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9월 20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제약은 삼진제약의 2대주주다. 최근 지분 확대로 최대주주 지분율과의 격차는 1% 미만으로 좁혀졌다. 일각에선 경영권 분쟁 가능성까지 나오지만 하나제약은 경영 참여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삼진제약 지분을 함께 매집하고 있는 하나제약 오너일가의 추후 행보에 대해선 알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하나제약은 14일 공시를 통해 삼진제약 지분 171만9472주를 보유해 지분율 12.37%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8월까지만 해도 154만1994주, 지분율 11.09%를 보유했지만 한달만에 지분율을 1%포인트 이상 늘렸다. 장내매수 및 매도, 시간외 매매 등을 반복한 결과다.
세부적으로 하나제약이 6.71%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하나제약 오너일가 몫이다. 하나제약 창업자인 조경일 명예회장의 장녀 조혜림 전 자금담당 이사가 3.19%, 차녀 조예림 글로벌사업 이사가 2.17%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 조동훈 경영총괄 부사장은 0.29%다. 조 명예회장은 7월 초까지만 해도 9만5834주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시간외매매, 장내매매 등을 통해 전량 매도했다.
삼진제약의 최대주주인 조의환 회장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12.85%라는 점을 감안하면 0.48%포인트 격차에 불과하다. 단순 2대주주가 아닌 최대주주 지위까지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나제약은 삼진제약 지분의 추가 매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나제약 회계팀 관계자는 "지분 추가매입에 대해서는 자금상황이나 여건 등을 감안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제약이 삼진제약의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해선 시가 기준 약 17억원이 더 필요하다. 6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30억원 가량 있는 만큼 자금여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당장 삼진제약 경영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은 고수하고 있다. 공시에도 지분확보 목적을 '단순투자'로 명시했다. 하나제약은 삼진제약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단 한차례도 주주총회에 참석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당연히 의결권 행사를 해본 적도 없다. 이러한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하나제약 관계자는 "그간 주주총회에 참석한 적도 없고 경영에 대해서도 관심 없다"며 "하나제약이 반드시 참석할 일이 생긴다면 검토하겠지만 현재로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하나제약 오너일가의 지분매입 속내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삼진제약 지분매입은 하나제약 뿐 아니라 오너일가 등 이해 관계자들과도 연결 돼 있다"며 "오너일가가 왜 사들이는 지 그 행위를 다 확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장은 하나제약이 삼진제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진제약의 공동창업자인 최승주 회장 및 특수관계자 지분은 9.87%다. 최근 연구개발(R&D) 협약을 맺어 백기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아리바이오는 7.99%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포함한 최대주주의 우호지분율은 30.23%다.
삼진제약 내 동업관계인 조 회장과 최 회장이 갈등을 빚게 되면 우호지분 역시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풍부한 자금력과 최대주주에 버금가는 지분율을 보유한 하나제약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분석이다.
업계선 삼진제약 내 동업관계가 2세 승계를 필두로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금은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은 만큼 하나제약이 단순투자라는 표현으로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제약사 관계자는 "삼진제약도 하나제약의 존재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아리바이오를 백기사로 끌어들인 것 같다"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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