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프로젝트 리포트]시티코어, 오피스 사상 최고가 '센트로폴리스'유적지 보존, 인허가 인센티브…SK 계열사 등 다수 기업 입주
성상우 기자공개 2022-10-17 07:38:24
[편집자주]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분다. 그 한복판에 놓인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들은 높은 파고를 넘고 있다. 변수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업력을 갖춘 디벨로퍼는 차별화된 접근으로 개발을 속속 성사시키고 있다. 훗날 그야말로 '마스터피스(masterpiece)'라 불릴만한 프로젝트가 다수 엿보인다. 디벨로퍼들의 핵심 개발사업을 선별해 개발 히스토리 전반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2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디벨로퍼 시티코어의 대표작은 서울 종로 '센트로폴리스'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모처럼 들어선 초대형 프라임 오피스라는 점에서 희소성을 지녔다. 건물의 수려한 외관도 눈에 띈다. 매각 금액 역시 순수 오피스 건물로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해 화제를 낳았다.시티코어는 2007년 설립 직후부터 도심 개발 프로젝트를 연달아 수행하며 빠르게 성장해 온 곳이다. 특히 대형 오피스 및 리테일 빌딩에 집중하며 빌딩 개발 특화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다졌다.
10여년간의 트랙 레코드를 보면 △한국프레스센터 광장개발 및 재개발 PM 수주 △세종로구역 제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광화문 포시즌스호텔) △공평구역 제1·2·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센트로폴리스) △서소문구역 제11.1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등 굵직한 사업이 많다.
대표 프로젝트인 센트로폴리스 빌딩 프로젝트는 2012년 수주했다. 이듬해인 2013년 PF를 완료한 뒤 순차적으로 착공에 들어갔다.
사업 시작 단계서부터 시장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2013년 인근 지역에 들어선 '그랑서울' 이후 5년 만에 들어서는 대형 오피스 빌딩이었기 때문이다. 2010년에 지어진 '센터원'과 그랑서울을 잇는 도심권역 업무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 내 초대형 프라임오피스의 계보를 잇는다는 상징성도 있었다.
높이 제한 규제를 피한 덕에 희소가치도 더해졌다. 해당 사업 인허가 직후 서울시가 수립한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향후 건축물 인허가에 높이 제한(90m)이 생겼다. 사실상 서울 도심 내에서는 향후 센트로폴리스(113m)보다 높은 건물이 들어설 수 있는 여지가 없어진 셈이다.
센트로폴리스 빌딩은 인허가 절차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조선시대 한양과 근대 경성의 집터 및 시설물이 다수 발견됐는데 이를 유적지로 보존하면서 서울시로부터 인허가상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역사 자원 보존을 이유로 서울시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허락한 첫번째 사례다.
시티코어는 건물 지하 1층에 공사 중 발견된 집터를 보존한 역사문화전시관을 열어 기부채납했고 그 대가로 용적률을 200% 가량 추가로 제공받았다. 이로써 센트로폴리스 빌딩을 기존 계획이었던 22층보다 4층 더 높여 지을 수 있었다.
집중 관심을 받는 건물인 만큼 매각 과정에서도 수차례 공방전이 있었다. 준공을 앞둔 센트로폴리스 빌딩을 놓고 처음에는 카타르투자청(QIA)과 수의계약 형태로 매각 거래를 진행했지만 무산됐다. 카타르 현지 정치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9부 능선까지 갔던 계약이 무산됐다.
이후 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 각국의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노크를 했고 본입찰에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블랙스톤 등 국내외 유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그 결과 2018년 상반기에 이지스자산운용-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때 거론됐던 매입가가 최대 1조1000억원에 달했다.
당시의 가장 ‘핫’한 딜이었던 만큼 우협은 한차례 더 바뀌었다. 이지스-KKR 컨소시엄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M&G리얼에스테이트와 협상이 시작됐다. M&G는 영국 보험사인 프루덴셜 생명 계열의 부동산투자회사다. 전 세계 부동산 투자액이 40조원을 넘는 대형 해외투자기관이다.
M&G리얼에스테이트는 국내 부동산자산운용사 LB자산운용과 손 잡고 인수대금 1조1200억원에 센트로폴리스 인수를 마무리했다. M&G 산하 부동산 펀드에서 3500억원을 출자하고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도 각각 2500억원과 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나머지 4200억원은 센트로폴리스 빌딩 담보대출로 조달하기로 했다.
매각 대금은 당시 기준 사상 최고액으로 기록돼 있다.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최대 오피스빌딩 거래였던 수송동 시그니처타워(약 7000억원)와 을지로 KEB하나은행 빌딩(약 9100억원)을 가볍게 제쳤다. 매각가에 개발 부지가 포함됐던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등을 제외하고 순수 오피스 빌딩 거래금액이 1조원을 넘긴 것 역시 처음이었다.
센트로폴리스는 현재 서울 도심의 주요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설계 과정에서부터 건물 외관과 인테리어에 공을 들여온 만큼 꾸준한 임대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도심 내 몇 안되는 빌딩이다. 평당 임대료 역시 수년째 해당 지역 내에서 최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현재 SK그룹, 신세계그룹을 비롯한 다수의 대기업 계열사들을 비롯해 해외 금융투자회사들이 입주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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