적분할 후 지분 스왑 방식 거론, 백화점부문 디지털 총괄 윌리엄김 방향타
변세영 기자공개 2024-11-18 07:59:27
[편집자주]
신세계그룹 대표 이커머스인 SSG닷컴과 재무적투자자(FI) 간 풋옵션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SSG닷컴이 FI로부터 총 1조원을 투자받으면서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신세계 측은 거래액(GMV)과 상장(IPO) 조건을 모두 충족해 FI의 풋옵션이 사라졌다고 보지만 FI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벨은 SSG닷컴이 처한 현 상황을 들여다보고 핵심 쟁점과 추후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일찍부터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으로 나눠 정용진·정유경 각자경영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이마트를 필두로 스타필드, 호텔, 푸드 등은 이마트부문이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뷰티 등은 백화점부문으로 철저하게 구분됐다. 다시 말해 계열분리를 한다고 해서 크게 사업구도가 달라지진 않는다는 뜻이다.다만 중간에 엉켜있는 게 바로 '온라인' 비즈니스다. 대표적인 게 SSG닷컴(쓱닷컴)이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SSG닷컴 지분을 나눠서 보유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향후 SSG닷컴을 다시 인적분할로 쪼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후 양사가 지분 스왑 등을 통해 자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원리다.
◇신세계몰·이마트몰 통합해 SSG닷컴으로 통합, 향후 교통정리 '이목'
신세계그룹은 2019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을 각각 떼어 내 온라인 신설법인 ‘SSG닷컴’을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 기준 SSG닷컴 주주구성을 보면 이마트와 ㈜신세계가 각각 지분을 45.58%, 24.42%씩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997년 일찌감치 백화점 온라인몰 '신세계몰', 2000년에는 대형마트 온라인몰인 '이마트몰'을 각각 설립했다. 이후 온라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자 2014년 두 사이트를 묶어 운영했지만 법인은 통합 없이 운영해 왔다. 그러나 사업 주체가 달라 결합 시너지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한계에 마주쳐 2019년 통합법인을 출범한 것이다.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이 계열분리를 선언한 만큼 ㈜신세계가 이마트에 SSG닷컴 지분을 완전히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SSG닷컴 지분을 각각 45.58%, 24.42%씩 소유하고 있다. 가장 베스트 시나리오는 기존에 통합했던 백화점 온라인몰(신세계몰)을 인적분할하고 양사가 지분스왑 등을 통해 정리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되면 지분으로나 사업적 측면에서나 교통정리가 끝나기 때문이다.
◇정유경의 온라인·디지털, 방향키 쥔 윌리엄 김·이보영
이마트부문은 온라인 경쟁력이 큰 편이다. SSG닷컴을 비롯해 여성 패션에 강점이 있는 W컨셉, G마켓 등이 대거 포진해 있다. 가장 큰 형님은 G마켓이다. 이마트는 2021년 특수목적법인 에메랄드SPV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를 소유한 아폴로코리아의 지분 80.1%를 3조4400억원에 인수했다. 아폴로코리아는 과거 이베이코리아를 소유했던 이베이KTA가 자회사 매각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결과적으로 이마트→에메랄드SPV→아폴로코리아→지마켓'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반면 백화점부문은 온라인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온라인 사업체 인수합병(M&A) 케이스가 전무했다. 계열사 차원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SIVILLAGE(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자체 온라인 사업을 영위하고는 있지만 G마켓이나 SSG닷컴에 비해 거래액이 압도적인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사업부 영업본부 내부에 이커머스 담당 인력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다. 전통적으로 업태 자체가 오프라인에 초점이 맞춰 있어서다.
다만 유통업 환경이 온라인 친화적으로 이동하는 만큼 정유경 회장도 디지털 역량을 제고하는 데 니즈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지난해 초 윌리엄 김 대표를 영입하면서 온라인과 디지털 총괄을 맡긴 것도 일맥상통한다.
현재 윌리엄 김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부문 대표이사와 백화점부문 디지털&글로벌 총괄을 겸직하고 있다. 디지털총괄로서 이커머스를 비롯해 온라인 UX·UI 등을 종합적으로 책임지는 역할이다.
윌리엄 김 대표를 지탱하며 온라인·디지털 영역을 서포트하는 인물은 이보영 전무다. 주로 UI를 다루는 영역을 담당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무는 지난해 10월 백화점부문 CBO(Chief Brand Officer)로 영입됐다. 그는 리테일 산업섹터에서 브랜드 개발과 크리에이티브 전략 분야 업무만 20년 이상 담당한 인물로 세포라, 로레알 등이 이 전무의 손을 거쳐 갔다. 정유경 회장이 적극적으로 ‘픽’해 영입에 공을 들인 인재로 전해진다.
이 전무는 입사 1년 만에 주요 요직을 맡으며 입지가 상당해진 모습이다. 이번 정기인사를 기점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몰 SI를 책임지는 이커머스총괄 겸 백화점부문 디지털이노베이션본부장을 수행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경 회장이 윌리엄 김 대표와 이보영 전무에게 상당한 임무를 부여한 걸로 보인다"라면서 "정기인사가 막 나온 만큼 추후 조직 세팅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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