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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한양디지텍, 'PC→서버용모듈' 체질개선 효과 '톡톡'①주력 제품 변경, 작년 영업익 333% 성장…삼성전자 매출 의존율 '부담'

구혜린 기자공개 2022-07-18 07:58:47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2022년 5월 기준 전체 1554개 코스닥 상장사 중 442개사(28%)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71개사가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3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양디지텍은 반도체 메모리 모듈 제조 전문기업이다. 지난 2004년 4월 한양이엔지 메모리모듈 사업부문의 인적분할로 설립됨과 동시에 코스닥 시장 문턱을 넘었다. 한양이엔지 사업부 시절을 포함하면 업력이 긴 편이지만, 그간 주목할 만한 실적을 내진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익성 개선의 영향으로 덩달아 주가도 뛰었다.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기는 가운데 주력 제품을 PC용 메모리 모듈에서 서버용 메모리 모듈로 전환한 덕분이다. 추후 한양디지텍의 명운은 전체 매출의 91%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서버용 반도체 수요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생산기지 이전, 단가 높은 제품에 주력

한양디지텍은 지난해 영업이익 300%대 성장이란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034억원으로 전년대비 9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00억원으로 333%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42억원으로 436% 늘어났다. 오랜기간 3~4%대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도 10%대에 근접한 9.89%로 개선됐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생산기지를 전면 재편한 게 '한 수'였다. 한양디지텍은 지난 2019년 기존에 있던 중국 소재 공장을 104억원에 매각하고 베트남에 신공장을 설립했다. 이곳에 서버용 및 PC용 메모리 모듈 양산 체계를 구축, 2018년까지 12만개에 불과했던 일 평균 메모리모듈 생산능력(CAPA)이 올해 3월 말 기준 22만6800개로 2배가량 확대됐다.

생산기지 이전·확장과 더불어 주력 제품 자체를 변경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한양디지텍은 PC용 메모리 모듈 생산에 치중했으나, 베트남 공장 신설 이후 서버용 메모리 모듈 생산량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버용 메모리 모듈은 PC용 메모리 모듈 대비 단가가 더 높다. 2014년~2018년 한양디지텍의 평균판매단가는 2810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2021년에는 5152원으로 상승했다.

실적 성장으로 우량기업부 승격이란 기쁨도 맛보게 됐다. 한때 한양디지텍은 흑자전환이 요원해 보였다. 2017년은 생산 물량 축소로, 2019년은 베트남으로 공장 라인을 옮기는 과정에서 적자를 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스닥 소속부서 승격 요건에서 수익성 지표(최근 3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 5% 또는 당기순이익 30억원 이상)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한양디지텍 관계자는 "중국 공장보다 베트남 공장이 규모가 커 자연스럽게 생산량이 증대됐다"며 "중국에선 PC용 메모리 모듈을 주로 생산했으나, 베트남은 단가가 높은 서버용 메모리 모듈이 주력이라 매출도 늘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향 매출비중 91%, 반도체 업황에 민감

서버용 메모리 모듈 생산량은 올해 더 늘어날 예정이다. 한양디지텍에 따르면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메모리 모듈의 비율은 서버용이 70%, PC용이 30% 수준이다. 베트남 공장의 전체 캐파가 확대되면서 서버용 메모리 모듈의 생산량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한양디지텍의 캐파는 전년동기대비 60%가량 확대됐다. 베트남 공장 내 설비 투자를 지속했고 가동률 자체도 향상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방산업이다. 지난해 기준 한양디지텍은 전체 매출 중 반도체 메모리 모듈 사업부문에서 95%, IP통신 장비 사업부문에서 4% 매출이 발생했다. 인터넷 전화기, VoIP 어댑터, 무선AP 등 IP통신 장비도 생산하고 있긴 하나, 메모리 모듈 의존율이 절대적이다. 이는 노트북 등 소형 전자기기용 반도체나 서버용 반도체 수요 감소시 한양디지텍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단 의미다.

대부분의 매출을 삼성전자 한 곳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양디지텍의 메모리 모듈 사업부문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95%다. 삼성전자가 한양디지텍 전체 매출의 91%를 책임지고 있단 계산이 나온다. IP통신 사업부문의 경우 KT와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으나, 메모리 모듈은 매출처가 삼성전자 한 곳으로 일원화돼 있다.

이런 이유로 올해도 외형 성장폭이 지난해와 같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최근 반도체 업황은 부정적인 신호가 쌓이고 있는 상태다. 글로벌 유수의 반도체사들은 서버용 반도체의 주요 용처인 데이터센터의 투자 규모를 축소해 발표하고 있다. 별도의 수주 공시 없이 삼성전자로부터 수시로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한양디지텍의 경우 위험 부담이 있는 셈이다.

한양디지텍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외주 가공 업체이다보니 매출처 다변화가 중요한 회산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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