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9월 27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유니콘 반열에 오른 전자책 서비스 '리디북스' 운용사 리디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유니콘 명찰을 반납할 위기에 놓였다. 최근 몇몇 기관투자자들이 구주 매각을 위해 기업가치(밸류) 1조원에 못 미친 가격을 제시하며 매수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이조차 성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상황은 물론 리디 자체에 대한 성장, 회수 시각차 등으로 인해 벤처투자자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7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리디에 투자했던 몇 몇 기관들이 구주를 매각하기 위해 매수자 물색에 나섰다. 잠재투자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금액은 기업가치 8000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마지막 투자유치에서 평가받았던 가치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초 리디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산업은행, 엔베스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투자에서 리디는 1조 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으며 국내 콘텐츠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최초로 유니콘에 등극했다.

문제는 가격을 절반량 깍아 시장에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매수를 희망하는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심리 위축으로 투자 밸류에이션이 크게 하락 했다"며 "기본 40% 이상 가격을 할인해 투자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리디가 50% 할인한 가격에 구주를 매물로 내놨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벤처투자회사들이 리디 인수를 검토했지만 8000억원 밸류도 높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로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는 보수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북미지역 중심 웹툰 플랫폼 만타의 론칭을 성장 기대 요인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만타의 예상 마케팅 지출이 너무 크다는 부분도 큰 리스크라는 분석이다.

특히 리디 구주 인수를 검토했지만 거절한 투자자들의 가장 큰 거절 이유는 회수 부분이었다. 리디에 대한 투자금 회수 방안, 성사 여부가 아직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다.

마켓컬리를 비롯해 플랫폼 회사들이 상장 과정에서 진통을 겪거나 기대했던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하는 상황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기업가치가 상승한 회사는 그 밸류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구주 인수를 검토한 벤처투자 관계자는 "만타가 다루는 장르가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 BL(Boy's love) 등 여성향이 강하다"며 "이러한 특정 분야에 집중된 콘텐츠로 상장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아직 명확하지 않아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회수에 대한 입장이 투자자마다 다르다고 전했다.

한편, 리디는 투자자 대상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만타의 실적 성장을 기반으로 해외사업을 지속하고 4월에 진출한 필리핀 시장의 결과까지 더하면 충분히 30% 성장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이후에는 상장에 성공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