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시장, 경쟁력·역량 갖춘 VC 위주로 재편 될 것" [제2 닷컴버블은 없다]⑦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김제욱 부사장·곽상훈 전무 "경쟁력 있는 초기 회사, 성장 기회 많을 것"
이윤정 기자공개 2022-07-21 07:30:09
[편집자주]
그 동안 벤처캐피탈업계는 저금리 기조 속에 큰 호황을 누렸다. 다양한 형태의 자금이 몰렸고 벤처캐피탈은 뛰어난 투자 실적으로 화답했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 금리 인상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데다 벤처캐피탈의 주 회수시장이던 IPO 마저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벤처캐피탈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더벨이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로부터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5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현재 벤처투자업계가 위기로 언급될 만큼 유동성 위축을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내실 있고 경쟁력 있는 운용사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 역시 보수적인 기조로 대규모 자금 투입이 위축되겠지만 실력 있는, 초기 단계의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성장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15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회수 시장이 매우 경색된 상황인 것은 맞다"며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자본시장 경색과 금리 상승, 경기침체 조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금융기관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비상장 장외시장도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시장도 회수 시장의 영향을 받아 최근 벤처 투자자금 집행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심리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회수 시장에서 촉발된 경색이 투자와 펀딩 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연쇄적인 위축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부사장은 글로벌 자본시장과 국내 유통시장의 위축이 국내 벤처투자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그로스 단계의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로스 단계에 투자하는 해외 자금이 크게 위축돼 국내 대형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회수시장에 대해서는 이 같은 경직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펀딩시장에 대해서는 위축 상황이 지속되기는 하겠지만 모든 벤처캐피탈에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 동안 풍부한 유동성으로 문턱이 낮았던 펀드레이징 시장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그는 "실질적인 역량과 경쟁력을 갖춘 운용사 위주로 펀딩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 측면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 부사장은 "투자시장은 낮아진 밸류에이션 환경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며 "특히 경쟁력 있는 초기 회사들에 대한 투자는 위축되지 않고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운용사들의 합세로 최근 벤처투자 트랜드로 자리잡았던 중기, 후기 즉 그로스 단계의 100억원, 1000억원 단위의 대규모 투자 대신 초기 단계의 소규모 투자가 각광 받을 것이란 의견이다. 단, 운용사들의 보수적인 투자 정책으로 강도높은 투자 검토가 이어져 경쟁력 있는 초기 기업을 전제로 했다.
김 부사장은 벤처업계에 드리워진 버블에 대해 꼭 부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내 풍부한 벤처투자자금의 유동성이 버블을 초래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비대면 관련 IT 기업들과 바이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버블 현상이 초래된 측면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불순한, 인위적인 힘으로의 밸류에이션 상승이 아닌 여러 대외 변수, 수요와 공급으로 자연스럽게 밸류에이션이 상승한 이상적인 밸류에이션 버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금리 상승, 경기침체 우려 등 또 달라진 대외 변수에 맞춰 자연스럽게 다시 밸류에이션 조정 과정을 거칠 것이란 설명이다.
김 부사장 역시 향후 투자 방향에 '수익성'을 방점으로 찍었다. 그는 "모바일 환경에서 혁신을 만드는 회사들이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1999년 닷컴 버블때와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다만 수익성을 추구하지 않고 무분별한 자금 집행을 통한 성장만을 지향하는 회사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며 수익성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
앞으로 투자에서 회사의 수익성을 비중있게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바이오 부문에서도 일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그 동안 일궈 놓은 사업 성과들이 평가절하된 측면을 아쉬워 했다. 투자자와 시장 모두 이전과는 상당히 성숙해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다는 의견이다.
곽상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대표기업의 단기간 압축적 성장으로 국내 산업에서 바이오의 위상이 달라졌다"며 "국내 연구인력과 산업의 수준 상승으로 바이오 생태계는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섹터에 대한 과도한 인적 및 물적 투자는 이러한 발전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수반된 지적과 우려라는 의견이다.
이어 "바이오의 경우 국내 생태계가 글로벌로 확장되기 위한 단계에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최근 투자 상황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는 바이오 기업에 대한 재평가 및 수혜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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