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7월 13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네시아는 대상㈜의 글로벌 사업이 시작된 상징적인 곳으로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해외사업 선봉에 서야 할 국가로 가장 먼저 꼽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대상㈜이 설정한 인도네시아 지역 매출 목표는 2030년 기준 1조4000억원이다.

대상㈜은 1973년 '미원 인도네시아(PT. MIWON INDONESIA)'를 설립하며 해외사업을 시작했다. 바이오, 식품, 전분당 등 그룹의 핵심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성장 잠재력으로 주목받는 할랄 식품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큰 곳이다. 향후 기업 외형 확대를 위한 전략 수립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작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상㈜의 지난해 해외 매출 1조1681억원 중 8666억원은 아시아 몫이었다. 아시아 매출 중 인도네시아는 50%를 차지했다. 해외사업의 핵심 지역은 넓게는 아시아로, 좁히면 인도네시아로 요약된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지역의 매출은 4360억원이다. 식품, 전분당, 바이오가 각각 1590억원, 1271억원, 1500억원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식품·전분당·바이오 전 부문 고른 성장

매출 증가 속도는 전분당 사업이 두드러진다. 2015년 '미원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부에 697억을 투자하며 뛰어들었다. 국내 소재시장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해외에서 매출 확대를 꾀하기 위한 생존 전략에서 출발했다. 전분당 사업 진출은 기존 MSG 위주의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효과도 있었다.

2016년 말 완공된 인도네시아 전분당 공장은 2017년 3월 처음 생산을 개시했다. 생산 능력은 연간 15만톤으로 파악됐다. 2017년 394억원의 매출은 빠르게 증가해 2018년 786억원, 2019년 877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2017년 대비 223% 증가한 규모다.

전분당 사업 진출 3년 만에 옥수수 전분·고과당 시장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인도네시아 선두 전분당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대상㈜ 측은 "국내 전분당 공장 운영 노하우와 인도네시아 MSG 공장, 필리핀 물엿공장 신설 등 해외 플랜트 건설 경험이 시장 안착의 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바이오사업의 경우 공정 자동화로 생산 능력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연간 8만2000톤가량의 MSG를 생산하고 있다. 50년 가까이 된 'MIWON'의 브랜드가 현지 시장 경쟁력으로 꼽힌다. 일본, 대만 등 중국산 MSG를 선호하지 않는 국가를 적극 공략해 매출 저변을 늘릴 계획이다.

식품 사업은 현지화 전략 성공 경험을 확장 이식하는데 공을 들인다. 공장 현지화는 인도네시아 식품 사업의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까라왕에 있는 식품 생산공장 (PT. Aneka Boga Nusantara)에서는 연간 2만톤 규모의 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김은 태국의 '타오케노이(Taokaenoi)'를 제치고 60%를 웃도는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커지는 할랄 식품시장, 최대 소비국 겨냥

인도네시아는 할랄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나라로 꼽힌다. 전 세계 4위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는 2억7000만명의 국민 중 약 87%가 이슬람교를 믿는다. 말레이시아와 함께 세계 최대 할랄 식품 소비국으로 통한다.

10여년 전부터 할랄 식품을 출시하며 토대를 다진 대상㈜에게는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다진 할랄 식품 경쟁력을 발판 삼아 인접 할랄 국가를 공략할 계획이다. 무슬림 인구는 전 세계의 24%를 차지하는 약 19억명으로 비무슬림보다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할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금융분야를 제외한 인도네시아 할랄 소비시장 규모는 1840억달러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25년까지 연평균 13% 성장해 3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오는 2024년 10월부터 할랄 인증이 없는 제품은 유통이 금지된다.

대상㈜은 10여년 전 부터 할랄 인증 식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해왔다. 인도네시아 전용 브랜드로 2010년 론칭한 '마마수카(MAMASUKA)'를 앞세워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현지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진행하는 MUI 인증을 중심으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MUI 할랄 인증은 전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높다고 한다. 대상㈜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토대로 인접국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할랄 국가 진출을 비롯해 향후 중앙아시아와 중동까지 할랄 사업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거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대상㈜은 인도네시아 MUI 외에 한국이슬람중앙회, UAE 할랄 인증기관 ESMA 등을 통해 주요 제품의 할랄 인증을 획득했으며 품목 수는 현재까지 총 70여개에 이른다. 종가집 김치, 순창 고추장을 비롯해 스낵, 조미김, 시즈닝김, 빵가루, 커프림, 대두유, 올리브유, 물엿, 쌀엿, 당면, 맛소금, 미역, 다시마 등이다.

대상㈜의 할랄 제품 수출액은 2011년 6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기준 100억원을 넘어섰다. 수출 외에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의 할랄 제품 매출은 500억원에 이른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더 많은 할랄 인증 품목을 확보해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 중국, 중동 등 전 세계 시장 문을 두드릴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