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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ODM 2세 경영]바이오 M&A서 답찾는 윤상현 한국콜마그룹 부회장'종합뷰티헬스기업' 포트폴리오 구축, '스타트업 투자·해외 개척' 공격확장

김선호 기자공개 2022-09-26 08:02:21

[편집자주]

국내 화장품 제조시장의 오너 2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을 누비고 있다. 1세대 창업주와 한층 차별화된 성장 전략과 비전을 갖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는 점이 포인트다. 이제 첫발을 뗀 이들의 홀로서기는 고유의 영토 구축과 맞물려 뷰티시장의 미래에도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불철주야 현장에서 뛰고 있는 주요 화장품 ODM 기업의 2세 경영 발자취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1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부회장(사진)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화장품에 이어 제약·건강기능식품 제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를 바이오로 연결해 시너지를 낸다는 포석이다. 스타트업 투자와 해외 진출에서 구체적인 답을 찾고 있다.

1974년생인 윤 부회장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스쿨오브이코노믹,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2009년 한국콜마 상무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한국콜마의 사명을 한국콜마홀딩스로 변경한 후 화장품·제약부문을 신설 법인 한국콜마로 분리하는 지주사 체제 전환을 단행했다. 그룹으로서 위용을 갖추고 사업확장을 위한 M&A를 진행하기 시작한 시기다. 당시 윤 부회장은 기획·관리·해외영업을 담당했다.

◇3대 사업 '퍼즐 맞추기' CJ헬스케어 인수 주역

윤 부회장의 두드러진 M&A 성과는 2018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인수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 전부터 인수 의지를 내비치면서 종합뷰티헬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이는 창업주 윤 회장이 이전부터 꿈꿨던 종합뷰티헬스기업을 현실화하는 단계 중 하나였다. 윤 회장은 1970년 안정적인 직장이었던 농협중앙회를 관두고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대웅제약으로 이직했다. 이후 1990년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초기 단순 주문제작 사업인 화장품 OEM이 안정 궤도에 오른 후 ODM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1990년대 연평균성장률은 20%에 달했다. 2002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뒤 제약사업에도 발을 디뎠다.

CJ헬스케어 인수는 한국콜마그룹이 화장품·제약·건강기능식품에 이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해내는 사실상의 마침표였다. 2020년에는 한국콜마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 매각으로 4517억원을 유입시켰고 이를 활용해 3대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갔다.

이 가운데 윤 회장이 2019년 갑작스럽게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부자(父子) 경영체제가 막을 내렸고 윤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같은 해 윤 회장이 보유 중인 지분 14%를 증여받으면서 윤 부회장은 한국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공격적인 투자 행보, 품에 안은 '콜마' 해외 공략

오너 2세 경영시대를 맞이한 한국콜마그룹은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화장품·제약·건강기능식품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몸집을 불려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1세대의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던 '콜마' 글로벌 상표권 인수를 올해 이뤄내기도 했다.

이는 최근 3년 동안 한국콜마그룹의 주요 투자 등 M&A 이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2019년에는 대한제당 자회사인 TKM(바이오사업) 인수했고 HK이노엔의 ‘수액제 신공장’ 건설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2021년에는 넥스트앤바이오를 인수하면서 오가노이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오가노이드는 장기(Organ)와 소체(Oid)의 합성어로 줄기세포부터 계통 발생 및 분화를 통해 형성된 자가재생·자가조직화가 가능한 3차원 세포 집합체를 의미한다.


이를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HK이노엔과 시너지 전략을 수립하고 더 나아가 화장품·건강기능식품 등에도 이를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윤 부회장으로서는 화장품·제약·건강기능식품을 아우를 수 있는 핵심 분야로 바이오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 기업인 셀인셀즈, 노바셀테크놀로지와 내시경 의료기기 스타트업 다인메디컬그룹에 지분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러한 맥락과 닿아 있다. 이에 대해 한국콜마그룹은 관계사 간 시너지를 내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잠재력 높은 기업에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먼저 올해 북미기술영업센터를 설립해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전략에 반영하는 전지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동시장 진출도 가속화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동남아·중동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도 세울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아시아 헤드쿼터(HQ)가 싱가포르에 위치해 있는 만큼 한국콜마그룹도 이에 맞춰 현지 법인을 설립해 관련 기업 간 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해외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던 바탕은 올해 5월 미국콜마로부터 인수한 글로벌 상표권이다. 한국콜마그룹은 2015년에 미국콜마 인수를 검토했다가 이로부터 7년 뒤 윤 부회장 체제에서 이를 성사시킨 셈이다.

한국콜마그룹 관계자는 "윤 부회장은 유망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합리적 비용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해 동반 성장해나가기 위한 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연우를 인수해 사업 밸류체인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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