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치솟는 금리에 발행 급감…만기도 짧아졌다[DCM/Overview]전년 동기 대비 17조 감소…4% 기준금리 대비 '한창'
강철 기자공개 2022-10-04 07:00:4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30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3분기 누적 공모채 발행액이 최근 3년래 최소인 105조6497억원을 기록했다. 급등하는 금리가 유발한 수급 불안정이 전체 발행 규모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A등급과 5년 이상 장기물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시장은 현재 2.5%인 기준금리가 연말 3%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4% 기준금리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감안할 때 변동성 심화로 인한 크레딧 시장 약세는 2023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까스로 100조 넘겨
더벨이 집계한 2022년 3분기 누적 국내 공모채 발행액은 총 105조6497억원이다. 122조9190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17조원 넘게 감소했다. 111조6027억원이었던 2020년보다도 6조원 가량 줄었다.
종류별로 일반 회사채(SB) 45조1890억원, 여전채(FB) 49조7096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10조7510억원이 각각 시장에 나왔다. 일반 회사채, 여전채, 자산유동화증권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큰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일반 회사채는 22%나 줄었다.
분기별 발행액은 1분기 38조5988억원, 2분기 35조6467억원, 3분기 31조404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 분기 3조~4조원의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그나마 상반기에 75조원에 달하는 시장성 조달이 이뤄진 덕분에 가까스로 100조원을 넘길 수 있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금리가 발행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2022년 총 다섯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5bp씩 인상했다. 그 결과 2월 1.25%였던 기준금리는 9월 2.50%까지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AA- 등급 회사채 3년물의 금리는 1월 2.4%에서 6월 5.4%로 급등했다.
급격한 금리 상승은 기발행 채권의 대규모 평가손실을 유발했다. 손실은 주요 기관의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실제로 연기금을 비롯한 주요 회사채 바이어는 8월 말 잭슨홀 미팅을 기점으로 다시 급등하기 시작한 금리를 본 후 사실상 시장에서 철수했다.
유례없는 금리 상승에 놀란 발행사도 시장성 조달을 자제했다. 많은 기업이 보유 현금이나 은행 대출을 통해 운영자금을 충당했다. 몇몇 AA등급 발행사가 공모채 시장을 두드리긴 했으나 원하는 수준의 수요와 금리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발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A등급 기업은 회사채 시장 모니터링 자체를 포기했다.
금리 상승이 유발한 불확실성은 ESG채권 시장도 대거 축소시켰다. 2022년 3분기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의 발행액은 총 14조1712억원에 그쳤다. 24조4335억원에 달했던 전년 동기 대비 60% 수준으로 감소했다.
5년 이상 장기물도 급감했다. 대부분의 발행사가 불확실성을 헤지하기 위해 장기물을 트랜치에서 배제했다. 그 결과 2021년 27%였던 5·7·10·15년물의 비중은 2022년 20%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2년물의 비중은 28%에서 42%로 상승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하반기 들어 안정세를 보이다가 8월 말 잭슨홀 미팅을 기점으로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며 "특히 9월 23일부터 26일까지는 시장 플레이어 대부분이 패닉 상태에 빠질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금리 변동성이 심하고 몇몇 기관 투자자는 이미 북클로징을 했기 때문에 4분기 발행 규모는 3분기보다 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회사채 만기에 대응해야 하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공모채 발행에 나설 곳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3% 기준금리 시대 눈앞
한국은행은 10월과 11월 두 차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재차 인상할 예정이다. 시장은 미국이 6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75bp씩 올린 점을 거론하며 한국은행 역시 최소 50bp씩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11월에 4% 기준금리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미국이 12월에 기준금리를 4.4%까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만큼 2023년 상반기에는 5%를 넘어서는 것이 기정사실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변동성 리스크는 국고채를 비롯한 크레딧물 전반의 금리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2년 6월 말 기준 3.5% 수준이던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9월 말 4.3%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AA- 회사채 3년물의 금리도 4.27%에서 5.39%로 110bp 넘게 올랐다.
이를 감안할 때 크레딧 시장의 약세는 2023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관련해서 AA등급과 펀더멘탈 대비 절대금리가 높은 회사채 외에는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완판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빅스텝을 시사한 만큼 연말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서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4%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 가격에 미리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AA0 회사채마저 3년물 이자율이 5%를 넘어서면서 등급에 따른 금리 변별력이 사실상 없어졌다"며 "A등급 회사채는 갈수록 수요 모으기가 어려워지는 역대급 등급 양극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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