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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진출 첫해부터 존재감 ‘각인’⑥홍콩 대체할 아시아태평양 CIB 거점 구축…반년 만에 IB딜 12건 ‘성과’

싱가포르=김규희 기자공개 2022-10-17 07:30:07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30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의 글로벌 사업은 ‘투트랙’으로 진행돼 왔다.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국에는 디지털 뱅킹 고도화 등을 통한 리테일·중소기업 지원 강화 전략을 택했다. 선진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CIB(기업투자금융) 역량 제고에 집중했다.

싱가포르는 두 전략 모두 충족되는 곳이다. 동남아시아 대표 물류 중심지로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주변국에 대한 자금조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동시에 600여개의 글로벌 금융사가 모여있고 45개국 3000개 이상의 채권이 거래되는 등 아시아 대표 자본시장인 만큼 CIB 진출을 통한 글로벌 리딩 뱅크로의 도약이 가능하다.

올해 초 닻을 올린 KB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아시아 네트워크 확장에 따른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라는 미션을 부여받고 활발하게 영업을 펼치고 있다. 출범 첫해부터 각종 IB딜을 취급하며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지난 1월 19일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 개점식' 모습. (왼쪽부터) 조남훈 KB국민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대표, 우상현 CIB고객그룹 대표,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영기 KB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 하정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대표.

◇ 올해 1월 본격 출범, 아시아 대표 CIB 시장 진출

KB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올해 1월 개점했다. 지난해 4월 말 싱가포르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으로부터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한 이후 8개월 만이다. 획득한 인가는 홀세일 뱅크 라이센스로 현지 통화를 기반으로 한 리테일 업무를 제외한 기업금융, 투자금융, 자본시장 관련 업무 등 모든 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과거부터 싱가포르 진출을 준비해왔다. 홍콩이 중국의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국제 금융시장 허브로서의 위상이 약화됨에 따라 글로벌 자본이 대거 빠져 나가는 헥시트(홍콩+엑시트) 우려가 증폭되자 홍콩을 대체할 수 있는 신규 거점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네트워크의 지속 확장이라는 내부 전략적 필요성도 맞물렸다. 아세안 지역의 경제·금융 중심지이자 지리적으로 APAC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KB금융그룹의 동남아시아 지역 익스포저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가진 싱가포르에 지점을 설치하기로 했다.

싱가포르지점에는 주재원 14명과 현지직원 20명 등 총 34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들은 각각 CB(Corporate Banking)와 CM(Capital Market), IB(Investment Banking), Credit Analysis, Digital Banking 등 5개 부서로 나뉘어 일하고 있다.

가장 많은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 곳은 CB부서다. 싱가포르지점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과 홍콩, 인도, 오세아니아 등에 대해 자금을 조달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본국직원 4명과 현지직원 16명은 한국계 지상사와 주변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CM부는 싱가포르에 진출한 다른 시중은행과 차이를 보이는 부서다. 자금 조달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유닛을 별도 설치한 건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자본시장 유닛은 싱가포르 역내외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본점 조달, 글로벌 CD, CP 및 외화채권발행 등 시장 조달을 통한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IB 유닛은 싱가포르지점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문이다. 한국계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보 및 IB 자산 빌드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초기 영업 단계인 만큼 홍콩 IB 유닛을 통해 싱가포르 딜 소싱을 위한 네트워크를 확보해 전략적으로 딜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영업을 진행해왔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자산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 자체 딜소싱을 발굴함으로써 현지 티켓 사이즈를 확대하고 IB 주선 역량을 강화해 싱가포르 금융 시장에서의 IB 입지를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디지털뱅킹 유닛은 얼리 스테이지 단계에 있는 국내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동남아시아 비즈니스 진출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동남아시아 교두보인 싱가포르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에게 영업 거점을 마련해줘 해외시장 진출과 해외자금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심사를 담당하는 아시아심사센터는 오는 12월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아시아심사센터를 신설하고 홍콩, 중국 여신 심사뿐 아니라 동남아, 인도, 오세아니아까지 업무 범위를 확대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 아래 센터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전 운영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 관계자는 “동남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의 금융 중심지인 싱가포르 지역을 활용해 CIB, 자본시장 등 다양한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며 “계열사 협업을 통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비즈·고객 커버리지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KB국민은행 싱가포르 지점 전경]

◇ 첫해부터 IB부문 ‘성과’…진출 6개월 만 IB딜 12건 승인

싱가포르 지점은 진출 첫해부터 싱가포르 금융시장에 ‘KB'라는 이름을 제대로 각인하고 있다. 개점 6개월 만에 두자릿수 딜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본점의 까다로운 리스크 심사를 거쳐 승인된 건수만 12건에 달한다. 현재 9건에 대해서는 자금 인출이 된 상태다. 나머지 3건은 약정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싱가포르 정부 규제가 타지역과 비교해 강력해 개점 준비부터 영업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며 “본점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전 직원이 적극적으로 영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또 “투자금융, 자본시장 관련 서비스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아세안 경제 및 금융 중심지의 홀세일 플랫폼으로서 아시아태평양 벨트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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