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WCP 충격파 컸나, 빅딜은 '필패'하반기 빅딜 연이어 철회...WCP 하락 여파로 기관투자자 자금 여력↓
안준호 기자공개 2022-10-20 07:30:26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8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형 공모주 외면 현상이 길어지며 WCP 상장의 '후유증'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증시 하락기에 상대적으로 물량 소화가 쉬운 중소형 공모주에 투자 심리가 쏠리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지만, 최근 시장 흐름은 이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하반기 공모를 강행했던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은 예상보다 저조한 시장 분위기에 상장 증권신고서를 철회했다. WCP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배정받았던 기관들 다수가 현재도 손실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며 청약에 나서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형 공모주만 경쟁 치열...빅딜에 대한 '공포감' 커져
올해 IPO 시장의 특징은 '대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IPO 발행규모는 15조6398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9조9385만원)보다 약 22%(4조2986억원) 가량 줄어든 규모다.
거래소 개장 이후 최대 규모 딜이었든 LG에너지솔루션 공모(12조7500억원)이 있었음에도 발행 규모가 감소했다. 지난해 크래프톤(4조3098억원),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2조2460억원) 등 빅딜이 다수 포진했던 것과 달리 '대어'가 실종된 영향이다.
조 단위는 커녕 1000억원을 넘어서는 공모가 5개사에 불과했다. 쏘카, 수산인더스트리, WCP 등 공모를 강행한 기업들을 제외하면 딜 자체가 전무하다. 반면 중소형 공모주들은 꾸준히 상장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성적도 준수하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산돌, 에스비비테크의 기관 경쟁률은 각각 1583대 1, 1644대 1로 나타났다.
대형 공모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며 중소형 공모주로 투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이른바 '대어'급 공모주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반면 150억~200억원 중소형 공모에는 기관투자자들이 큰 고민 없이 청약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규모가 컸던 WCP 공모에서 손실을 본 곳이 상당수 존재해 대형 딜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WCP 공모 이후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월 공모를 진행한 쏘카, 수산인더스트리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부진을 기록했지만 적어도 상장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다. 반면 3분기 들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던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예상보다 더욱 저조한 투심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WCP 주가 하락으로 손실 본 기관...연말까지 IPO 시장 위축
골프존커머스와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연내 상장을 강행할 충분한 유인이 존재했다. 먼저 골프존커머스는 그룹 내 타 계열사인 골프존카운티의 상장 일정 때문에라도 연내 증시 입성이 필요했다. 같은 그룹 계열사가 짧은 간격으로 연속 상장하면 투심이 분산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역시 카카오게임즈로의 인수 과정에서 체결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때문에 상장이 필요했다. 인수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상장과 김재영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의장의 잔여 지분 인수를 연동시키는 주주 간 약정을 체결했다. 증시 입성이 무산되면 1개월 내에 곧장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 대주주인 카카오게임즈로선 상장을 포기하기 어렵다.
이같은 상황에도 상장 신고서를 철회할 만큼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예측을 진행됐던 골프존커머스는 사실상 유의미한 경쟁률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도 초기에는 공모가 밴드 하단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 투심 확보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WCP로 인한 손실이 가뜩이나 예민하고 어려운 시장에 '찬물'을 확 끼얹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WCP 주가 하락의 후폭풍이 연말까지 공모주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WCP는 공모가 밴드 하단 미만으로 상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비쌌다"며 "수요예측 당시 5만원대에 들어온 기관들도 상당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더 낮은 가격으로 조정이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량이 많이 배정된 곳은 수백억원에 육박하는데, 상장 첫 날 30%까지 하락하며 손실 규모가 수십억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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