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2조딜 OK' 조영식 회장, 글로벌 기업 변신 '통큰 베팅' 에스디바이오센서, 메리디안 인수로 해외 영업망 완성…'상호보완' 미래 성장 방점
조세훈 기자공개 2022-07-15 08:18:21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4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체외진단 전문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인수합병(M&A)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증해 '곳간'이 늘어난 효과를 빠른 확장 전략으로 전환해 영구적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았다.올 상반기까지 유럽, 중남미 진단기업 인수로 수직적 거점을 확보했으며 이달에는 미국 메리디언을 사들이며 상호보완을 위한 수평적 인수까지 해냈다. 전 세계 네트워크와 진단 분야, 시약 원료 생산으로의 상품군 확대를 이뤄내며 단번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 SJL파트너스와 손잡고 미국 진단기기 업체인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를 2조원에 인수했다. 상장폐지 절차 등을 고려해 올해 말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한다.
이번 인수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어느정도 마무리했다. 2010년 설립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형광 면역분석기, 잠복 결핵 진단시약, 분자진단시약, 혈당측정기 등 다양한 체외진단기기를 개발·생산한 업체다. 코로나19 이후 호흡기 감염 진단 제품의 폭발적 매출 증가로 급성장했다. 2019년 73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지난해 매출 2조9300억원으로 40배 가량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1조3640억원에 달하며 '캐시카우' 업체로 도약했다. 올 1분기에도 1조388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팬데믹 시대의 최대 수혜업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발빠른 M&A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조단위 영업이익으로 곳간이 넉넉한데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도 여전히 남아있어 실탄은 충분하다.
첫 단추는 수직적 네트워크 구축으로 삼았다. 소규모 진단업체를 사들여 현지 매출 거점을 구축하려는 포석이다. 지난해 11월 브라질 시장 2위 진단기기 기업 에코 디아그노스티카를 470억원에 인수하며 중남미 시장 거점을 만들었다. 올해 3월에는 독일 베스트비온을 161억원에, 4월에는 이탈리아의 리랩을 619억원에 사들였다. 모두 현지 진단기기 업체로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를 했다.
원래 강점인 아시아, 중동 시장과 M&A로 유럽, 중남미 시장을 개척했지만 세계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을 약 40% 차지하는 미국 시장 공략은 여전히 풀어야하는 숙제였다.
이에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은 지난해 중순 크로스보더에 특화된 SJL파트너스와 미국 진단기업 인수를 본격 논의했다. 100여개 넘는 미국 기업들을 검토했으며 가격 적정성, 인수 후 시너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메리디언을 최종 인수 후보자로 낙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한 SJL파트너스가 메리디언 측과 논의를 진행했으며 현지 실사 등을 거쳐 일년 만에 거래 합의에 도달했다. 기업의 조단위 M&A로써는 비교적 짧은 검토 기간이지만 조 회장의 결단이 딜 클로징에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조 회장은 이번 인수가 수평적 M&A로 상호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우선 영업망 네트워크가 보완적이다. 메리디언은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호주 시장에 진출했으며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영업망을 가지고 있다. 두 회사의 영업 네트워크를 합치면 전 세계 대다수 지역을 공략할 수 있다. 여기에 메리디언을 통해 FDA 승인 등을 통하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미국 진출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진단 부문과 시약의 원료 생산에서도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메리디언은 소화기 진단 부문 미국 1위 기업이며 미국에서 유일한 소아 납 중독 진단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호흡기 질환 진단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시약 분야에서 메리디언은 분자진단 시약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동결건조 없이 드라이오븐에서 수분을 증발시키는 건조방식으로 비용 및 처리시간 절감에 상대우위를 지니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회사인 바이오노트 역시 동물용·인체용 진단시약을 만들고 있다. 두 기업은 각 회사를 통해 캡티브(전속)물량을 상호 제공해 성장성·수익성이 높은 부문을 빠르게 키워나갈 수 있다.
업계에서도 이번 M&A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딜로이트안진 생명과학 헬스케어 산업 리더인 황지만 파트너는 "과거 딜이 유럽, 남미 거점 확보를 통한 판매망의 안정적 구축에 있다면, 이번 딜은 사업의 영속성, 지속성장을 위한 전략적 인수"라며 "전염성 질환에서 안정적인 수요 창출을 위한 만성질환 영역으로의 진출, 미국 거점 확보는 중장기적 성장 전략에 있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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