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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마진율 압박 '바이오·GSP'로 방어 [식품사 원가 대란 진단]PHACT '글로벌 생분해 소재' 공략, 유럽시장 2027년 매출 5000억 목표

박규석 기자공개 2022-07-12 07:56:35

[편집자주]

식품기업들이 치솟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주요 원료인 곡물가의 변동성 확대로 가격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제품가를 올린 만큼 추가적인 가격인상은 쉽지 않다. 정부 차원에서도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있어 자구책 마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체 원료 물색과 비용통제, 전략제품 강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식품기업들의 현주소와 전략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8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율 방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식품부문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GSP(글로벌 전략 제품)를 활용한 신시장 개척과 바이오 경쟁력 강화 등으로 손실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국내 종합식품업계 선두인 CJ제일제당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식품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대비 1.1%포인트 하락한 6.5%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반기 역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은 인상될 것으로 전망돼 마진율 방어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은 이러한 원자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바이오 사업과 GSP를 필두로 한 글로벌 영토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바이오 영역에서는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등 신기술 개발과 시장 지배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식품사업의 일환인 GSP를 통해서는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자료 : CJ제일제당

◇PHACT, 16조 생분해 소재 시장 노린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크게 그린바이오와 화이트바이오, 레드바이오 등으로 구분된다. 그린 바이오가 농업과 식품 분야에 기술을 담당한다면 화이트바이오와 레드바이오는 각각 환경·에너지, 의료·제약 분야를 맡고 있다.

바이오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식품(37%)과 물류(38%)와 비교하면 크지 않은 규모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인 만큼 미래 수익성 측면에서는 CJ제일제당의 성장성을 책임질 만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조82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28% 늘어난 1758억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바이오사업 중 화이트바이오는 CJ제일제당이 성장 동력으로 설정한 사업 중 하나다. 아미노산 생산을 통해 축적된 미생물 기반 기술을 토대로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PHA)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PHA 사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지난 5월에는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의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동시에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분해 소재 전문브랜드인 PHACT(팩트)를 론칭하기도 했다.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는 현재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의 전용 생산라인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용화에 성공한 비결정(非結晶)형 aPHA(amorphous PHA)를 연간 5000톤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반결정(半結晶)형 scPHA(semi crystalline PHA) 생산 라인 착공에 돌입, 2025년에는 PHA 생산규모를 연간 6만 5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이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원 규모다. 시장 규모는 현재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16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플라스틱을 줄이고 친환경 원료 사용을 유도하는 규제가 늘고 있어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에 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장기적으로는 단일 소재뿐 아니라 ‘플랫폼’으로 활용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가 다른 생분해 플라스틱 원료와 혼합해 강도와 물성, 생분해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국내 합성수지 컴파운딩 가공 1위 기업 HDC현대EP와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사진=CJ제일제당)

◇글로벌 식품 공략 ‘미국→유럽’ 본격화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뿐만 아니라 식품사업 자체적인 경쟁력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마진율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성장성은 유지하고 있는 만큼 외형 확대를 통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올 1분기 국내 식품 매출의 경우 1년 새 12% 증가한 1조433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 식품은 15% 성장한 1조1765억원을 달성했다. 국내사업의 경우 온라인채널 등 매출 증대 효과가 주효했으며 해외는 미국과 중국 등의 실적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해외사업은 CJ제일제당이 투자를 아끼고 있지 않다는 측면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최근 ‘유럽 중장기 성장 전략 회의’를 열고 만두와 가공밥, 한식 치킨 등 GSP를 통한 유럽 식품 시장 진출 전략을 공개했다. 오는 2027년까지 유럽 시장 매출을 500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며 이를 위해 지난 5월에는 영국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현지 공략을 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한식 만두시장의 대형화를 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만두 중심의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를 김치와 K-소스 등 다른 K-푸드 제품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한식 치킨과 가공밥 등 대중성을 갖춘 GSP의 유통채널 입점을 추진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원가 관리에 부담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바이오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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