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KT 지분교환]'플라잉 현대차' 실현, KT 손잡고 한걸음 더KT와 협력으로 장거리 통신인프라 기반 확보… 사업부 격상 등으로 선제 대비
강용규 기자공개 2022-09-08 10:28:11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8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까지만 해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자율주행이나 로보틱스 등과 함께 UAM(도심항공 모빌리티)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내세웠다. UAM은 현대차가 지상을 넘어 공중으로 진출하는 현대차그룹의 꿈으로 여겨졌다.어느새 정 회장의 UAM 꿈은 AAM(선진항공 모빌리티)으로 외연이 넓어졌다. 정 회장이 직접 발로 뛰면서 해외의 협력자들을 구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현대차그룹과 KT의 혈맹 관계가 만들어졌다. 완성차업계나 항공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AAM 꿈을 실현하기 위한 발걸음을 순조롭게 내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7일 KT와 7459억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한다고 공시했다. KT 자사주 약 7500억원(7.7%)을 현대차 약 4456억원(1.04%)과 현대모비스 약 3003억원(1.46%) 규모의 자사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상호 지분을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파트너십에는 인공위성 기반의 AAM 통신망 공동연구가 포함돼 있다. 양사의 협력은 현대차그룹이 AAM 기체 개발과 이착륙장 건설을, KT가 자체 통신위성을 활용한 관제 및 통신망 구축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AAM은 기존 현대차그룹이 육성하던 UAM에 지역 거점을 넘나드는 항공 모빌리티인 RAM(지역간 항공 모빌리티)을 더한 개념이다. 기체의 커버리지가 넓어지는 만큼 운항거리 연장을 위한 기술은 물론이고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관제시스템이 요구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기업인 현대차그룹이 항공 모빌리티 분야로 진출하는 데 있어 가장 취약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관제시스템 등 통신인프라의 확보”라며 “KT와의 협력을 통해 쉽지 않은 과제 하나를 해결한 셈”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UAM 사업을 AAM으로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오고 있었다. 올해 초 현대차는 기존 UAM사업부를 AAM본부로 격상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UAM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신재원 사장이 그대로 AAM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RAM을 위한 기체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기존 UAM 기체가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100km 이상의 거리를 운항하는 모델이 개발되고 있었다면 RAM 기체는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를 모두 동력원으로 삼아 200km 이상을 운항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정 회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의 UAM 사업을 AAM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해외 항공 분야 전문회사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협력 관계를 이끌어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7월 미국 AAM 법인 ‘슈퍼널(Supernal)’ 명의로 영국에서 열린 ‘판버러 에어쇼’에 참가해 AAM 기체의 콘셉트 모형을 소개했는데 정 회장은 행사 현장을 찾아 보잉 등 대형 항공기 제조사들과 AAM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은 영국 롤스로이스PLC와 프랑스 사프란 등 항공엔진회사 2곳과 AAM 기체의 추진시스템을 공동개발하는 사업협력을 맺기도 했다. 정 회장은 협약서에 직접 서명하는 등 AAM 사업을 향한 열의를 드러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 규모는 2020년 70억달러(9조7000억원가량)에서 2040년 1조4740억달러(2044조4000억원가량)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UAM의 상용화 시기를 2028년으로, RAM의 상용화 시기를 2030년 이후로 각각 내다보고 있다.
정 회장은 2022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그동안 신성장분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자율주행, 로보틱스, UAM과 같은 미래 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나갈 계획”이라며 “UAM은 2028년 상용화 목표를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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