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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슨캐피탈을 움직이는 사람들]'우수운용사'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김수민 대표①3인 파트너십 '구심점', 창업자로서 정상급 하우스 도약 이끌어

이영호 기자/ 서하나 기자공개 2022-08-30 08:17:54

[편집자주]

유니슨캐피탈코리아는 국내에서 미드캡 바이아웃 전문 운용사로 자리매김했다. 소비재·건강기능식품·서비스 분야 1위 기업에 대한 명확한 타깃팅 투자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차 성공 신화로 국민연금 '우수운용사' 타이틀을 따낸 유니슨캐피탈코리아의 핵심 인력을 더벨에서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1일 13: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유니슨캐피탈코리아(이하 UCK)는 국민연금 우수운용사로 선정됐다. 기관투자자(LP) 가운데서도 대표격인 국민연금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르다. UCK가 2014년 처음 펀드를 설립한지 8년 만에 일군 성과다. 이제는 내로라하는 정상급 하우스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CK는 김수민 대표(사진)가 창업했다. 김 대표는 골드만삭스, 베인앤컴퍼니를 거치며 글로벌 투자은행(IB), 컨설팅 경험을 두루 갖췄다. 치밀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업무추진력이 뛰어나고, 집요하게 성과를 내는 사람으로 통한다. 그의 행보를 보면 이러한 업무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있다.

치밀함·추진력·집요함으로 승부…'블루오션' PE시장 입문

김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프라이빗에쿼티(PE)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로 승진하면서 프라이빗에쿼티그룹(PEG) 한국 대표를 맡으면서다. PE 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김 대표는 특유의 치밀함과 실행력을 발휘했다. PEG는 신사업에서 베인앤컴퍼니 매출 25%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으로 성장했다.


이 때의 경험이 김 대표를 창업으로 이끌었다. 김 대표는 클라이언트였던 국내외 운용사(GP), LP와 일하면서 PE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했다. 2010년대 초 국내 PE 시장은 양극화된 상태였다. 대규모 바이아웃 딜은 글로벌 하우스가, 중소형 마이너리티 딜은 국내 하우스가 도맡는 구도였다.

소위 ‘미드캡 바이아웃’이라 불리는 중견기업 경영권 인수 시장은 블루오션이었다. 높은 수익률이 발생하는 해외 시장과는 정반대 양상이었다. 글로벌 하우스는 펀드 규모에 비해 딜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진입하지 않았다. 국내 GP는 가격 하방 리크스로 바이아웃을 꺼렸다. 손이 많이 가는 딜이라는 점도 기피 이유였다.

김 대표는 2011년 베인앤컴퍼니에서 퇴사했다. 미드캡 바이아웃 전문 GP를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컨설팅 경험으로 중견기업의 밸류업 기회가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의욕과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트랙레코드였다. 김 대표는 사업계획서를 들고 비전과 사업계획을 뒷받침해줄 해외 GP를 찾았다. 그 중 하나가 아시아 최초 독립계 GP이자 미드캡 바이아웃으로 명성을 얻은 유니슨캐피탈이었다. 창업자가 재일교포 강중웅 회장이라는 점도 인연이었다.

김 대표는 강 회장과 유니슨캐피탈의 파트너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결국 이들의 도움을 받아 UCK를 창업했다. 하지만 설립 직후 펀드레이징에 실패하면서 김 대표는 2년간 야인처럼 지냈다. 기다림 끝에 2014년 국민연금을 앵커 LP로 한 1호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했다.

1호 블라인드펀드는 오늘날 UCK를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글로벌 밀크티 브랜드 ‘공차’를 비롯해 △웨딩홀 운영업체 '아펠가모' △식자재 수입유통기업 '구르메F&B' △건기식 유통업체 '에프엔디넷' 등 총 8건의 바이아웃 딜을 성사시켰고, 6개 포트폴리오를 엑시트했다. 공차 딜은 투자 5년 만에 투자원금 대비 6배 수익을 벌어들였다.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케이스 스터디로 다뤄질 만큼, 바이아웃 투자의 모범사례로 거론된다.

UCK는 1호 펀드 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 2호 블라인드펀드를 설립했다. 메디트, 오아시스마켓, 테라로사 브랜드로 유명한 학산 등에 투자했다. 현재 매각 추진 중인 메디트는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9년 공차 엑시트 이상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슨 3인방의 지휘자, ‘발로 뛰는 투자’와 ‘팀워크’ 중시

김 대표는 평소 성실함과 집요함을 강조한다. 숫자가 오가는 PE업계에서도 바이아웃 투자의 성패는 누가 한발 더 뛰고, 누가 끝까지 결과에 집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실제 김 대표는 딜 소싱을 위해 지방의 투자처를 수십번을 오고가기도 했다. 창업자와 신뢰관계를 쌓기 위해서다. 투자자와 창업자 간 협력관계는 투자 단계는 물론, 이후에도 이어진다. PE 주도의 밸류업은 창업자 협조 없이는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차, 메디트 역시 창업자가 UCK에 밸류업 전략을 전적으로 맡기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한 사례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러한 투자 철학은 UCK가 프라이빗딜에 특히 강한 이유로 지목된다. 김 대표는 공개입찰에 가급적 뛰어들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역시 프라이빗딜이 대부분이다. 그래야만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하고, 밸류업 기회를 파악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수의 LP가 기꺼이 투자금을 맡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UCK의 트로이카 체제도 김 대표의 구상에서 나왔다. 신선화 파트너, 곽승웅 파트너도 모두 김 대표와 비슷한 투자철학을 갖고 있다. 이들 모두 하드워커에 현장을 직접 누비는 스타일이다. 여성 소비자의 안목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신 파트너의 인사이트, 이공계 출신 곽 파트너의 수리적 분석력, 지휘자로서 김 대표의 기획력과 추진력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필요할 때는 세 파트너가 한꺼번에 딜에 관여하는 체제가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딜마다 각 본부가 전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대표는 본부별 칸막이를 두기보다는 다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것이 더 좋은 투자결과로 이어진다고 판단했다. 세 사람은 투자 성과도 같이 나눈다. 이들이 파트너이자 운명공동체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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