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주총 돋보기]안건준 회장, 레이저쎌 경영진 반대 속 복귀 시도IPO 전 작년 10월 사임, 당시 '크루셜텍' 이슈 영향 해석…김남성 CTO "나쁜 영향 우려"
신상윤 기자공개 2022-09-06 09:06:1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5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사진)이 최대주주로 있는 '레이저쎌'에 경영 복귀를 시도한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사회에서 물러난 안 회장은 레이저쎌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자 곧장 경영 참여에 나섰다.크루셜텍 경영난 책임이 상장을 앞뒀던 레이저쎌에 주는 부담을 피하기 위한 면피성 행보였단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레이저쎌 사내이사인 김남성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도 피력했으나 묵살된 것으로 확인된다.
코스닥 상장사 레이저쎌은 오는 7일 충청남도 아산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안 회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안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만 다뤄진다. 그는 레이저쎌 지분 18.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안 회장이 사내이사에 복귀하면 대표이사까지 다시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주총회를 통해 안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지난해 10월 대표이사를 포함한 등기 임원에서 물러난 지 약 10개월 만에 경영에 복귀하는 셈이다. 레이저쎌은 2015년 4월 설립된 크루셜머신즈가 모태다. 크루셜텍으로 벤처 신화를 쓴 안 회장이 별도로 지배력을 가진 법인이다. 그는 레이저쎌 설립 초기부터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를 겸임했다.
현 최재준 대표이사가 레이저쎌 사내이사에 등재된 것은 2015년 12월이다. 레이저쎌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그는 2020년 3월에야 안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았다. 최 대표이사 중심의 단독 경영체제가 성립된 시점은 지난해 6월 레이저쎌이 IPO를 위해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이후다.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그해 10월 레이저쎌 본사 및 판교연구소에서 사흘에 걸쳐 이해관계자 거래 및 내부통제 관련 사항 등을 살펴보는 등 실사를 진행했다. 이 실사 열흘 뒤쯤 안 회장은 레이저쎌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면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후공정 패키지 장비 전문기업인 레이저쎌은 소부장 특례 상장 절차를 밟아 올해 6월 말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레이저쎌이 이번 주주총회를 소집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던 시점이 지난 7월 26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상장이 확실시 된 시점부터 안 회장은 경영 복귀를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안 회장이 벤처 신화를 썼던 크루셜텍이 최근 5년 넘는 경영난 속에서 상장을 앞둔 레이저쎌 가치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특히 안 회장이 크루셜텍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레이저쎌 주주총회 공시에선 안 회장의 '크루셜텍' 경력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가 벤처기업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는 데 가장 비중이 컸던 크루셜텍의 미기재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그는 여전히 크루셜텍 주요 경영진이자 대표이사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레이저쎌 사내에서도 안 회장의 경영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이 나왔으나 묵살됐다는 점이다. 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이사회에서 사내이사인 김남성 CTO는 "레이저쎌이 코스닥 상장이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이사회 구성원의 변동을 가져오는 행위가 레이저쎌 주주분들께 다소 나쁜 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다만 김 CTO를 제외한 최 대표 등 5인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주주총회 소집이 성립된 상황이다.
레이저쎌 관계자는 "상장 후 실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은데다 안 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며 "크루셜텍과는 산업군이 다르고 안 회장의 네트워크 등이 최 대표와 함께한다면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 이사 선임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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