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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 '환 오픈' 전략에 담긴 자신감 해외 매출비중 66%, 환리스크 노출에 높은 순익 변동폭…매출은 꾸준히 상승 기조

손현지 기자공개 2022-07-25 10:27:36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2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동나비엔은 해외수출을 도모한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해외자산에 대한 '환 오픈'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환 오픈이란 환 헤지를 하지 않고 외환시장에 발생하는 환율 변동성에 자산을 노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동나비엔이 환 헤지를 하지 않는 건 해외 IR에서 일종의 자신감으로도 비춰진다. 환 변동기조에 가시적인 재무성과를 보여줄 수 없더라도 기술력만으로 충분히 해외 거래선,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의지다.

일찍이 북미, 러시아 등에 진출해 입지를 다진 영향도 크다.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멕시코 등 국가에서 현지법인을 거점삼아 영업을 하고 있기에, 굳이 외화를 원화로 바꿀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환차손 리스크 노출, "재무적 성과보단 자체 기술력으로 승부"

경동나비엔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총 2941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전년동기(2325억원)에 비해 26.5% 가량 증가한 수치다. 반대로 같은기간 순이익은 244억원에서 190억원으로 22% 하락했다. 물류대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지난 3월 이어진 루블화 약세 기조도 비용 증가에 한 몫했다. 경동나비엔은 타사에 비해 외화자산 보유량이 많은 편이라 환율변동에 따른 순익 변화도 크다. 올들어 14~16원대에서 움직이던 원-루블화 환율은 지난 3월 8원대까지 떨어졌다. 러시아의 침공 우려로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감돌면서 루블화 약세가 나타나자 외환차이에 따른 비용이 커졌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변동폭이 커서 이익 측면에서도 변동이 커 보이는 것"이라며 "매출은 꾸준히 상승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은 2019년 7743억원, 2020년 8734억원, 작년 1조1029억원 등으로 꾸준한 상승기조를 보이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나날이 수출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해외매출 비중은 작년 3월 34%에서 올해 3월 66%로 두배 가량 확대됐다. 국내 보일러 전체 수출물량의 80% 정도를 책임진다. 주 수출 무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등이다. 북미지역 매출은 국내 매출을 두배 가량 뛰어넘는 수준이며, 러시아 매출 비중은 북미 다음으로 크다.

그만큼 환 리스크도 크다. 환율변동위험에 노출되는 환포지션 주요 통화는 달러, 유로화, 엔화, 위안화, 파운드화, 루블화 등이 있다.

경동나비엔은 오래전부터 '환 오픈'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환변동 기조에도 선물환, 외환스와프, 환변동보험 등으로 헤지를 하지 않는 편이다. 투기적 외환거래를 지양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

자체 글로벌 환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각 개별회사의 환위험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할 뿐이다.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환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입등의 경상거래 및 예금 차입 등의 자금거래시 현지통화로 거래하거나 입금 및 지출 통화를 일치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유로화로 거래하는 등 장치도 마련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관련해 "제품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의 일환이다, 외환 차이에 따른 수치는 장부상의 수치로 실제 영업능력이 훼손되는 건 아니다"라며 "재무적으로 실적을 보여주지 않아도 북미, 유럽 등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K-보일러의 ESG경영관, 북미·러시아·영국 사로잡다

물론 최근처럼 루블화, 달러 강세기조가 이어질 땐 해외자산이 많아 환차익만으로도 장부상 순이익 증대효과를 볼 수 있다.

21일 원달러 환율은 1307.70원으로 연초 1100원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달러·루블 환율은 54루블로 올들어 달러대비 루블 가치가 40% 넘게 뛰었다. 대 러시아 제재에도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본통제 영향으로 루블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2006년부터 국내 보일러 산업의 성장 한계에 직면했던 경동나비엔은 포트폴리오를 내수 중심에서 해외 중심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는 2013년 후발주자로 진출했다. K-보일러 한류 신화를 꽃피우며 현지 국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법인 설립 첫해인 2014년에는 27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2016년에는 300억원대를 넘어섰다. 2018년 러시아 진출 보일러사 최초로 누적판매 100만대를 넘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경동나비엔은 별도로 IR조직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북미와 유럽, 러시아에서 긍정적인 판매수익을 낼 수 있었던 건 ESG중심의 경영가치관도 한 몫했다.

경동나비엔 브랜드명에서 나비엔(Navien)은 안내자(Navigator)와 에너지(Energy), 환경(Environment)의 합성어다. 쾌적한 생활환경을 만들어가는 에너지솔루션 기업이란 뜻이다. ESG경영철학이 유럽에서 인정받을 수 있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경동나비엔은 유럽최대 경제인연합회(AEB)에도 현대건설, 현대상선 등의 국내 기업과 함께 가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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