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IPO, 2026년 이후? [물적분할 후 IPO 향방은]③분할 후 5년 후부터 주주 보호방안 제외, SK온은 지난해 출범
김위수 기자공개 2022-09-14 07:50:21
[편집자주]
정부가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에 대한 첫 번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을 염두해 왔던 기업들도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주주 보호방안으로 자회사 기업공개의 허들은 높아졌지만 가이드라인이 명시되면서 불확실성은 줄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벨이 물적분할 후 상장의 쟁점과 이해득실, 기업별 전망을 따져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8일 12: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미래 핵심사업으로 바라보는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의 최근 두드러지는 특성은 경쟁적인 증설이다. 전기차 시장의 점진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핵심부품인 2차전지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설비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으며 '쩐의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상장시켜 자금을 조달하는 일은 SK그룹에서 자주 쓰이던 방식이었다. SK케미칼은 2018년 5월 백신사업부를 물적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장시켰다. 지난해 5월 상장한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 제조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분할된 곳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SK온을 설립한 것도 IPO를 염두에 둔 행보였다. LG화학 전지사업부를 분할해 세운 LG에너지솔루션이 IPO로 10조2000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조달하며 SK 측의 기대감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SK온 분할이 결정됐던 당시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2차전지 사업의 가치를 인정받는 시점에 상장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는 내년쯤 SK온의 상장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IPO로 LG화학의 주가가 급락하며 '기업 쪼개기 후 IPO'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2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1월15일 105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 소식이 나오면서 올해 1월 60만원대로 떨어졌다. 4월에는 40만원대까지 주가가 급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커진 일반주주들의 반발은 대통령 선거기간과 시기가 맞물렸다. 정치권에서 여야할 것없이 물적분할 후 상장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며 규제강화가 사실상 기정사실이 됐다.
SK온이 IPO 시기를 아예 2025년 이후로 못 박은 것도 이와 무관치않아 보인다. 물적분할 후 상장까지 시간을 오래 둬 비난의 여지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다. IPO로 인한 주가하락 충격파를 축소하기 위해 폐배터리재활용(BMR) 등 SK이노베이션 자체 사업을 성장시키는 시간을 벌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다. 또 재무적투자자(FI), 전략적투자자(SI) 및 현지 정부의 인센티브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금액에 대한 고려도 있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발표한 주주 보호방안에 따르면 SK온과 같이 이미 분할된 기업이라도 IPO를 하려면 까다로워진 상장심사를 받는다. SK온 상장시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에 대한 보호노력을 제시해야 하며 미흡할 경우 한국거래소가 상장을 제한할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분할 후 5년 후 상장을 실시하면 된다. SK온이 출범한 시점은 지난해 10월이다. 2026년 10월 이후 상장하면 별도의 주주 보호방안을 제시하지 않아도 상장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 시기는 SK온이 제시한 상장시점인 '2025년 이후'에 포함된다. 2026년 10월 이후 IPO를 해도 시장과의 약속을 어겼다는 지적을 들을 일도 없다.
다만 그전에 SK온이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거나 사업을 통해 충분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는 등의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해 일부 비용이 들 것을 감수할 정도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최악의 시나리오다.
반대로 2026년 10월 이전에 SK온의 기업가치가 최정점에 달했다고 판단해도 일정부분 손해를 감안하고 IPO를 강행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주주 보호방안에 어느정도 비용이 드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한국거래소가 다음달 중 공개할 가이드북을 통해 비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개된 주주 보호노력에 대한 예시는 모회사 주주에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 모회사 주식과 신설 자회사 주식 교환 기회 부여, 배당확대·자사주 취득 등을 통한 자회사 성장 이익 환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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