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지금]LG화학 주가에는 엔솔 지분가치가 반영됐나①보유 중인 LG엔솔 지분가치 93조원, '적정' 할인율 60~70%로 확대
김위수 기자공개 2022-10-20 07:34:22
[편집자주]
LG화학이 전지사업본부를 분할한지 2년이 흘렀다. 핵심사업인 배터리 사업을 분할한 LG화학의 성장성이 유효할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지켜보는 시선이 많았다. 이런 우려에 자회사 기업공개(IPO)까지 이어지며 100만원 넘었던 주가는 현재 60만원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LG화학은 다시 주가를 회복할 수 있을까. 더벨이 LG화학의 현황과 전망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4일 13:53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에서 제시하는 LG화학의 목표주가는 한때 14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석유화학 사업에서의 호조는 물론 이미 분사가 완료된 2차전지 사업에서의 성장 기대감이 반영됐던 결과다. LG화학의 주가는 실제로 100만원을 넘기며 황제주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현재 LG화학의 주가는 주당 6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등 증시에 닥친 각종 악재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물저분할 후 이뤄진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로 보는게 타당하다.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아직까지 LG화학 주주들의 손해가 완전히 복원되지는 않은 모습이다. LG화학 경영진은 LG엔솔 지분을 80% 넘게 보유하고 있으므로 자회사가 성장하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13일 LG엔솔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12조860억원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현재 LG엔솔 주식 중 83%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LG화학이 보유 중인 LG엔솔 지분가치를 단순 금액으로 환산하면 93조314억원이다. 같은날 기준 LG화학의 시가총액은 40조9436억원에 불과하다.
지주사 디스카운트로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것이 시가총액과 보유 중인 지분가치의 괴리를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자회사가 상장하며 두 기업 가치가 중복계상, 모회사의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LG엔솔 지분가치에 60~70%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LG화학과 같이 다양한 사업군을 두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목표주가 산정을 위해서는 보통 사업부별로 EBITDA와 PER 혹은 EV/EBITDA 등을 바탕으로 가치를 산출해 합산한다. 여기에 우선주와 순차입금을 차감하기도 한다. 자회사에 대한 지분은 디스카운트 처리하는데, 증권사들이 이달 중 발간한 보고서에서 60~70%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60~70%를 차감한 지분가치가 적용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본 셈이다.
목표주가는 외부환경을 제외하고 산정한 수치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실제 주가는 이와 차이가 있다. 증권사에서 제시한 LG화학 목표주가 평균치는 78만원으로 실제 주가인 57만5000원(13일 종가)보다 35.7% 비싸다. 시장에서 일어나는 지분가치 할인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LG엔솔 IPO 당시인 지난 1월에는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지분가치 할인율을 50%로 적용했던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적정하다고 여겨지는 지분가치 반영률을 낮춰잡은 셈이다. 시장에서 반영되는 지분가치가 당초 기대보다 낮아 보이며 디스카운트 폭을 넓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시장에서는 LG화학 주가에 반영되는 LG엔솔 지분가치가 적다고 보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지분가치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LG엔솔이 성장궤도에 접어들며 LG화학 실적에 대한 기여도가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이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의 시너지가 존재하는 만큼 양사간 주가의 연계고리가 단단해질 수 있다. 배당으로 실질적인 현금흐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는 점도 기대할만한 요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두 회사 주가의 큰 흐름이 겹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아있는 LG엔솔 지분매각 불씨, 기업가치 영향은
LG화학이 보유 중인 LG엔솔의 지분가치가 높은 상황인 만큼 향후 활용방안에 관심이 모인다. LG엔솔은 물론 LG화학도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만큼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LG화학 측은 매년 4조원 가량을 시설투자에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1년에 4조원 수준의 자금을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으로만 충당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LG화학의 별도 영업이익은 3조원 수준이었다. LG엔솔 지분에 눈이 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LG화학은 당분간 지분매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LG엔솔 상장 당시에도 70~80%대의 지분을 유지하겠다고 주주들과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지분매각 계획이 '아예' 없다고 장담하지는 않았다. 향후 전략적인 판단에 10% 정도의 지분은 활용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LG엔솔 지분 매각이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70%만 유지해도 지배력이 여전히 높고, 매각대금을 성장사업에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LG화학과 비슷하게 핵심사업부를 물적분할, 상장시킨 SK케미칼의 경우 오히려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를 듣고 있기도 하다.
반대로 LG엔솔 지분가치가 희석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화학에서 LG엔솔에 대한 지배적인 지분을 유지하겠다는 답변을 반복하는 이유도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상 대주주의 지분매각이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최악의 경우 두 회사의 주가가 동반하락해 보유 지분가치가 쪼그라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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