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은 고기를 대체하는 식물성 소재 'TVP(Textured Vegetable Protein)'를 자체 개발해 제품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조리 과정에서 열을 가한 뒤에도 맛과 식감이 유지돼 다양한 제형으로 제품화가 가능한 만큼 한식뿐 아니라 양식 등에도 적용해 수출 확대를 모색한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식물성 식품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끌어오겠다는 목표다.

◇자체 TVP 및 생산라인 구축, '플랜테이블' 만두 20여개국 수출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기술을 가진 기업이 미래 시장 판도를 움직일 것으로 보고 2016년부터 사업을 준비해왔다.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 탓에 육류를 포함한 식품의 수출이 제한되는 게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다.

약 5년간 식물성 식품소재 개발 등에 집중해온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부터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작년 12월 비건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론칭하고 만두와 김치를 시작으로 식물성 식품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인천 2공장에 연 1000톤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브랜드 출시 6개월 만에 미국, 일본, 호주 등 20개국 이상으로 수출국을 늘렸다. 미국, 싱가포르 등 국가에서는 소비자 호응이 높아 취급 품목을 확대했다. 향후 국내외 사업 확대에 맞춰 생산라인 추가 증설도 검토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이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한 TVP는 제품 라인업 확대 속도에 날개를 단 주인공이다. 이 소재는 대두·완두 등을 자체 공법으로 배합해 만든 식물성 단백질이다. 단백질 조직들이 촘촘히 엉겨 붙도록 만듦으로써 실제 고기와 유사한 육질과 육즙을 구현했다.

조리 과정에서 열을 가한 후에도 고기의 맛과 식감이 유지되기 때문에 다양한 제형으로 제품화할 수 있다. 국·탕·찌개 등 한식은 물론 양식에도 적합하다. 이달 선보인 신제품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주먹밥 등에도 적용됐다.

이를 활용해 올 4분기까지 수출용 냉동식을 만들어 식물성 식품 구매가 활발한 유럽을 우선 공략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식물성 식품 시장 규모는 영국 8214억원, 독일 3796억원이다. 연간 시장 성장률은 각각 15.6%, 11.3%로 높은 편이다.

대체육 외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식품 사내벤처 프로그램 '이노백(Inno 100)'을 통해 곡물 샐러드 제품을 사업화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5월엔 우유 단백질과 유사한 필수 아미노산 8종을 함유한 고단백·고칼슘 대체유제품을 만들어 '얼티브 플랜티유' 브랜드로 선보이기도 했다.

◇'오너 4세' 이선호 담당 지휘, '클린라벨' 등 대체단백 소재 확보 추진

식물성 식품사업은 식품전략기획1담당의 플랜트 베이스드팀에서 맡고 있다. 올해 초부터 오너 4세인 이선호 경영리더가 지휘하고 있는 조직이다. 이 경영리더는 지난해 글로벌비즈니스플래닝팀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CJ제일제당의 차세대 신사업까지 맡게 됐다.

식품전략기획1담당에서 이 경영리더는 식물성 제품 라인업 확대 아이디어와 파트너십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급식업체와 협업을 강화하고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늘리는 등 식물성 식품을 경험할 수 있는 B2B 채널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식물성 식품사업 중 스타트업 연계 등 외부 협업도 추진한다. 관련 업무는 식품전략기획2담당 산하의 뉴 프론티어(NF)팀에서 담당한다. 식품전략기획2담당은 삼성증권 출신의 배혜원 경영리더가 맡고 있다.


예컨대 미국 등 글로벌 회사와 협업을 통해 클린라벨 천연 결착소재를 확보하고 있다. 클린라벨은 GMO나 알러지 성분을 무첨가한 천연 재료 등을 뜻한다. 또 국내외 식물성 식품 관련 브랜드와 인프라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 및 사업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대표 식물성 식품 스타트업 그린레벨(Green Rebel)에 투자해 할랄 기반 동남아 국가 진출에 대한 협업을 논의 중이다. 지난해 투자한 미국 대체 유제품 기업 미요코스 크리머리(Miyoko's Creamery)와는 대체버터나 대체치즈가 함유된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맛과 품질은 물론 영양성분과 클린라벨 등 대체 단백과 천연 조미소재 연구개발도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밖에 지속 가능한 미래 식량 확보를 위해 버섯 등 균사체를 이용한 발효단백 및 배양육 연구개발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