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IPO 모니터]오아시스, 이랜드리테일 3% 보통주에 '이사 추천권' 준다SI 이랜드리테일에 권한 부여…“거래소 문제 제기 시 즉시 수정할 것”

최윤신 기자공개 2022-06-10 07:06:05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아시스의 최대주주인 지어소프트가 이랜드리테일에 오아시스 지분 3%를 매각하며 ‘이사 추천권’ 등 다양한 권리를 보장했다. 참여 지분이 많지 않은 주주에게 이사회 참여를 보장하는 권리를 주는 건 이례적이라 이목을 모은다.

일각에선 이사 추천권과 관련해 상장심사 과정에서 한국거래소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지어소프트는 이를 의식해 거래소의 요구가 있으면 이사 추천권을 협의, 수정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상에 명시했기 때문에 상장 과정에 문제가 되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례적 이사 추천권 부여, 거래소 요청시 수정 조항도 담아

지난 7일 지어소프트는 보유한 오아시스 지분 3%(84만2062주)를 이랜드리테일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약 330억원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오아시스의 현재 기업가치를 1조1000억원으로 평가해 책정됐다. 오아시스가 가장 최근 투자를 유치한 지난 2월(1조200억원) 대비 800억원 높아진 몸값이다.


양도하는 주식은 전액 보통주이지만 주주간 계약을 통해 이랜드리테일에 다양한 권한을 보장했다. 특히 이사 추천권이 부여됐다는 점이 이목을 모은다. 이사 추천권이지만 계약상의 내용을 고려할 때 원하는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리에 가깝다.

계약서에는 “매수인(이랜드리테일)은 대상회사(오아시스)의 이사회 구성을 위한 이사 1인 추천권을 가지며, 매도인(지어소프트)은 매수인이 지정한 자가 이사로 선임되도록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랜드리테일이 이사를 추천하면 지어소프트가 이에 대해 찬성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지분 매각 이후 지어소프트의 오아시스 지분율이 55.17%임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이사 선임권을 보장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다.

한자릿 수 지분율을 가지는 주주에게 이사회 참여권을 부여하는 건 이례적이다. 기업들은 통상 지분율이 적어도 10%를 초과하는 주주에게 이사 추천권 등을 부여한다. 이와 관련해 지어소프트 측은 “이랜드리테일이 확보하는 지분율이 많진 않지만 투자 금액과 인정해준 기업가치는 적지 않다”며 “전략적 투자자(SI)로서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이사 추천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이번에 부여한 이사 선임권이 오아시스의 거래소 심사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경영감시가 목적인 재무적투자자(FI) 측 이사와 달리 전략적투자자(SI) 측 이사는 특수한 이해관계를 위한 의사결정에 나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거래소는 2대주주인 아람코 측이 이사 선임권을 비롯해 과도한 주주권한을 가진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오일뱅크 측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해 주주간 계약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아시스의 경우 이랜드리테일 측이 갖는 지분율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부여된 이사 선임권이 더 과도한 주주권한으로 비춰질 수 있다. 상장 이후 다른 소액주주와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오아시스 측은 “계약상 거래소의 요청이 있으면 이사 추천권 관련 내용을 수정하기로 하는 조항도 담았다”며 “거래소가 문제를 제기할 경우 즉시 시정해 상장 조치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계약서에는 이사 1인 추천권과 관련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매수인의 지분율이 1% 이하로 낮아질 경우 △상장 절차 진행 시 한국거래소 등의 요청이 있을 경우 협의, 수정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사 추천권 외에 주어진 권한은 전략적 제휴와 관련한 내용이 담겼다. 오아시스와 이랜드리테일이 사업목적상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제휴 및 협업의 우선권을 갖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어소프트 관계자는 “통상적인 전략적 제휴의 내용”이라며 “앞선 상장 사례와 법률검토 등을 거쳤기 때문에 IPO 과정에서 문제의 소지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심청구 임박, 기업가치 큰 틀 제시돼

이번 투자유치는 IPO를 앞둔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를 어느정도 규정했다는 의미도 있다. 오아시스는 이달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방침인데, 이번 투자 유치로 밸류에이션 하한선이 제시됐고, 상한선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먼저 이번 투자 계약에 의거해 IPO 밸류는 적어도 주당 3만9189원을 넘어야 한다. 계약서 상 이번 투자 유치 금액 이상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상장이 진행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발행되는 신주의 규모에 따라 기업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명시된 상한선은 존재하지 않지만 예심 청구가 임박한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이번 매각 가격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유치는 전략적 협업을 통해 사업적 기대감을 높인 의미도 있지만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밸류에이션에 한계를 규정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랜드리테일은 이번에 확보하는 오아시스 지분에 보호예수를 설정할 예정이다. 전략적 협업 의지가 뚜렷하다는 방증이다. 투심 확보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