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9월 26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가상자산 침체를 뜻하는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를 두고 '겨울방학'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단기 침체기는 겪을 수 있지만 시장이 품은 에너지는 막대하다고 봅니다."최근 SK텔레콤이 진행한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 서비스 '탑포트(TopPort)' 행사에서 담당자가 한 말이다. 그는 "올해 5월까지 NFT로 투입된 자금 규모가 지난해 1년 치를 넘어섰다"며 시장의 완전한 몰락을 부인했다.
그동안 가상자산 업계는 2010년 이후 거래소 해킹, 유동성 축소 등 이슈로 3~4년마다 살벌한 '겨울'을 맞았다. 하지만 해빙 후에는 그간의 고통을 잊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을 일구며 시장 규모를 배로 키우곤 했다. 크립토 윈터를 잠시 쉬어가는 방학에 빗댈 수 있는 배경이다.
특히 재계 서열 2위의 SK그룹 계열사들도 이같은 관점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변화가 느껴진다. SK텔레콤, SK스퀘어와 산하 계열사를 아우르는 SK ICT 패밀리는 이 방학을 허투루 보내지 않기로 결심한 모양새다.
SK텔레콤은 당장 올 하반기에도 탑포트에 NFT 선물하기 등 기능을 추가하며 사용자경험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추후 NFT를 유동화하거나 금융상품과 연계한 사업 모델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내 활동에 따른 보상으로 '이프랜드 포인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를 향후 암호화폐와 연계해 수익 창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SK스퀘어도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투자해 2대주주가 된 데 이어 블록체인 신사업 협업을 예고했다.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는 최근 음원 플랫폼 '플로(FLO)'를 오디오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하며 블록체인에 기반한 크리에이터 중심 생태계를 꾸리겠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이들 모두 그룹 차원에서 발행하고 활용할 'SK코인(가칭)'과 시너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OK캐쉬백'을 운영하는 SK플래닛이 SK코인 사업의 주축이다. 올 들어 가상자산 규제가 자유로운 싱가포르에 법인을 만들었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며 최적의 발행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SK코인은 쓰임새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이프랜드에서 확보한 포인트를 SK코인으로 교환하면 이를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등 서비스에 쓸 수 있도록 해 고객을 붙잡아두는 힘을 키울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현실 못지 않게 중요해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암호화폐나 NFT 등 자산 가치 역시 상승할 명분이 충분하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투심이 얼어붙은 와중에도 SK ICT 패밀리는 새 먹거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크립토 윈터를 겨울방학으로 받아들이고 '선행학습'에 나선 이들이 마침내 새 학기를 맞았을 때 어떤 성과를 거둘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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