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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아베오 인수]경기 침체로 美 바이오텍 밸류 하락…'볼트온' 최적기2017년 LG생명과학 흡수합병 '재평가'

최은수 기자공개 2022-10-20 10:10:21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0일 09: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2017년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고 바이오 사업의 키를 쥐었을 때부터 바이오 투자 힘싣기는 예고됐었다. 문제는 매물과 인수 시기였다. 2019년부터 미국 현지 바이오텍 M&A를 검토했지만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했는데 올해 들어 미국 나스닥 상장 바이오텍의 밸류에이션이 대폭 하락하자 이 시기를 볼트온을 위한 최적기라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아베오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 이하 아베오)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하는 금액은 5억6600만 달러(한화 약 8000억원)다. LG화학은 아베오 인수를 마무리하면 미국 항암 시장 공략을 위한 R&D 및 상업화 역량을 탑재한다.

LG화학은 그간 LG생명과학 흡수합병을 그룹 미래 성장 동력인 의약품 사업 육성 전략으로 정의하고 M&A도 검토하겠다며 투자 확대 의지를 공고히 해 왔다. LG화학은 이번 아베오 인수를 통해 동종업계 기업을 인수해 신사업을 추진하는 볼트온 효과의 극대화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오는 미충족 수요가 크고 스페셜티 케어 비즈니스로 분류돼 부가가치가 큰 미국 항암시장에 진입했다.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은 당뇨, 통풍 등 보건 의료(Primary care) 영역에 집중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신약을 막 출시해 매출 성과를 내고 있고 미국 내 항암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인수 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아베오 딜이 연내 마무리될 경우 LG화학의 생명과학 및 바이오 부문 매출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오는 올해 상반기 6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직전 반기 대비 5배 늘어난 수치인데 LG화학 측이 전망하는 올해 매출액은 약 1500억원이다. 올해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의 예상 매출액은 8000억원 중반대다.

이번 딜 성사는 작년 말과 올해 상반기부터 나스닥 상장 바이오텍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해 저점에 도달했다는 시장 판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올해 상반기 빅파마가 단행한 바이오텍 M&A 건수(공개 건수만 취합)가 3건에 그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2010년 이후 매해 상반기에 평균 10건의 딜이 체결된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거래실적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선 바이오텍 밸류가 저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빅파마들의 바이오텍 쇼핑이 재개되기도 했다.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암젠, 길리어드사이언스, 화이자를 비롯한 10곳의 빅파마가 M&A를 발표했고 이번 달에도 LG화학을 포함해 일라이릴리가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딜을 성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나스닥 상장 새내기 바이오텍은 보유한 현금보다 시가총액이 낮아지는 현상을 겪는 등 경기 침체 여파로 우리나라보다 먼저 바이오텍 주가 하락이 시작됐다"며 "올해 하반기 들어 충분히 조정을 거쳤다는 인식이 반영돼 새로운 딜이 적잖이 나타난 모습"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이 2017년 자회사 LG생명과학을 흡수 합병한 것이 이번 아베오 인수전의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거래 주체가 연 매출 20조원의 LG화학이었기에 이 정도 딜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바이오텍 대표는 "LG생명과학이 자회사로 남았다면 항암 R&D 시너지를 고려할 때 인수 주체는 LG생명과학이 된다"며 "이 경우 부족한 자금을 모회사의 증자나 대여로 메워야 하는데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데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의사결정을 거치다 딜 적기를 놓칠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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