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하나기술 "유럽시장 공략, 2026년 매출 7000억 달성"최상국 상무 "내년 유럽 생산법인 설립, 기술력 증대 위한 M&A 적극 검토"
김소라 기자공개 2022-08-31 07:21:14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9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6년 매출 7000억원을 목표로 생산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수주 계약을 맺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굵직한 장기 계약을 확보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기술력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M&A(인수합병)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르면 연내 가시화될 전망이다."최상국 하나기술 상무(사진)는 경기도 용인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하나기술은 올해 4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고 고객사 물량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확보한 신규 수주 물량(1796억원)과 비교하면 반년만에 두 배 이상의 계약분을 따낸 셈이다. 하반기 추가로 예상되는 신규 수주 물량을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 성과 본격화, 현지 생산법인 설립"
2000년 설립된 하나기술은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2차전지 장비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에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장비 제조사로 시작했지만, 관련 사업의 무게중심이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존폐 기로에 놓였다. 이때 당시 협력사였던 '삼성SDI'가 2차전지 패키징 장비 확보를 위해 발주 기업을 찾고 있었고 하나기술이 응답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최 상무는 "고객사 입장에선 차세대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장비를 누군가가 만들어줘야 하는 처지였고, 반대로 제조사의 경우 신규 기술력 확보에 대한 부담과 실패에 따른 손실 등으로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하나기술은 철저히 생존을 위해 기회를 잡았고, 결과적으로 2차전지 전공정에 대한 턴키(Turn-Key, 일괄 공급) 노하우를 쌓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나기술의 턴키 기술력은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배터리 2030' 정책을 내세운 유럽은 오는 2030년까지 자체적으로 98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2차전지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목표치의 70% 이상을 유럽 현지의 배터리셀 제조사들이 채운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 기업들은 대부분 스타트업으로 자체 공정 기술이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관련 노하우가 없으니 외부에서 각각의 장비를 들여와도 실제 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데는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최 상무는 "유럽 셀메이커에 당장 중요한 것은 극판, 조립, 화성 등 2차전지 제조 공정을 통째로 구축하는 것"이라며 "유럽 시장에 먼저 진입한 것은 중국 장비사지만 이들은 각각의 단일 공정에 대한 턴키 기술만 갖고 있어 현지 비즈니스 확장에 한계가 있고, 최근엔 안정적인 공정 기술 서비스와 장비의 정밀성 등으로 한국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기술도 유럽을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노르웨이 소재 배터리셀 업체 '프레이어'와 반고체 장비 공급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7년간 350Gwh 규모 생산 장비를 지속적으로 납품하는 계약이다. 통상 1Gwh 반고체 생산을 위한 장비 구축에 200억원가량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조 단위 계약이다. 지난해 파일럿 개념으로 장비를 시범 납품하기 시작했던 것이 결실을 맺었다.
최 상무는 "2020년 세계 최초로 반고체 전지 조립 장비를 태국에 구축했던 경험이 바탕이 됐다"며 "내년 중으로 유럽에 생산법인을 설립해 고객 주문에 즉각 대응하고, 현지 물류 네트워크를 통한 원가 절감 등의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해외 프로젝트가 유리하다. 마진율로 비교하면 국내 프로젝트는 5% 수준에 그치지만, 해외 수주 건은 10% 이상이다. 장비사에 대한 의존율이 높을수록 마진이 좋아지는 구조인데 국내의 경우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장비를 하다가 2차전지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다 보니 기본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이 장비사를 대상으로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M&A 통한 외형 확장 계획, 신사업 전개도 순항"
하나기술은 최근 M&A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해외 수주가 급증하면서 기술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해졌고 이를 위해선 M&A가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화성 공정 고도화 작업과 관련한 M&A도 고려 중이다.
최 상무는 "적극적인 M&A 활동을 펼치는데 있어 지금이 적기라고 보고 있다"며 "글로벌 탑티어 장비사 도약을 위한 기술과 생산력을 모두 갖추기 위한 것으로, 이르면 올해 연말 결과가 가시화될 예정"이라 말했다.
하나기술은 탄탄한 본업을 바탕으로 신사업 분야도 선제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와 폐배터리 등 2차전지 유관 사업과 열을 이용한 유리 가공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2차전지 장비사업 보다 마진율이 높아 수익성 증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일례로 국내 폐배터리사업 시장 규모는 2026년 25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하나기술은 시장의 개화에 맞춰 턴키로 장비를 공급할 수 있도록 내부 준비 중이다. 폐배터리를 수거해 잔류 전력을 검사하고 이를 완전 방전시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화 장비 시스템이다. 마진율은 약 25%로 추산된다.
최근 디스플레이 대형화, 곡선화 등의 추세에 맞춰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열로 가공하는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독일 소재 유리 회사가 하나기술의 열면취 장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열면취 특허를 취득하고 시범장비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올해 연말 제품을 고객사로 공급하는 등 상용화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열면취부문 예상 마진율은 3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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