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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투자유치 전략]K-게임 눈뜬 투자자 잡아라…IR 역량 키우는 게임사들①블록체인 결합, 10년만의 패러다임 변화 예고…NFT·P2E 혜안에 장기투자자도 관심

손현지 기자공개 2022-08-08 10:55:22

[편집자주]

게임업계가 큰손 투자자와의 관계 형성에 열성이다. 자금시장에 돈줄이 마른 상황에서도 게임산업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블록체인과의 융합이 용이한 만큼 향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게임사들도 투자유치를 위한 물밑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IR 등 대외 홍보역량을 강화하는 것부터 내실을 다지기 위한 R&D 등 다양한 행보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4일 08:04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초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국내 게임사 '3N' 중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깜짝 지분투자를 해 이목을 끌었다. PIF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펀드로 약 600조원을 굴리는 막강한 경제적 영향력을 지닌 펀드다.

PIF 베팅에는 단순히 빈 살만 왕세자가 '게임광'이라는 이유만 있는 건 아니었다. 게임산업의 패러다임이 블록체인을 접목한 형태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이뤄진 선제적인 투자 행보로 평가된다. 중동지역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다고 한다.

국내 게임사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IR(Investor Relations)에 힘을 주고 있다. IR은 단순한 투자 유치활동에서 그치는게 아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새로운 정보, 트렌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루트다. 잠재적으론 파생 사업까지 함께 구상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게임사마다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블록체인과 융합한다고?…큰손 투자자 '기웃'

게임 패러다임은 어떤식으로 변하고 있을까. 국내 온라인 게임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굵직한 두번의 변천사를 거쳤다. 모두 기술 트렌드 변화와 궤를 함께했다.

오락실 세대를 거쳐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게임 산업을 장악한 건 'PC' 플랫폼이다. '모바일' 플랫폼은 2010년부터 약 10년간 바통을 이어받았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무선통신의 발달과 함께 장소불문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카카오톡의 '게임하기' 기능과 연계된 모바일게임 콘텐츠가 급성장했던 시기다.

모바일 패러다임 변화는 게임을 즐기는 방식부터 장르까지 많은 것을 바꿔놨다. 예컨대 모바일 내에서도 MMORPG와 배틀로얄 같은 하드코어 장르를 즐길 수 있도록 추가된 '오토' 기능은 게임을 '하는' 것에서 '보는' 문화로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게임업계는 2020년대 또 한번의 패러다임 변화 기로에 서 있다. 바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NFT(대체불가능토큰)와 P2E(Play to Earn) 게임이다. 게임의 비즈니스모델 구축때부터 게임 재미의 한 요소로 돈버는 재미를 추가했다. 이를 구현하는 기술은 바로 블록체인이었다. 기존 게임 내에서도 아이템을 거래하고 가상의 자산을 벌어들이는 활동이 존재했던 만큼 그리 어색하지 않은 구조였다.

국내 게임사들은 너도나도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P2E게임 개발에 열성이다. 위메이드를 선두로 국내 중소형 게임사, 대형 게임사까지 가세했다. 위메이드가 최초로 기존 게임 지적재산권(IP)에 대체불가능토큰(NFT)과 P2E 개념을 적용시킨 '미르4'를 흥행시키며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국내에선 규제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란 점에선 공감하는 분위기다.

자체 메인넷을 만들거나 자체 코인 거래소를 구축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임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위메이드를 시작으로 컴투스 등이 자체 메인넷을 개발 중이며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등도 자체 코인 발행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긍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올들어 게임주 섹터가 약세로 전환했는데도 국내 기관투자자나 해외 큰손 투자자들의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관심종목 후보에 올려놓고 중장기 관점 투자를 위한 물밑작업을 지속하는 중이다.

한 게임사 IR 담당자는 "국내 기관투자자는 물론이고 런던, 뉴욕 등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잠재 투자자들이 미팅을 제안해오고 있다"며 "코로나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투자자들과 오프라인 스킨십 기회를 늘릴 수 있는 시기인 만큼 IR조직을 이전대비 두 배나 확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임체인저'가 된 게임사, NFT·P2E 선구자로

해외 투자자들의 IR요청이 많아진 건 아직 해외에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연구보고서나 참고자료가 부족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오히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낸 관련 리서치 자료가 오히려 더 많을 정도다.

대형 운용사 등 큰 손 투자자들이 블록체인 비즈니스 정보를 얻기 위해 국내 게임사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싱가포르 GIC 등 전세계 국부펀드, 공공연기금처럼 장기 성향을 지닌 투자자들도 높은 호기심을 내비친 잠재적 투자자로 꼽힌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 암호화폐 관련주를 담을 수 있는 펀드가 생겼는데, 해당 펀드에 관심있는 투자자가 자사 IR팀을 찾기도 했다"며 "단순히 게임 콘텐츠 투자 목적 외에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자문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많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키워온 블록체인 연구개발(R&D) 역량도 한 몫했다. 한 VC관계자는 "게임업종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된 건 개발자 역량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며 "프로젝트를 위해 시간외 근무도 불사하는 개발자들의 책임감에 해외 투자자들이 높은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업 파트너를 제안한 투자자들도 생긴 모양이다. 블록체인은 활용방식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기술범위가 무한하다. 국내 게임사들과 함께 신사업을 전개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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