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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성장 부스터 단 국민은행 런던, 지점전환 효과 '증명'⑦연평균 86% 대출성장률 기록…IB·현지영업 확대 목표로 질주 시작

런던(영국)=한희연 기자공개 2022-10-14 07:30:40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30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은 올해 6월말 자산 규모 30억 달러를 처음으로 넘겼다. 지난 4년간 자산과 순익 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속도를 보여줬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 놓여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이뤄진 현지법인의 지점전환 효과를 톡톡히 증명했다.

지점 전환을 계기로 조직 시스템 등을 단단히 다져놓은 덕에 고속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전산 업그레이드를 마쳤고 새로 집중하고 있는 투자은행(IB) 등 부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인력 충원 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기존의 강점인 지상사 기업금융(CB) 부문에 더해 IB업무와 현지기업 대출 확대 등 새로운 먹거리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국민은행이 런던 네트워크를 법인에서 지점으로 전환한 건 2018년 5월이다. 이때 런던지점의 자산규모는 6억 9200만 달러였다. 이후 2019년 10억 달러를 넘겼고 2020년 20억 달러를 넘기는 등 비약적 성장을 거듭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은 국민은행 런던지점의 발목을 잡지 못했다. 2021년 25억 4800만 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반년만에 30억 달러를 넘기며 성장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영국에 있는 한국계 은행 중 외화대출금 잔액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은행으로 손꼽힌다. 6월말 기준 외화대출금 잔액은 22억 6000만 달러 정도다. 우량 자산 성장에 따라 당기순이익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런던지점의 당기순이익은 156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말 795만 달러를 나타냈다.


지점 전환 후 만 4년간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일 수 있었던 데는 원래 갖고 있었던 기업금융(CB) 강점을 충분히 살릴 환경이 펼쳐졌던데 있다. 한국계 지상사들의 자금수요에 발빠르게 반응, 다수의 금융지원을 수행하며 기존 강점을 한층 발전시켜 나갔다. 지점으로 전환되며 동일인 여신 규제 등을 적용받지 않게 된 점은 런던지점의 영업활동에 날개를 달아줬다.

때마침 국내 기업의 유럽지역 진출 등도 이전보다 확대됐다. 국민은행 런던지점은 유럽에 진출하는 전기차 배터리 3개사와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쳤다. 본사 담당 RM과 심사부 등의 협업을 통해 개별 건당 대출 사이즈도 키워 나갔다. 지점전환 효과가 톡톡히 발휘된 셈으로 2018년 이후 연평균 대출성장률 86.5% 달성의 핵심 요인이 됐다.

탄탄한 시스템 구축 또한 기록적 성장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민은행 런던지점은 프론트, 미들, 백 오피스의 체계가 상당히 견고하게 잡혀있다. 프론트 오피스는 CB와 자금·유가증권 운용, 외환 등을 담당한다. 미들오피스는 리스크관리와 컴플라이언스 기능을 수행한다. 백오피스는 세무, 회계, 거래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해외 점포의 경우 적은 인원의 한계로 이들 각 업무 간 벽을 확실하게 쳐 놓기 쉽지 않다. 하지만 국민은행 런던지점은 2018년 지점전환을 계기로 각 오피스를 확실하게 구분해서 서로간 견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자본시장유닛과 IB유닛 등이 포함돼 38명의 직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산시스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 또한 영업력 향상에 큰 힘이 됐다. 지난해 글로벌 전산시스템인 '마이스타(My star)G'를 업그레이드해 업무 환경 개선을 꾀했다. 여기에 올해에는 해외점포 중 최초로 본사에서 사용하는 GCMS(Global Capital Market System)를 도입하기도 했다. 유가증권과 파생 등 자본시장 부문 업무를 전산으로 구현한 것인데 이같은 투자를 통해 보다 체계적인 리스크관리와 업무진행이 가능해 졌다.


국민은행은 전통적인 CB 강점을 유지하며 최근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IB유닛과 자본시장 유닛 설치는 대표적 사례다. 우선 국민은행은 한국계 은행 중에서도 해외 점포에 IB 인력을 가장 많이 파견한 곳 중 하나다. 런던지점의 IB유닛에는 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중 4명이 본국에서 파견된 IB전문가다.

국민은행은 주택은행과의 합병으로 만들어졌다는 태생적 특징 덕에 부동산에 특히 강점을 갖고 있다. 이는 런던에서도 발휘, 상업용부동산 관련 IB 딜을 많이 성사시켜왔다.

최근의 주요 딜로는 스코틀랜드 아마존 물류센터 건이 있다. 해당 딜이 한창 진행됐을 당시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출장이 거의 불가능했던 시절이었다. KB증권과 LB자산운용, KFI가 함께 인수했던 이 물류센터와 관련, 런던지점은 신디론 주선과 에쿼티 셀다운, 현지실사 대행 등을 진행했다. 국가간 이동이 막힌 상황에서 영국 현지에 런던지점이 없었다면 성사될 수 없었던 딜로 그룹내 계열사간 협업이 돋보였다.

부동산 딜을 다수 섭렵하며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취급하는 딜의 질적 수준도 향상됐다. 올들어서는 런던의 금융특구인 카나리워프 쪽의 상업용 부동산 딜도 성사됐다. 1억7000만 파운드 규모의 이 딜은 단순 참여가 아닌 MLA(Mandated Lead Arranger) 자격으로 수행한 딜이라 의미가 깊다.

최근에는 취급하는 딜의 범위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항공기금융이나 기업 인수금융, 인프라금융 등 다채로운 딜을 수행하는 IB로 성장하기 위함이다. 딜의 종류를 늘리면서 한국계 기업을 벗어나 현지기업 딜을 수행하는 등 고객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동산 경력 10년 이상의 전문인력을 채용, 다수의 프로젝트를 실제 수행하고 있다. 또 하반기에는 인프라금융 전문가도 합류, 인프라 신디론 주선을 꾀할 예정이다.

전채옥 국민은행 런던지점장은 "과거에는 유럽 소재 일부 은행들과의 네트워크가 주였지만, 현재는 현지 주요 자산운용사와 뎁 어드바이저(Debt advisor) 등과도 관계를 구축했고 현지 은행들과의 네트워크도 확장했다"며 "특히 로이드(Lloyd)은행과는 상업용 부동산 신디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더욱 끈끈하게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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