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분할' 이랜드리테일, 투자금 유치 '길' 열린다 제휴·투자 등 다양한 선택지 기대…윤성대 대표 '리테일 구조' 개편 일환
이효범 기자공개 2022-07-11 07:56:32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8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리테일이 하이퍼마켓과 글로벌패션부문을 별도 자회사로 분할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올들어 취임한 윤성대 공동 대표이사가 추진하는 리테일 사업구조 개편의 일환이다. 또 새벽배송, 버티컬플랫폼 등이 확산되면서 하이퍼마켓과 글로벌패션 사업부가 독자적인 생존할 수 있는 시장환경이 조성됐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이를 통해 분할된 3사들이 외부에서 투자금을 유치할 가능성 등 다양한 선택지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이랜드리테일이 하이퍼마켓사업부문과 패션브랜드사업부문을 각각 물적분할해 분할신설회사 '이랜드홀푸드(가칭)'와 '이랜드글로벌패션(가칭)'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이달 22일 주주총회와 이후 채권자 이의 제출기간을 거쳐 10월 1일 기준으로 분할을 실시할 계획이다. 분할 이후 각 법인의 대표를 누가 맡을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
분할존속회사 이랜드리테일은 특정 매입 사업 부문을 통해 입점 수수료와 임대 수익을 유지하면서 부동산 개발 및 자회사 지분을 보유한 중간지주회사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742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76억원이다.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에는 매출 2조원 대에 영업이익 2000억원 대를 기록했다. 분할 이후에도 신설법인의 지분을 100%를 보유함에 따라 연결기준 사업기반과 재무구조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는게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다.
이랜드리테일은 그러나 이번 분할로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된다. 대표적으로 분할된 3사들이 외부에서 투자금을 유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컨데 하이퍼마켓사업부문에 투자하고자 하는 외부투자자가 있을 경우 물적분할 전에는 이랜드리테일에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불가피하게 리테일사업과 패션사업에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물적분할 이후에는 성장성이 높다고 보는 이랜드홀푸드에만 투자를 실시하는게 가능하다.
이랜드리테일 입장에서도 사업부문별로 한층 더 다양한 제휴나 투자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지난달 오아시스마켓에 330억원을 투자해 지분 3%를 확보했다. 하이퍼마켓인 킴스클럽과 시너지를 고려한 투자다. 분할 이후 각 사별로 이같은 투자나 제휴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분할 전이나 후나 비용이 나가는 것이 똑같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현금흐름이 달라질 것은 없다“며 “다만 뭉쳐 있는 것보다 분리했을 경우에 각각 사업부문 마다 형성돼 있는 독립된 시장에서 각 사들의 움직임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제휴와 투자가 자유롭기 때문에 여러가지 옵션을 가질 수 있다는게 최대 장점“이라며 “신용평가사를 비롯해 채권단의 의견도 긍정적이라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판단 할 것“이라로 설명했다.
특히 각 사업부문별로 상장을 추진해 나갈 가능성도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2016년 12월 코스피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 청구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랜드파크 아르바이트생 임금문제, 모기업 이랜드월드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이랜드월드가 되사들이면서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지분을 확보했다.
다만 분할한 법인에 대한 매각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 향후 분할되는 이랜드홀푸드, 이랜드글로벌패션 등이 그룹 내 다른 사업들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매각을 실시할 경우 의사결정 라인이 완전히 바뀌기 때문에 사실상 제3자와 거래를 해야 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분할은 올들어 공동 대표이사에 오른 윤 대표가 리테일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는 사내 메일로 임직원들에게 발송한 취임사를 통해 “유통산업의 구조가 변하고, 시장의 순위가 급변하는 지금이 제2의 성장을 이뤄낼 적기”라며 “각 사업부문이 시장과 고객에 맞춰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고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당연하게 여겨온 기존 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그룹 또다른 관계자는 “유통시장의 경쟁이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온라인, 오프라인 2개 중 하나의 채널로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두가지를 모두 잡아야 생존할 수 있는 시기인데 법인의 규모가 크면 시장 상황의 변화에 발빠른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랜드리테일을 3개 법인으로 분할해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더욱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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