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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배터리 포트폴리오 점검]SK온,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도전⑤각형·LFP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아시아·북미·유럽 전략지 균형 투자

김동현 기자공개 2022-09-14 07:42:33

[편집자주]

한국은 중국과 함께 2차전지 산업을 양분하는 국가다. 막대한 광물을 보유한 중국이 자국 점유율을 앞세우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경쟁력 역시 만만치 않다. 원자재 확보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2차전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SK그룹 역시 기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더벨이 SK의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8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후발주자인 SK온은 단기간에 글로벌 5위, 국내 2위 업체로 올라섰다. 파우치형 배터리 단일 품목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원통형, 각형 등 다른 폼팩터에 비해 공간효율이 높아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앞세워 성장했던 SK온이 최근 제품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고객사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폼팩터를 확대하고 차세대 배터리 시장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생산능력(CAPA) 증대를 위해선 아시아·북미·유럽 등 주요 거점에 균형 투자해 공장을 세운다.

◇파우치로 성장한 SK온, 각형 배터리 준비

SK온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경쟁사 보다 늦게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경쟁사들이 1990년대 이전부터 배터리 연구개발(R&D)에 나서며 준비한 데 반해 SK이노베이션(SK온 모회사)은 1990년대 후반쯤부터 관련 사업을 키우기로 결정했다.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SK온이 글로벌 5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한가지 폼팩터에 집중한 전략이 시장에서 통한 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원통·파우치형과 각·원통형 등 2가지 폼팩터를 갖진 것과 대조되게 SK온은 파우치형 단일 품목에만 집중했다.

SK온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SNE리서치 2022년 1~7월 기준)은 6.6%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점유율이 1.1%포인트(p) 늘며 순위 역시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23.0%에서 14.2%로, 삼성SDI는 5.7%에서 5.1%로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폼팩터로 글로벌 5위 사업자로 올라섰지만 SK온 역시 폼팩터 추가를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올해 말까지 각형 배터리 연구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주 고객사인 폭스바겐이 2030년까지 각형 배터리 탑재율을 8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한 상황으로, SK온 역시 고객사 대응 차원에서 각형 배터리를 준비하고 있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 케이스에 담겨 외부 충격에 강한 제품이다.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내부 공간 활용이 원통형·파우치형에 비해 어렵지만 안전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각형 배터리의 시장점유율은 2018년 57%에서 올해 상반기 65%까지 올라갔다. 이 기간 파우치형 배터리의 점유율 역시 14%에서 20%로 상승했다. 반면 원통형 배터리의 점유율은 29%에서 14%로 떨어졌다.

이외에도 SK온은 향후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올해까지 각형 배터리 개발을 마친다면 이후 양산을 위한 시제품 파일럿 라인을 가동할 수 있다"며 "상용화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025년 생산능력 220GWh, 북미·유럽·아시아 고른 투자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이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장 증설을 하는 가운데 SK온의 전략은 지역별로 고른 생산설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주요 거점지역에 생산시설을 완비해 글로벌 고객사에 즉각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SK온은 아시아 49GWh(한국 5GWh·44GWh), 유럽 18GWh(헝가리), 미국 10GWh 등 총 77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지역별 생산설비를 순차적으로 늘려 2025년까지 22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헝가리에 짓고 있는 30GWh 규모의 3공장은 2024년 1분기 상업가동을 시작한다. 미국에서는 조지아주와 테네시·켄터키주에 공장을 지어 각각 2023년 1분기와 2025년 1분기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테네시·켄터키주에 짓는 공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합작한 것으로, 최대 CAPA가 129GWh에 이른다.

2024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 옌청의 추가 공장(33GWh)까지 더해지면 SK온은 2025년 아시아 80GWh, 유럽 48GWh, 미국 94GWh 등 지역별 생산공장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튀르키예(터키)에 짓기로 한 45GWh 규모의 신공장을 합하면 아시아, 유럽, 미국의 생산규모가 균형을 맞추게 된다.

지동섭 SK온 대표는 올 초 글로벌 사업 전략으로 "SK온은 어느 한 지역에 치우치지 않고 북미,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주요 전략지역에 균형있게 투자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전세계 고객에게 양질의 제품을 원하는 만큼 적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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