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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자동차금융 규모의 경제 노린다"②서지수 시나르마스 하나 파이낸스 법인장 “업계 양극화 극복 과제, M&A도 검토할 것"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기욱 기자공개 2022-10-18 07:30:32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1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네시아 멀티파이낸스 시장은 소수 대형사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구조다. 자동차금융 등 리테일 영업에서 규모의 경제는 필수 요소다”

서지수 시나르마스 하나 파이낸스 법인장(사진 가운데)은 2015년 출범 당시부터 7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멀티파이낸스 시장의 현 주소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멀티파이낸스 시장의 가장 큰 특성으로 양극화를 꼽았다. 시장 전체적으로 157개에 달하는 많은 멀티파이낸스사가 존재하지만 자산 5조루피아(약 4700억원) 이상의 상위 24개사가 전체 시장의 76%를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자산이 1~5조루피아에 해당하는 31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19%며 1조루피아 미만 소형사 102개의 점유율은 5%에 불과하다.

서 법인장은 “상위 10여개사가 점유하는 비중만 약 절반에 달한다”며 “한국계 멀티파이낸스사들이 속해있는 구간은 대부분 자산 1~5조루피아”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계 법인들을 다 합쳐도 아마 전체 시장점유율의 1%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멀티파이낸스사의 양극화는 아직 선진화되지 않은 금융산업 규제와 자본시장 시스템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인도네시아 시장은 금산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멀티파이낸스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157개 법인 중 약 20개 정도가 대기업 산하 법인이다. 시나르마스 하나 파이낸스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시나르마스 그룹도 인도네시아 재계 서열 4~5위에 해당하는 대기업이다.

또한 아직 회사채 시장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멀티파이낸스는 주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영업을 해야 한다. 소형사들의 경우 은행 차입도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영업 확대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 법인 전체의 GR(gearing ratio)은 2% 수준에 불과하다. GR(gearing ratio)은 한국의 레버리지배율과 유사한 개념이다.

서 법인장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 금융당국도 레버리지 관련 규제를 10% 정도로 하고 있다”며 “업계 평균이 2%라는 얘기는 자본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의미보다는 자금 융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들의 돈으로만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멀티파이낸스사의 건전성이 악화돼 은행으로부터 차입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생존에 실패한 소형사들도 다수 발생해 향후 업계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왼쪽부터 순서대로 장원석 시나르마스 하나 파이낸스 본부장, 서지수 법인장, 정준 이사
서 법인장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현지 법인 M&A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나르마스 하나 파이낸스는 2019년 자동차담보대출 전문 멀티파이낸스사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실사 등 상당 부분 진척됐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최종 무산된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쳐 생존에 성공한 멀티파이낸스사들의 가격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추가 현지 법인 인수가 언제쯤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3조루피아(약 3000억원) 이상의 법인들을 대상으로 지속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서 법인장은 리테일 영업 뿐만 아니라 법인 영업과 관련해서도 규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풍부한 지하자원, 넓은 국토 등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에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사업들이 많이 진행된다. 중장비할부금융 등의 거래도 대규모로 이뤄진다. 소형사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협업이 필수적이다.

서 법인장은 “예를 들어 한 번 공사를 할 때 100대의 트럭을 산다고 가정할 경우 소형사가 2대 규모의 할부금융을 제시하며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대형사들은 30대, 50대 규모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은 규모가 작은 쪽 위주로 참여해왔다”며 “이제는 한국계 법인들끼리의 협업 또는 그룹 내 협업을 통해 협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인도네시아 멀티파이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기대를 내비쳤다.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을 시작함에 따라 자동차금융 시장의 확대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광물 ‘니켈’의 매장·생산량도 세계 1위기 때문에 향후 운송업 등과 관련된 파이낸싱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으로 옥수수 등 곡물 생산업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트렉터 등 기계 관련 금융상품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 멀티파이낸스 등 인도네시아 시장 영업 확대 전략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그 속도와 방법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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