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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로젠제약 '바이오' 합병, 부실 해결 묘수되나 에이프로젠바이오 완전 자본잠식, 노무라 출신 이승호 대표가 경영 주도

최은진 기자공개 2022-10-07 08:26:11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6일 12: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프로젠그룹이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자본잠식을 에이프로젠제약과의 합병으로 해결했다. 지배구조를 단순화 하면서도 부실을 털어낼 수 있는 해법이었다는 분석이다. 향후 매각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에이프로젠은 종속기업으로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와 에이프로젠제약, 에이프로젠아이앤씨 세곳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와 에이프로젠제약을 합병하기로 4일 결정했다. 상장법인인 에이프로젠제약이 비상장법인인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및 바이오신약을 생산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연 200억원 안팎의 매출로 500억원대의 적자를 내고 있다. 에이프로젠제약은 합성의약품 생산 및 판매를 담당한다. 연 300억원대 매출을 올리지만 20억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양사 모두 적자상태이지만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만큼 부실 해결을 위한 불가피한 의사결정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으로 통합 에이프로젠제약은 2021년 실적 기준으로 매출이 565억원에서 766억원으로 늘어나지만 영업적자는 38억원에서 595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에이프로젠제약 주주로선 빚덩이 회사를 떠안은 데 따른 불만이 있을 수 있다. 모기업인 에이프로젠이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한 것도 이를 감안한 의사결정으로 해석된다. 다만 에이프로젠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28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차입 등 추가 조달이 필요하다.

합병 에이프로젠제약의 지휘봉은 에이프로젠을 이끌고 있는 이승호 대표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를 흡수합병하는 계약서에 신규 사내이사로 이 대표를 명시하고 있다. 현재 에이프로젠제약의 대표이사는 김정출 대표이지만 합병승인 주총 후 이사회를 거쳐 바뀔 가능성이 있다.

현재 에이프로젠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권 매각 등 일련의 작업은 이 대표가 추진하고 있다. 노무라증권 출신인 이 대표는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신유열 상무(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지만 결과적으로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합병으로 에이프로젠은 종속기업으로 합병 에이프로젠제약과 에이프로젠아이앤씨 단 두개 법인만 두게 됐다. 단열사업을 하는 에이프로젠아이앤씨는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기 때문에 에이프로젠제약만 단일 자회사로 소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프로헬스케어게임즈, 에이프로젠파마 등은 에이프로젠제약의 자회사로 에이프로젠 입장에선 손자회사다.

지배구조 단순화는 매각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핵심 계열사들을 한데 묶고 적자 등 부실을 줄이면서 비상장사를 상장사 지위로 올렸다. 외부자금 조달에 필요한 전열을 갖추는 셈이다.

에이프로젠그룹 관계자는 "이사회에 이승호 대표가 입성하는 건 맞지만 그 이후 대표이사 선임 등에 대해선 공유한 게 없다"며 "주총 끝나고 이사회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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