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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부장 2.0 돋보기]'캐파 확대 분주' 엔켐, 목표치 4배 늘린다①2025년 연간 80만톤 전해액 생산 목표, 원재료 수급 불안 해소 총력

김소라 기자공개 2022-07-21 09:52:04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업종이 주도했다. 이 트렌드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 속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는 코스닥 시총 순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았음은 물론 기업의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방증이다. 더벨은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2차전지 소부장 강소기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5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엔켐'은 올해 목표로 했던 사업 전략을 대대적으로 손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생산능력(CAPA) 확보 추정치다. 기존에 예상했던 수치 보다 큰 폭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주요 고객사인 배터리 셀 업체들의 과감한 생산능력(CAPA) 확대 정책 추진에 따라 향후 예상되는 수요 증가 흐름에 대비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엔켐은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전해액 생산 거점을 통틀어 최소 80만톤(t)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어림잡아 2026년에 100만톤 규모의 전해액을 소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2025년 22만5000톤 규모의 캐파 증설을 예상했으나, 2차전지 완제품 업체의 투자 확대 정책에 힘입어 캐파 목표치를 기존보다 4배 더 늘리기로 결정했다.

◇배터리 셀 공장 인근 '현지화' 전략, 생산력 증대 집중

엔켐은 지난 2012년 설립돼 10여년간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해액을 생산하는 사업을 영위했다. 전해액은 2차전지, 즉 배터리 내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지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혈액에 비유되기도 한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과 더불어 2차전지 4대 소재로 꼽힌다.

배터리 소재 업체와 주요 베터리 셀 고객사 간 공급관계./ 사진=엔켐

엔켐은 신속한 현지화 전략으로 국내 전해액 시장점유율 1위 자리에 올라섰다. 현재 천안 공장을 비롯해 중국, 폴란드 등 현지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전해액은 혈액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유통기한이 있고, 25도 이하에서 관리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전해액 생산기지가 2차전지 완제품 제조 공장과 인접할수록 제품 공급에 더 유리하다. 전해액 납품 업체 입장에서 완제품 제조 공장과의 거리는 수주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엔켐은 추가로 중국 2공장과 헝가리 공장을 짓고 있고, 미국 조지아에 위치한 공장은 늦어도 다음달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이러한 발빠른 행보가 가능했던 것은 올해 2차전지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도래한 덕이다.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지연됐던 투자들이 최근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국내 주요 배터리 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 2차전지 생산능력 목표치를 기존 440기가와트시(Gwh)에서 520Gwh로 상향 조정했다. 'SK온'과 '삼성SDI' 역시 2025년경 각각 220Gwh, 120Gwh까지의 배터리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 1위 배터리 셀 업체인 'CATL'의 캐파는 600Gwh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엔켐 입장에선 더 많은 전해액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만 갖춘다면 얼마든지 급증하는 고객사 수요에 맞출 수 있는 셈이다.

엔켐은 지난해 11월 상장 직후 주가가 13만6000원까지 치솟으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방증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약 1년6개월만에 1.0%로 상향 조정되는 등 서서히 유동성 장세가 거둬들여지는 시점이였음에도 상장한지 채 한달도 안돼 주가가 공모가 대비 3배 넘게 뛰어오른 것이다. 당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950억원을 조달했다.

◇원재료 조달 불확실성 제거 과제, 자체 수급 기지로 돌파구 마련

다만 최근 리튬염, 솔트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약화는 엔켐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엔켐은 지난해 214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54%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흑자를 기록했던 2020년과 달리 2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판매관리비로만 2402억원을 지출했는데, 원재료매입액이 173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증가폭으로 따지면 1년간 원재료 매입에 드는 비용이 80% 더 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엔켐은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말 '허난성 비철금속공업(HENAN PROVINCE NON-FERROUS METAL INDUSTRY)'과 원재료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조기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586억원의 자금을 미리 지급하는 건이다. 이는 올해 1분기 말 자기자본 대비 28% 수준이다. 지난 3월엔 521억원을 들여 중국 'DFD 양푸 신소재(DFD Yangfu New Materials)' 지분 15%를 취득했다. 이 회사는 중국 리튬염 생산업체 '다불다화학(DFD)'의 자회사다. 원재료 생산업체에 직접 투자, 수급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더불어 오정강 엔켐 대표는 현재 최대주주로 있는 '아틀라스팔천'을 통해서도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경로를 뚫고 있다. 아틀라스팔천은 지난해 12월 '광무(구 릭스솔루션)'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억원을 납입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대주주 지위까지 올랐다. 광무는 올초 2차전지 전해액 원재료 제조사 '엠아이팜제천'을 흡수합병하며 기존 통신부문에서 2차전지부문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겼다. 이달 초 엔켐을 대상으로 92억원 규모의 리튬염을 공급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엔켐 관계자는 "고객사 배터리 생산 공장과 거리가 가까울수록 품질 이슈에 대한 보장이 수월하기 때문에 제품 수주 시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며 "따라서 고객사 설비 투자와 비례해 공격적으로 해외 공장을 짓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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